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책상이 뒤집혀 있었다
세이야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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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학교생활에 대한 걱정을 완전히 내려놓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 세 아이의 아빠이다 보니 그런 마음을 자주 느끼게 됩니다.

둘째는 고등학교에, 막내는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학교라는 공간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세계인지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다행히 지금은 친구들과 잘 지내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어 안심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부모님들이 한 번쯤 품게 되는 걱정도 떠오릅니다.

혹시 내 아이가 따돌림을 당하지는 않을까, 혹은 혼자 힘들어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 말입니다.

누구나 학교에서만큼은 마음 편히 웃고 지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세이야의 <어느 날 책상이 뒤집혀 있었다>는 바로 그런 걱정이 가장 아프게 현실이 되는 순간을 다루고 있습니다.

중학교 때까지는 별문제 없이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던 한 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갑작스럽게 왕따라는 차가운 벽과 마주하게 됩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지요.

‘어느 날 책상이 뒤집혀 있었다’는 문장은 짧지만, 그 안에 담긴 모멸감과 당혹감, 그리고 세상이 낯설어지는 감각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그런데 이 책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이 무거운 이야기를 끝내 절망에 가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아프고, 동시에 더 진하게 마음에 남습니다.

누군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겪었던 상처라는 점에서 읽는 내내 마음이 저릿했습니다.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생각하면 쉽게 페이지를 넘기기 어려운 순간도 있었습니다.

심각한 탈모를 겪을 정도였다니, 겉으로 드러난 괴롭힘보다도 그 안에서 무너져 내렸을 시간을 떠올리게 되더군요.





그럼에도 이 책은 놀랍게도 유쾌합니다.

상처를 외면해서가 아니라, 상처를 뚫고 나오는 방식이 웃음이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의 괴롭힘을 이겨내기 위해 학교 공연에서 선보일 개그를 짜고,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과정은 무척 흥미롭고 또 감동적입니다.

누군가는 비웃음으로 사람을 무너뜨리려 했지만, 주인공은 웃음으로 사람들을 다시 연결합니다.

이 대목이 참 좋았습니다.

상처를 받은 사람이 또 다른 상처를 되갚는 대신, 자신만의 방식으로 분위기를 바꾸고 관계를 회복해 나가는 모습이 뭉클하게 다가왔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웃음이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개그나 유머를 가벼운 장르로 생각하지만, 사실 누군가를 웃긴다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입니다.

특히 아픈 시간을 견뎌낸 사람이 만들어내는 웃음은 더 깊은 힘을 가집니다.

이 책의 주인공이 결국 최고의 개그맨으로 성장해 갔다는 사실은 그래서 더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

고통의 시간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 시간을 통과한 사람이 결국 자신만의 빛을 만들어냈다는 점이 오래 남습니다.

물론 현실의 모든 학교폭력 문제가 이렇게 아름답게 풀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책 속의 해결 방식이 누구에게나 그대로 적용될 수도 없겠지요.

그래서 오히려 이 이야기를 함부로 낭만적으로 읽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웃음과 감동 뒤에는 분명히 쉽게 견디기 힘든 아픔이 있었고,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했을 시간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학교폭력을 단순히 극복담으로만 보여주지 않고, 그 안에 있는 고통의 무게도 함께 느끼게 해줍니다.


상황은 사람마다 다르고, 학교마다 다를 것입니다.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따돌림이나 학교폭력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잘 이겨냈다”는 성공담으로만 읽히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금 아픈 시간을 지나고 있는 누군가에게 “당신 잘못이 아니다”, “끝까지 버텨 준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말해 주는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부모의 입장으로 읽으니 더욱 마음이 쓰였습니다.

아이가 힘든 일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당연하지만, 동시에 혹시 그런 일을 겪게 되더라도 다시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일어설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어느 날 책상이 뒤집혀 있었다>는 바로 그런 희망을 보여주는 책이었습니다.

