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송사리 하우스
기타하라 리에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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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표지부터 봄의 상큼함이 느껴지는 <어서 와 송사리 하우스> 입니다.

이 층 단독주택, 빨간 지붕의 큰 집, 통칭 '송사리 하우스'에서 같이 사는 4명의 청춘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입니다.

일본판 '청춘시대'라고 할 만큼 청춘들의 고민들을 유쾌하고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네요.

연애운이 없지만 연애를 갈망하는 직장인 하루카

좀 더 유명해지고 싶어 노출을 고민하는 배우 나치

일과 결혼 사이에서 망설이는 커리어우먼 가에데

아픈 가족사에 힘들어하는 집주인 유즈

이들은 서로 다른 배경과 고민을 안고 있지만, 같은 공간에서, 같은 햇살 아래서, 서툰 마음을 부딪쳐 가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사랑, 일, 꿈, 인간관계라는 '청춘 사중주'는 이 소설을 한 편의 다정한 시트콤처럼 만듭니다.

기타하라 리에는 아이돌 그룹 AKB48의 제5기생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작가입니다.

사실 이 책을 읽을 때까지만해도 그 사실을 몰랐는데요, 몰라도 작품을 즐기는데는 관계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덕분에 작품의 힘이 더 크게 느껴졌달까요?

이야기의 흐름은 잔잔하고도 유쾌하지만 마음을 울리는 순간들이 군데군데 숨어 있습니다.

특히 등장인물의 감정선이 굉장히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 “이 작가는 감정을 잘 아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아이돌 시절 풍부한 룸 셰어 경험을 살려 이 작품을 집필했다는데요, 역시 무대 위에서 수많은 감정을 경험한 사람이라 그런지 작품에서 그 감정이 풍성하게 느껴지네요.



소설 속 등장인물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역시 배우 지망생 나치였습니다.

겉보기엔 당차고 씩씩한데, 속으로는 ‘내가 과연 이 길을 계속 가도 되는 걸까?’ 하는 불안이 가득합니다.

오디션에 떨어지고, 주변의 시선에 휘둘리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어쩐지 ‘작가 본인의 이야기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기타하라 리에 역시 배우로 전향한 후 수많은 좌절과 도전을 경험했을 테지요.

그래서일까요, 나치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진심이 묻어나고, 덕분에 독자도 그 감정에 함께 젖어들게 됩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계속 나아가는 것’ 그게 어쩌면 청춘의 정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송사리 하우스는 1년 후 재개발로 사라질 예정입니다.

처음부터 끝이 정해진 이 공간 속에서, 네 사람은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기대고, 함께 성장합니다.

마치 그 집 자체가 ‘청춘’이라는 시간의 은유처럼 느껴지더군요.

언젠간 끝날 것을 알지만, 지금 이 순간은 분명히 살아 있다는 것.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네사람이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성장한 것을 확인하는 마지막은 반짝반짝 빛나는 청춘들에 대한 작가의 응원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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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송사리 하우스
기타하라 리에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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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청춘들을 위해, 송사리 하우스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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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군 昏君 -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었던 조선의 네 군주들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32
신병주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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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역사는 정말 반복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탄핵 평행이론설이 제기될 만큼 2016년과 2024년의 모습은 닮아 있었습니다.

마침 읽게 된 책이 신병주 교수님의 <혼군>입니다.

이 책은 참 타이밍 좋게도, 현재의 탄핵 정국 속에서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안내서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치 오래된 거울에 현재 우리의 모습을 비춰보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혼군>은 연산군, 광해군, 인조, 선조 이 네 임금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혼군(昏君)"의 역사를 다룹니다.

단순히 과거의 어리석은 왕들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그들이 ‘혼군’으로 평가받는지 아주 쉽게 풀어썼습니다.

부담스럽지 않게 술술 읽히지만, 읽고 나면 가슴 한구석이 무거워집니다.

아, 이래서 역사를 알아야 하는구나 싶지요.

