도서출판 난장의 신간 <푸코 이후: 통치성, 안전, 투쟁>의 옮긴이 김상운 님과 우리의 계획은 원래 이 책을 버전-업할 생각이었습니다. 이왕에 일본의 푸코 연구를 소개하는 김에 일본의 전반적인 현황을 일별할 수 있도록 일본어판에 원래 수록되지 않았던 다른 논문들을 추가할 생각이었던 것이죠. 그러나 김상운 님이 옮긴이 해제에서 밝혔듯이, <푸코 이후>의 공통 편집자 중 한 명인 다카쿠와 가즈미의 “일본어판의 원래 구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는 (완곡한, 그러나 강경한) 반대로 무산됐습니다(아래 사진들은 이번에 경합했던 표지 시안들. 탈락작은 다음번에 써먹어야겠다 ㅎㅎㅎ).


 


우리가 추가하려던 논문은 총 5개였습니다. 우리의 계획대로 이 논문들이 추가됐다면 (또 하나의) <푸코 이후> 한국어판의 목차는 아래와 같이 됐을 것입니다(녹색으로 칠한 논문들이 추가될 예정이었다. 해당 제목에 마우스로 화살표를 올려두면 자세한 서지사항이 나오거나 pdf.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다. 아참, 아래의 사진에서 얼굴 옆면이 보이는 것이 다카쿠와. 다카쿠와, 왜 그랬어? ^^;;).




제1부. 통치성

1. 전쟁으로서의 정치: 1976년 강의 | 오모다 소노에
2. 전쟁에서 통치로: 1976~79년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 오모다 소노에

3. 미셸 푸코의 통치성 연구 | 오모다 소노에

4. 인센티브란 무엇인가? | 다카쿠와 가즈미

5. 푸코의 통치성의 생성과 방법을 둘러싸고: 전쟁-인종의 담론분석에서 통솔의 ‘인도/대항-인도’로 | 기타다 류스케

제2부. 안 전

6. ‘생존’에서 ‘생명’으로: 사회를 관리하는 두 개의 장치 | 세리자와 가즈야

7. 군생의 장으로서의 ‘인구’ : 생명정치에서의 ‘생명’ 개념에 관해 | 다카오카 유스케

8. 전지구적 통치성 | 토사 히로유키

제3부. 투 쟁

9. 이슬람적 통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푸코의 이란 혁명론과 대항인도 | 하코다 테츠
10. 혁명과 야만, 이것이 슬로건이다: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를 사용하기 위하여 | 히로세 준

11. 시민사회는 저항하지 않는다 : 푸코 자유주의론에 부상하는 정치 | 하코다 테츠

제4부. 대 담

12. 푸코, 펑크, 개: 사카이 다카시, 시부야 노조무와의 대담 (진행 가즈야, 가즈미)

우리가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던 이 5개의 논문 중 “전쟁으로서의 정치: 1976년 강의”는 김상운 님의 번역으로 (해제와 함께) 곧 발간될 <말과 활>(8호/4- 5월)에 수록될 예정입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나 할까요? 문제는 나머지 4개의 논문인데, 오는 5월 22일에 <푸코 이후> 발간 기념으로 여는 독자들을 위한 무한 서비스, ‘독자와의 토론’ 행사를 전후로 하여 (부분적으로나마, 틈틈이) 대방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기다리지 못하실 분들은, 에, 5월 22일의 행사에 참석하시면 그 개요를 들으실 수 있을 듯합니다. 절대, 결코, 낚시질 아니라는 점을 밝히며 이만 줄입니다. (끝)

<푸코 이후>의 옮긴이 해제에서도 말했지만, 푸코의 논문과 대담 등을 (100%는 아니지만) 수합한 <말과 글>은 이미 일본어판이 나와 있다. 1998년에 첫 권이 나오기 시작해 2002년에 총 10권으로 완간됐으니, 상당히 빨리 번역된 편에 속한다(영어판은 아직도 완간이 안 되어 있다).



어떤 사상가의 저작을 독자들의 모국어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의 중요성(혹은 번역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분들을 간혹 만나는데, 크게 착각하고 계시는 것이다. 어떤 사상가의 저작이 번역된다는 것은 그 저작을 번역한 사람‘만’의 공적인 경우도 있지만, 더 넓게는 그 나라의 학문적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용지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개별 저작이 아니라 <말과 글>처럼 대작인 경우는 더욱더 그렇다. 왜냐하면 이런 경우에는 저작 전체에서 쓰이는 개념들, 용어들을 일정하게 통일시켜야 되는데 바로 그 과정에서 수많은 연구자들의 의견이 취합(혹은 참조)되며 당연히 그에 따른 토론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요컨대 “우리나라에 A라는 사상가의 전집이 나왔다,” 그러면 독자들로서는 “아, A라는 사상가에 대한 국내 연구자들의 성취가 일단락됐구나”라고 판단해도 무방하다. 물론 이 성취는 후대의 또 다른 성취에 의해 그 빛이 바래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또 다른 성취는 이전의 성취가 없다면 불가능하거나 불충분하다(어디 보자, 우리나라에 선집이나 전집의 형태로 나온 서구 사상가들이 누가 있나? 맑스, 니체, 프로이트. 흠, ‘의심의 세 거장들’은 나와 있고 칸트, 플라톤, 하이데거 정도려나……).


우리가 (<푸코 이후>를 포함해) 일본의 푸코 연구를 국내에 소개하려고 한 배경 중의 하나가 이것이다. 즉, 일본의 푸코 연구는 이미 일정한 단계에 올라와 있다. 그래서 국내 독자들이나 연구자들에게 이들의 성과를 소개해 토론을 이끌어내고 논쟁을 자극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혹은 도서출판 난장)가 주목할 만한 일본의 또 다른 푸코 연구로는 다음이 있다. 오모다 소노에의 <푸코의 구멍: 통계학과 통치의 현재>(2003/아래 왼쪽 사진)와 하코다 테츠의 <푸코의 투쟁: ‘통치하는 주체’의 탄생>(2009)이 그것이다. 전자는 출판 가능성을 타진 중이고, 후자는 곧 소개될 예정이다.

 

​사실 가장 좋은 것은 국내 연구자들에 의해 도전적인 푸코 연구서가 나오는 것, 혹은 도서출판 난장이 그런 연구서를 낼 수 있는 것일 텐데, 내가 갖고 있는 정보로는 (도서출판 난장에서 나올 김상운 님이 <생명정치의 푸코, 통치성의 푸코>를 제외한다면) 허경 선생님이 (아마도 자신의 박사 학위논문을 개편했을) 한 권을 출판 준비 중이라고 한다. 제3, 제4, 제5의 푸코 연구서를 기대한다! (끝)


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