상처는 분명 아프지만, 그것이 인생의 마지막 장면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때로는 웃음이 사람을 다시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 책이 지금 학교에서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또 자녀의 학교생활을 걱정하는 부모들에게도,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 더 들여다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지만, 마지막에는 이상하게도 따뜻한 위로를 받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지치지 않고 버텨내 준 작가에게, 그리고 그 시간을 이렇게 이야기로 건네준 용기에 감사한 마음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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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브랜드는 이렇게 팝니다 - 좋아하는 것을 비즈니스로 바꾸는 브랜딩 전략
채주석(그로스존) 지음 / 유엑스리뷰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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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행사를 기획하다 보면 늘 같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걸 어떻게 알리지?”

대기업이라면 광고비를 들여 대대적으로 홍보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기획자들은 그런 환경에 있지 않습니다.

제한된 예산 안에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일어나는 방법,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홍보 방식을 늘 생각하게 됩니다.

채주석의 <작은 브랜드는 이렇게 팝니다>는 바로 그 고민에서 출발하는 책입니다.

거대한 광고비 없이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팬층을 만들며, 브랜드를 성장시킨 여러 작은 브랜드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사례들 중 특히 인상 깊었던 제품은 ‘푸푸리’였습니다.

화장실 냄새를 잡아주는 제품인데, 소재 자체가 조금 민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브랜드는 이를 숨기거나 점잖게 포장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여자들은 똥 안 싸요”라는 코믹한 광고로 정면 돌파를 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죠.

저도 화장실 냄새 때문에 이 제품을 알게 되었는데, 책에서 다시 만나니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민망할 수 있는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방식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푸푸리'와 비슷한 마케팅으로 남성 바디 그루밍 시장을 개척한 '맨스케이프드'도 역시 민망한 주제를 유쾌하게 이야기 하고 있어서 재미있었네요.





또 하나 흥미로웠던 것은 꽃을 우편으로 배송하는 서비스인 '블룸 앤 와일드'였습니다.

일반적인 꽃 배송은 큰 박스로 보내야 해서 번거롭지만, 이 브랜드는 우편함에 들어가는 사이즈로 꽃을 보내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덕분에 배송의 불편함이 크게 줄어들었죠.

책에서는 우리나라 브랜드 ‘쿠카’도 함께 언급되는데, 저 역시 종종 이용하는 서비스라 더욱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일상의 작은 불편을 발견하고 그 해결책을 브랜드 아이디어로 연결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이 또 좋은점은 각 파트마다 브랜딩 워크시트가 제공된다는 점입니다.

많은 마케팅 책들이 좋은 사례를 소개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갑니다.

“우리 브랜드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합니다.

워크시트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정체성, 메시지, 고객의 마음을 고민하게 됩니다.

단순히 읽고 넘기는 책이 아니라, 실제 기획과 브랜딩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구조가 좋았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브랜드들의 사례를 읽으면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홍보는 돈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순간에 웃고 공감하는지, 어떤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이는지.

결국 브랜드는 그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에서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기획하고 있는 여러 행사들도 같은 고민 위에 있습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이야기, 자연스럽게 공유하고 싶어질 경험을 만드는 것.

이 책을 읽으며 그 방향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준비하는 행사들도 조금 더 잘 다듬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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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도 렌털이 되나요
이누준 지음, 김진환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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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가족도 렌털이 되나요?"

자동차도, 옷도, 심지어 캠핑 장비도 빌리는 요즘 시대에 가족까지 빌린다는 설정일까요?

제목만 보면 살짝 장난기 어린 질문처럼 들립니다.

이누준 작가의 <가족도 렌털이 되나요>는 한 소녀 배우의 이야기를 통해 무대와 현실, 연기와 진심,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얽힌 감정들을 섬세하게 풀어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스기사키 유나는 한때 유명한 아역배우였습니다.

TV 광고에 등장하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무대 위에서 반짝이던 아이였지요.

하지만 지금의 유나는 고등학생이 되어 극단 하마마쓰에서 조용히 활동하는 단원일 뿐입니다.

유나의 기억 속에 가장 빛나는 순간은 연극 <가족의 풍경>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시절입니다.

관객들은 그녀의 연기를 두고 ‘배역에 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몰입했고, 그만큼 진심이었습니다.

그녀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단순히 박수와 명성 때문만은 아닙니다.

