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살인사건 - 해피엔드 추리소설
이장우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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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라스베이거스 콘래드 호텔 최고급 팔래스 스위트 1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

피해자는 연풍그룹 신규동 회장.

신규동 회장은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구속된 이후 기소가 확정되어서 1심 재판중인 상태.

이 사건은 라스베이거스 경찰청 강력수사과인 한국계 형사 레이몬드 최 경감이 맡게 됩니다.

다음날 신규동 회장을 죽였다는 범인이 자수를 해 옵니다.

자수한 피의자는 유명한 아나운서인 조현아.

조현아는 신규동과 내연의 관계였고 미국에서 공부를 하던 중 다른 남자와 바람이 난걸 신규동 회장에게 들켜 집과 차를 비롯한 생활비 등 모든 지원이 끊기게 됩니다.

이에 분노한 조현아는 베개로 신규동을 죽이게 되는데요, 부검을 하면서 질식사가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수사는 미궁으로 빠져듭니다.

그리고 그 순간 또 다른 사망사건이 발생합니다.

피해자는 신규동의 또다른 내연녀인 골프단장 장나나.

한편 사막에서는 베트남 불법체류자의 시체가 총상을 입은채 발견되는데요, 이 남자의 지문이 신규동이 묵고 있던 스위트룸에서 다량으로 검출됩니다.

한국에서는 경제사범인 신규동의 출국을 도운 법무부의 입장이 난처한 가운데 사건조사를 최대한 지연시키려는 목적으로 미국에 검사를 파견합니다.

수사를 하면 할수록 신규동의 주변에 의심가득한 인물이 가득하고, 그들의 비밀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게 됩니다.



신규동의 총애를 받고 있던 유명 투자회사의 대표 김신범.

비서인 현여진과 김영식.

이혼한 전처인 고요미.

벨라지오 및 MGM카지노의 한국 담당 총책임자인 리차드 김.

그리고 중국 흑룡강성 조직까지 얽히고 설킨 관계가 과연 어떤 이유로 살인을 저질렀을지 흥미진진하게 흘러갑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살인>처럼 모두가 범인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또 다른 누군가가 나타날때마다 반전의 짜릿한 묘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히가시노 게이고를 꿈꾸는 작가의 바람처럼 이야기를 쥐락펴락 하는 솜씨가 뛰어났습니다.

이 책은 '해피엔드 추리소설'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살인사건이 벌어지긴 하지만 모두가 각자의 행복한 결말로 해피엔딩을 맞이하는게 신선했습니다.

(사실 에필로그를 보면 이 사건의 진정한 승자는 OOO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모든것을 다 가진것인가...)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불빛과 그 속에 감춰진 추악한 인간의 본성을 밀도있게 잘 그려내었고,

적절한 긴장감과 그러면서도 유머러스한 부분을 잃지 않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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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라이브러리
케이시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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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서점에 들어섰을때 나는 책 냄새를 좋아합니다.

대형서점보다는 작은 동네서점이 책 냄새가 더 잘 나는 것 같아요.

도서관도 좋아하지만 도서관과는 또 다른 새 책 냄새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더라구요.

요즘은 동네마다 작은 서점들이 하나 둘씩 생겨서 종종 들르곤 하는데요, 특색있는 서점들이 많아져서 좋아요.

이 책은 서점에 대한 이야기이자 상처받고 버림받은 사람들이 서점에서, 책으로 그리고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치유받고 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작가님이 이름을 못 외우는 탓에 등장인물의 이름이 없는 소설을 쓴다고 하네요 ^^) 어릴때 엄마가 집을 떠나고, 아빠는 도박 중독에 빠져 음주운전으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아빠의 차 내비게이션에 찍힌 주소를 보고 운명에 이끌리듯 따라간 곳에서 수상한 서점 '더 라이브러리'를 만납니다.

편의점 야간 알바부터 시작하다가 수많은 나무를 키우고 계신 수목원 원장님이 사장으로 있는 라이브러리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편의점에서 동료로 만난 발톱과 세상에 나오길 두려워하는 히키, 그리고 서점에서 알바로 다시 만난 중학교 동창 눈곱.

이들은 모두 장애와 상처, 왕따 등 사랑받지 못하고 결핍으로 가득찬 청춘들인데요 주인공 역시 이들의 아픔을 함께 합니다.

사장님 역시 따뜻한 시선과 배려로 이들을 따뜻하게 감싸주십니다.

딸인 호두 언니두요.

따뜻할것만 같았던 서점은 중반 이후 예상치 못했던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요, 주인공과 친구들의 멋진 활약으로 통쾌한 결말을 맞게 됩니다.

처음 이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땐 흐름상 조금 뜬금없다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이 사건으로 네 사람은 더더욱 끈끈한 팀웍을 이어가게 되고, 히키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특히 주인공은 이 사건을 통해 서점에 대한 애정이 더 커짐과 동시에 엄마를 찾을 수 있는 중요한 단서도 되는 변곡점이 되죠.