조선의 탄핵당한 임금들

책에서는 '혼군'의 대표 선수들을 하나씩 소개합니다.

연산군은 말할 것도 없이 폭군의 대명사이지요.

화를 참지 못하고, 충언을 하는 신하들을 무자비하게 숙청했습니다.

"나라가 나를 위해 있는 것"이라는 착각에 빠진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광해군은 조금 복잡합니다.

외교 전략은 나름대로 뛰어났지만, 왕위에 오르는 과정이 피로 얼룩져서 결국은 민심을 잃었습니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이미지와는 또다른면이 있어서 의외였다고 할까요.

첫 마음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인조는 반정을 통해 왕이 되었지만, 정작 나라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채 병자호란이라는 굴욕을 안겨주었지요.

선조는 말할 것도 없이 임진왜란 당시 무책임한 모습으로 백성들의 고통을 외면했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를 신병주 교수님은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적당히 재치 있는 문장으로 풀어냅니다.

마치 재미있는 강연을 듣는 듯한 느낌이지요.

"왕이라고 다 훌륭한 건 아니었다"는 사실이 새삼 피부에 와닿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읽으니 더 절실하다

이 책을 읽은 시점이 절묘합니다.

바로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으니까요.

좋은 지도자가 뽑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습니다.

역사는 늘 경고합니다. ‘잘못된 지도자’ 한 명 때문에 나라 전체가 고통받을 수 있다는 것을요.

<혼군>에 나오는 임금들은 처음부터 "나는 혼군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은 아닐 겁니다.

그러나 작은 판단 착오, 권력에 대한 집착, 백성에 대한 무심함이 쌓이고 쌓여 결국은 나라를 위태롭게 만들었습니다.

책을 덮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도자를 뽑는 일, 절대로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겠구나."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탄핵 정국 역시, 결국 지도자의 자질 문제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까.

혼군을 거울 삼아, 현명한 선택을!

<혼군>은 단순히 과거를 욕하기 위한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묻는 책입니다.

책을 읽는 동안 저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나는 어떤 지도자를 원하는가?"

"좋은 지도자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6월 3일, 우리가 손에 쥘 한 표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혼군>은 그런 점에서, 지금 이 시기에 정말 딱 맞는 책입니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으면서도, 다 읽고 나면 깊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

"역사를 배우지 않는 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절감하게 해주었습니다.

부디 이번에는 좋은 지도자를 뽑아서, 후세에 "2025년 대한민국, 참 잘 뽑았다"는 평가를 듣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연산군, 광해군, 인조, 선조의 슬픈 역사를 거울삼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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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가든 - 메타 탐정 손현우
장량 지음 / 제니오(GENIO)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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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추미스(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좋아하시나요?

저도 추리소설을 무척 좋아해서 코난도일과 아가사 크리스티, 앨리리 퀸 부터 히가시노 게이고와 미야베 미유키까지 틈나는대로 작품들을 읽고 있습니다.

[명탐정 코난]이나 [소년 탐정 김전일]도 좋아하는건 말해 무엇이죠 ^^

일본 추리소설이 장르도 다양하고 여러 작가들이 있는 반면 한국 추리소설은 그 시장이 작아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대한민국탐정협회 고문이신 장량 작가의 <다크 가든>은 탐정을 주인공으로 한 한국형 추리소설이라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1. 포아로와 홈즈가 손을 잡았다면 이런 느낌?

<다크 가든 - 메타 탐정 손현우>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에르큘 포아로와 셜록 홈즈가 합체했다면 이런 느낌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장량 작가님은 포아로 특유의 '회색 두뇌'의 논리적 분석과 홈즈 스타일의 날카로운 현장 통찰을 능숙하게 엮어 메타 탐정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손현우는 호신 무술 8단에 검도 5단, 기타 무술까지 합하면 20단이 넘는 무도에, 아가사 크리스티처럼 식물에 대해서도 대단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네요.