무대 위에서 연기했던 가족이 너무도 따뜻했기 때문입니다.

현실의 가정은 이혼을 고민하는 부모님, 그리고 다시 TV로 돌아가길 바라는 엄마의 잔소리로 채워져 있습니다.

연기였던 가족은 화목했고, 현실의 가족은 균열이 가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짜가 더 진짜처럼 느껴졌던 순간이었던 셈입니다.


어느 날 유나에게 뜻밖의 제안이 들어옵니다.

극단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렌털 극단원’이 되어 달라는 요청입니다.

그 제안을 받아들인 유나는 ‘나츠미 카나’라는 인물을 연기하게 됩니다.

카나의 가족과 함께 생활하며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는 일.

설정만 들어도 묘하게 긴장감이 흐릅니다.

처음에는 철저히 연기라고 생각했던 관계가 점점 일상의 결을 닮아갑니다.

어색한 식탁, 조심스러운 대화, 어딘가 허전한 공기 속에서 유나는 배우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정체불명의 의뢰인으로부터 날아오는 편지, 극단 동기 타쿠야의 등장, 주변 사람들의 수상한 시선이 더해지며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단순히 따뜻한 이야기로만 진행될 줄 알았던 이야기는, 중반 이후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하게 됩니다.





배우는 타인의 삶을 대신 살아주는 사람이죠.

하지만 카나를 연기하면서 유나는 깨닫습니다.

연기라는 것이 단순히 대사를 외우고 감정을 흉내 내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요.

카나의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은 유나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무엇을 연기하고 있는가.

어디까지가 배역이고, 어디부터가 나인가.

그리고 진짜 가족이란 무엇인가.

유나는 어린 시절 무대 위에서 경험했던 ‘이상적인 가족’을 그리워합니다.

하지만 가족은 완성된 그림이 아니라, 계속 덧칠하며 만들어가는 풍경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작품은 유나의 성장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성장은 거창한 성공이나 화려한 복귀로 표현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흔들림과 고민, 망설임 속에서 조금씩 단단해지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다시 빛나고 싶은 욕망, 부모의 기대에 대한 부담, 지금의 자신이 충분한지에 대한 불안.

이 감정들이 과장 없이, 담담하게 펼쳐집니다.


<가족도 렌털이 되나요>는 겉보기보다 훨씬 깊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반전은 이야기의 긴장감을 더하고, 섬세한 감정선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꿈과 미래를 고민하는 분들,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마음이 복잡한 분들께 특히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무대 위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결국 우리 각자의 삶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가족이면서, 동시에 자기 인생의 배우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어려운 배역은 언제나 ‘나 자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용하지만 깊게 스며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책장을 덮고 나면, 마음속 어딘가에 작은 조명이 하나 켜진 듯한 기분이 드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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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소름돋는 미래 예측 50가지
최경수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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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일론 머스크라는 이름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밤하늘을 가르는 로켓? 도로 위를 달리는 전기자동차? 아니면 SNS에서 한밤중에 던지는 돌직구 한 방?

일론 머스크는 워낙 독특한 행적과 직설적인 화법으로 ‘괴짜’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전기자동차 혁신을 이끌었고, 테슬라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으며, 스페이스X를 통해 우주 개발의 속도를 눈에 띄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비판과 찬사가 동시에 따라붙는, 참으로 특이한 인물이지요.

그는 X(구 트위터)와 각종 인터뷰, 강연에서 미래에 대한 발언을 쏟아냅니다.

화성 이주, 인공지능, 자율주행, 컴퓨터 인터페이스 등 듣고 있으면 황당하기도 하지만 몇 년 뒤 슬쩍 현실이 되어 있는 장면을 보며 그의 탁월한 식견에 놀라게 됩니다.

최경수의 <일론 머스크의 소름돋는 미래 예측 50가지>는 지난 수년간 머스크가 했던 발언들을 모아,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내용과 아직 진행 중인 예측들을 하나하나 점검해보고 있습니다.

머스크의 발언은 얼핏 들으면 예언 같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예언이라기보다 구체적인 데이터와 확실한 계산과 확신에 가득찬 말 들이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읽다 보면 너무 나간 거 같은 대목도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그가 아무 데이터 없이, 아무 준비 없이 던지는 말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제목처럼 책에는 꽤 소름 돋는 예측들이 등장합니다.

여기에는 앞으로 인류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도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변호사나 회계사처럼 복잡한 규칙과 법전을 다루는 직업들은 AI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완벽하게 대체할 영역이다. 인간이 수천 페이지의 판례를 검토할 때 AI는 단 몇 초 만에 최적의 논리를 구성한다. 규칙을 해석하는 권위는 사라지고 지능은 보편적 공공재가 될 것이다. (2025년 10월,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강연)

→ 로봇이 공장의 육체노동을 대신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일론 머스크는 반대로 AI의 타격을 가장 먼저 받는 직업이 지적 노동을 하는 '화이트칼라'라고 말하고 있네요. 전문직이라고 믿었던 정교한 업무들이 사실은 기계가 더 잘 수행하는 규칙의 조합이라는 점이 이해가 됩니다.

미래에는 노동이 선택 사항이 될 것이다. AI와 로봇이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면서 물가는 0에 수렴하고, 인류는 단순히 생존을 위한 '기본소득'을 넘어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보편적 고소득'의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2024년 5월, 비바 테크놀로지)

기술 혁명이 가져올 극단적인 비용 절감은 화폐 가치 하락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생산성이 폭발하면 인플레이션의 정의 자체가 바뀐다. 물건값이 떨어지는 속도가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속도보다 빨라질 것이다. (2021년 9월, 코드 컨퍼런스)

→ 글쎄요. 아무리 로봇이 발달하고 모든 공정이 자동화가 되고 노동이 사라진다고 한들, 물건의 가격이 0에 수렴할까요? 결국 재화를 생산하는 로봇을 관리하는 자가 엄청난 권력을 갖게 되지 않을까요?

현재 한국의 출산율 추세를 보면, 한국은 인구 붕괴라는 재앙을 맞이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며, 결국 세계 지도에서 자취를 감출 위험에 처해 있다. (2022년 5월, X 포스팅)

→ 이건 이미 다가온 현실이라 부정을 못하겠네요.

우리는 우리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기술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기계가 세상을 운영하고 우리는 결과만을 받아들이는 시대가 온다. 인류는 점차 기술의 내부 작동 원리를 파악할 능력을 상실할 것이다. (2023년 12월, 기술 팟캐스트)

→ AI를 활용하여 결과물만을 취득하는 세대는 그 원리를 잊어버리고 능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경고는 너무 와 닿습니다. 복잡한 코드 뿐만 아니라 하다못해 글쓰기마저 AI에 맞기는 시대에 인간의 뇌는 점점 그 능력이 퇴보될지도 모르겠네요.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머스크의 사고가 지극히 '공학적’이고 ‘프로세스적’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는 세상을 감정이나 이념으로 보기보다는, 시스템과 구조로 바라보는 것 같았습니다.

미래를 예측하기보다, 설계하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왜 이런 발언들이 나오게 됐는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더라구요.

머스크의 발언이 맞느냐 틀리느냐를 떠나, 그는 분명 미래 담론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앞으로의 세상을 이해하고 싶다면, 그의 말과 행동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그가 몇 년 전 던져놓은 문장 속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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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관하여
지웅배(우주먼지)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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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밤 하늘의 별을 볼 때마다 우주의 경이로움과 인간의 하찮음을 느끼곤 합니다.

반짝이는 별빛 아래 서 있노라면 인간이란 존재는 참으로 작아 보입니다.

아니, 작다 못해 거의 먼지에 가깝습니다. 그것도 우주먼지요.

그런데 그 우주먼지를 누구보다 진지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천문학자들입니다.

<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관하여>는 지웅배 작가가 천문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과 과학, 그리고 우주에 대한 사색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우주라는 거대한 배경 위에 인간이라는 작은 점을 올려두고, 그 점이 얼마나 웃기고도 사랑스러운지 이야기해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책의 첫 에피소드 제목은 도발적입니다.

‘쓸모없음에 대한 자백’.

과연 천문학은 쓸모가 없을까요?