더군다나 정원사 자격증까지 가지고 있어서 일도 잘하는데, 이 정도면 너무 완벽한 캐릭터 아닌가요? ㅎㅎ

2. 캐릭터 맛집 오픈! 네 명이 모이면 못 푸는 사건이 없다

탐정 손현우를 중심으로 뭉친 네 명의 주인공들은 각각 뚜렷한 개성과 역할을 가졌습니다.

국내 굴지의 보험회사 조사 팀장 이보연

자타 공인 셜록 홈즈 전문가인 정도일

현역 경찰 박강진 경정

이른바 '메타 탐정 팀'이라고 부를 수 있겠는데요,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하면서도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아주 인간적이어서, 이야기에 생동감을 더했습니다.

특히 이 네 명이 하나의 '원팀'이 되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은 앞으로 시리즈물로 확장될 가능성에 기대를 품게 만듭니다.

"다음 사건은 어떤 조합으로 풀어낼까?" 하고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3. 사회적 메시지, 무거운 질문을 던지다

<다크 가든>의 사건은 일종의 보험사기 사건입니다.

세 번째 남편의 죽음으로, 김나영은 자산이 10억 달러를 넘어선 억만장자, 슈퍼 리치가 되었는데요.

남편들의 죽음에는 석연치 않은 이유들이 있습니다.

일본과 북한, 한국을 오가는 사건의 스케일에 탐정 팀은 저마다의 역량을 발휘해 사건을 해결합니다.

김나영의 실체가 드러날수록 그 뒤에 숨어있는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떠오르는데요.

장량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정의란 무엇인가', '청산되지 않은 과거를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작품은 소위 한국형 사회파 미스터리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네요.

4. 대사로만 풀어낸 이야기, 조금은 올드하고 지루하게...

하지만, 솔직한 감상을 더해보자면,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거의 모든 설명과 서사를 '등장인물의 대사'를 통해 풀어냅니다.

이 방식이 신선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전체 두 장으로 구성된 이야기 중, 초반 1장은 '그린 가든'이라는 손 탐정의 사무실 옥상 정원에서 바베큐 파티를 하면서 대화를 이어가는 장면이 주를 이루는데요, 아무리 서사가 중요하고 핵심 정보들을 보여주더라도, 대사만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긴 대화는 살짝 버거웠습니다.

요즘 트렌드에 익숙한 독자라면 이 부분에서 '조금 올드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느긋하게 인물들의 심리를 따라가며 읽기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 될 수도 있겠지만요.

전체 2장으로 구성된 목차를 더 잘게 잘라서 템포를 빠르게 했다면 더 좋았을뻔 했습니다.

2부의 '다크 가든'은 현장에서 직접 이뤄지는 이야기라 긴장감이 더해지고 빠르게 진행되어서 좋았습니다.

5. <다크 가든>은 시작일 뿐, 다음이 기대된다

<다크 가든>은 분명 완벽한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첫 걸음이 앞으로의 발걸음을 기대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포아로와 홈즈의 장점을 절묘하게 조합한 손현우 탐정, 매력적인 원팀 구성원들,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까지 담아낸 깊이 있는 이야기는 시리즈가 쌓여갈수록 점점 더 탄탄해질 거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다음 작품에서는 조금 더 짧고 날렵한 전개, 대사와 서술의 균형 잡힌 구성을 기대해도 되겠지요?

장량 작가님의 다음 한 수를 조심스럽게, 그러나 매우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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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을 기획하라 - 지역을 살리는 기적같은 변화의 시작
노동형 지음 / 청년정신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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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역 출신입니다. 지금은 수도권에 살고 있지만요.

모든 문화와 경제가 서울에만 쏠려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고향을 생각하면 아쉬운점도 많습니다.

분명 각각의 지역마다 특색있는 문화들이 많은데 그것들을 잘 살리지 못하는 기획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합니다.

평소 로컬 축제나 지역문화에 관심이 많은 이유가 그것이죠.