저자는 천문학의 ‘경제적 가치’를 묻는 질문 앞에서 약간은 자조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물리학이나 화학은 당장 산업과 기술에 연결되지만, 천문학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지요.

망원경으로 별을 본다고 해서 당장 매출이 오르지는 않으니까요.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가 누리는 GPS, 위성통신, 우주 기술의 상당 부분이 천문학과 우주과학 연구에서 출발했습니다.

오늘 당장 쓸모가 없다고 여겨졌던 연구가 수십 년, 수백 년 뒤 인류 문명을 바꿔 놓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더 인상 깊었던 대목은 이것이었습니다.

“지금 우리 눈앞에 반짝이는 별빛은 이미 오래전에 출발한 과거의 빛이다.”

우리는 이미 사라졌을지도 모르는 별의 흔적을 보고 있습니다.

천문학자는 바로 그 ‘과거의 빛’을 추적하는 사람들입니다.

오래전에 사라진 존재의 흔적을 잊지 않기 위해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람들.

그렇게 생각하니, 천문학은 쓸모없는 학문이 아니라 기억을 보존하는 학문처럼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천문학은 가장 거대한 규모의 추모이자, 가장 긴 시간의 기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은하수를 보면 감탄합니다.

“와, 저게 바로 우주의 강이구나!”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천문학자에게 은하수는 때때로 ‘시야 방해물’입니다.

은하수의 빛이 너무 강해서 그 너머의 우주를 관측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감탄하는 장면이 누군가에게는 “아, 또 가려졌네…”라는 한숨의 대상이라니, 세상은 역시 입장 차이입니다.

이런 대목에서 저자의 유머가 빛을 발합니다.

원고 마감일을 어겨가면서까지 책을 쓰지 못해서 두서없이 썼다고 고백하지만, 읽는 내내 이야기는 유려하고 흥미로웠습니다.

이 책에서 제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이것입니다.

매년 생일마다 자신의 나이만큼 ‘광년’ 떨어진 별을 찾아보자는 제안입니다.

나이가 곧 거리라니, 이 얼마나 시적인 발상입니까.

올해 제 나이가 48이니까, 48광년 떨어진 별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구에서 약 48광년 정도 떨어진 곳에 '까마귀자리'의 알파(Alchiba)라는 별이 있습니다.

그 별빛은 48년 전에 출발해 지금 제 눈에 도달하고 있는 셈입니다.

제가 태어났을 무렵 그 별에서 출발한 빛이, 제 생일 즈음에 도착했다고 상상해 보면 괜히 마음이 몽글해집니다.

“아, 나와 같은 시간을 건너온 빛이구나.”

이런 상상 하나로도 우주가 훨씬 가까워집니다.

천문학은 숫자와 공식의 학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상상의 학문이기도 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계속 떠올랐던 질문은 이것입니다.

우주가 이렇게 거대하다면, 인간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저자는 인간의 하찮음을 숨기지 않습니다.

우주의 나이, 크기, 스케일을 이야기하다 보면 인간은 거의 점도 아닙니다.

그러나 그 점이 우주를 이해하려고 애쓴다는 사실이야말로 경이롭지 않습니까.

우주는 거대하지만, 그 거대함을 인식하는 존재는 인간입니다.

별빛은 오래전부터 존재했지만, 그것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은 인간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밤하늘을 한 번 더 올려다보고 싶어졌습니다.

한동안 별자리를 찾아본 적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목을 뒤로 젖혀 보고 싶습니다.

북두칠성도 찾고, 제 나이만큼 떨어진 별도 떠올려 보고, 그 너머의 우주를 상상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유튜브도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활자로 만난 천문학자의 목소리를 영상으로 들으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별을 연구하는 사람은 쓸모없어 보일지 몰라도, 별을 바라보는 시선은 우리를 조금 더 넓은 세계로 이끕니다.

그리고 그 넓은 세계를 아는 순간, 우리의 하루는 조금 덜 조급해집니다.

오늘 밤, 잠시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하늘을 올려다보셔도 좋겠습니다.

어쩌면 48년 전, 혹은 그보다 훨씬 오래전 출발한 빛이 지금 여러분을 향해 오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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