그러던 차에 <로컬을 기획하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지역을 살리는 기적 같은 변화의 시작'이라는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 첫인상: 로컬 기획의 안내서, 너무 얌전하게

<로컬을 기획하라>는 제목만 들으면 뭔가 생생한 지역의 현장, 축제의 함성, 기획자들의 땀과 눈물이 가득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 책을 펼치면 그 기대는 살짝 방향을 틉니다.

마치 대학교 교양 수업의 PPT를 책으로 엮은 듯한 느낌이에요.

깔끔하고 요약이 잘 되어 있어서, ‘로컬 기획이 뭘까?’ 궁금했던 분들에겐 아주 친절한 입문서입니다.

저자 노동형 작가는 로컬이라는 주제를 ‘개념-사례-정리’라는 구조로 간결하게 풀어냅니다.

복잡한 이론은 없고, 어렵거나 무거운 이야기도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부담 없이 읽히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깊이 있는 독서를 기대한 독자에게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사례는 많지만, 아쉽게도 겉핥기

책의 표지에는 다양한 지역의 사례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전국 방방곡곡의 로컬 프로젝트, 브랜드, 공간 사례들이 소개돼 있긴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소개’에만 그친다는 점이죠.

“이런 프로젝트가 있어요, 저런 공간도 있었답니다” 하고는 쓱 넘어갑니다.

프로젝트가 어떻게 시작됐고, 누구의 아이디어였고,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그런 이야기의 맥락과 깊이는 거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 결과, 사례들은 줄줄이 스쳐가는 슬라이드처럼 느껴집니다.

‘아, 이런 게 있구나’까진 알겠는데, ‘그래서 이게 왜 중요한 건데?’라는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아요.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로컬 축제에 대한 다룸입니다.

지역성과 커뮤니티, 주민 참여가 농축된 로컬 축제야말로 기획의 백미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 책에서 축제는 단 한두 줄의 언급으로 끝나버립니다.

마치 전국 일주를 하면서 고속도로 휴게소만 들른 기분이에요.

저자가 각 지역 축제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사람들과 대화하고, 기획 과정을 취재해서 담았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로컬 기획 바이블’이라 불릴 만한 책이 됐을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로컬을 기획하라>는 단순히 이름만 훑고 넘어가는 수준이라, 로컬 기획의 온기와 맥락이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로컬 기획’이라는 낯선 개념에 입문하려는 이들에게 유용한 나침반이 됩니다.

지역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키워드로 접근하면 좋은지에 대한 감은 잡을 수 있죠.

딱 로컬 기획 초보자가 “이 길이 내 길인지” 알아보기 좋은 로드맵 같은 책입니다.

그러니 이 책을 읽고 더 궁금해진 분들은, 다음 단계로 지역 주민의 목소리가 담긴 기록물, 혹은 기획자 인터뷰집 같은 책들을 찾아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로컬을 기획하라>는 입구일 뿐, 로컬의 세계는 훨씬 넓고 깊으니까요.

| 덧붙여

비교가 실례일 수도 있지만, 비즈니스적인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사업체나 가게를 소개하는 시티호퍼스의 <퇴사준비생의 OO> 시리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시리즈는 실제 브랜드가 탄생하게 된 배경, 창업자의 고민, 공간에 담긴 철학까지 깊고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 뿐만아니라 그 지역의 특성과 문화까지 파고들어가는 깊이 있는 취재를 바탕으로 합니다.

읽는 이로 하여금 "나도 이 가게 가보고 싶다", "이런 브랜드 만들고 싶다"는 욕망을 자연스럽게 자극하죠.

반면, <로컬을 기획하라>는 그런 디테일과 감정선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었지만 장소의 냄새도, 사람들의 표정도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아쉬움입니다.

그냥 딱 교과서를 읽는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만약 노동형 작가님이 다음 책에서는 각 지역의 현장을 직접 누비며 기획자들과 찐하게 인터뷰하고, 축제 뒤편의 고군분투까지 담아낸다면 정말 멋진 ‘로컬 기획 실전편’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아울러 도시 재생과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최유진 교수의 <도시, 다시 살다>도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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