'더 라이브러리'는 주인공에게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 주었고, 한층 더 성장할 수 있게 해 주었으며, 엄마를 만날 수 있게 도와준 소중한 공간이었습니다.

누구나에게 이런 서점처럼 따뜻하고 힘을 얻어갈 수 있는 안식처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또한 사장님처럼 사람들에게 격려와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어른이 되고픈 마음도 들었습니다.

표지의 따뜻한 감성처럼 읽고 나면 마음이 참 포근해지는 매력있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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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모든 것을
시오타 타케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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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처음 책 소개를 봤을 땐 아동의 유괴사건을 파헤치는 추리소설로만 생각했었는데요, 끝까지 읽고 나니 단순히 범인을 쫓는게 아니라 굉장히 묵직한 이야기가 가슴을 떄리네요.

시작은 1991년 12월에 발생한 전대미문의 아동 동시 유괴 사건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전형적인 유괴사건의 흐름에 따라 범인은 돈을 요구하고, 이리 저리 방향을 바꾸며 수사진을 혼란에 빠뜨립니다.

다음날 한쪽 사건의 아이는 구조되지만, 두 번째 사건의 피해자인 4살 나이토 료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돈은 다시 회수되었고, 료의 할아버지도 경찰을 믿지 못하죠.

사건은 미궁에 빠졌고 그렇게 3년이란 시간이 흘러갑니다.

그런데 1994년 12월 갑자기 나이토 료는 할아버지의 집 앞에 제 발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아도 아무말도 하지 않죠.

이렇게 사건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지고 30년이 지난 후,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 나카자와의 죽음을 계기로 사건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바로 그 나카자와와 친분관계에 있던 기자인 몬덴에 의해서 말이죠.

료에게 '공백의 3년'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의 생애 마지막 취재를 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나카자와가 남긴 조사 기록을 가지고 발로 뛰면서 조사를 시작합니다.

조사를 하면서 밝혀지는 진실은 범죄사실에 대한 분노 보다 인간에 대한 연민과 존재에 대한 사실이었습니다.

몬덴이 사건의 진실에 한걸음씩 다가간다면, 이야기의 또 다른 축인 리호는 애정과 사랑으로 료의 이야기에 접근합니다.

재능있는 훈남 인기화가로 세상에 알려진 기사라기 슈가 유괴 되었던 나이토 료였고, 이야기는 이제 화랑과 미술계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모든 업계가 그렇듯이 미술계도 비리와 불합리한 점들이 있더라구요.

하지만 재능있는 화가가 꿈을 잃지 않도록 물심양면으로 후원해 주는 후원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는 유괴사건에서 추적으로, 로맨스로 또는 미술계의 명암을 비추는 내용으로 크기를 확장해 나갑니다.



사실 중반 이후부터는 유괴 미스터리는 중요치 않게 느껴졌습니다.

'공백의 3년'이 료를 둘러싼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그리고 어떤 변화를 가져다 주었는지가 마치 영화를 보는듯 드라마틱하게 펼쳐져서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영화인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제가 소설 속 그의 입장이 된다면 저도 그런 선택을 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열정을 다 쏟아붓는 경찰과 기자의 집념을 느낄 수 있었고,

또한 소설속에 나오는 사실화처럼 압도적인 리얼리티를 표현하는 시오타 다케시 작가의 노고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카자와가 몬덴에게 묻는 질문

"결국 자네는 왜 신문기자를 하는 건가?"는 이 책의 주제인 존재의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케 하고

또한 시오타 다케시 역시 '실재'를 쓰고 싶다는 인터뷰에서 같은 주제의식이 나타나는것 같습니다.

벽돌책이었지만 이야기에 빠져 지루할 틈이 없었네요.

꼭 꼭 읽어 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좋아하는 작가가 한 명 더 생겨서 그게 더 기쁩니다.

다른 작품도 꼭 챙겨보겠습니다.

덧. 저는 일본소설은 이름이 너무 헛갈려요.

이 책 역시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다 보니 자주 앞으로 돌아가곤 했답니다.

혹시 저처럼 일본소설의 이름 어려우신분 계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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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모든 것을
시오타 타케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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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공백의 3년간 료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가슴을 울리는 먹먹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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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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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배리 로페즈

이 책을 읽기 전 배리 로페즈라는 작가에 대해 전혀 몰랐습니다.

찾아보니 평생 약 일흔 개 나라를 여행하면서 스무 권이 넘는 책을 펴낸 여행가이자 자연작가라고 하네요.

1978년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한 <늑대와 인간에 대하여>로 전미 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1986년에는 역시 오랜 현장 조사를 거쳐 쓴 <북극을 꿈꾸다>로 전미 도서상을 수상했습니다.

<호라이즌>은 배리 로페즈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집필한 장편 논픽션으로 북태평양 동부, 캐나다 북극권, 갈라파고스 제도, 아프리카 케냐, 호주, 남극 등 세계 곳곳을 다니며 얻은 평생의 경험과 배움을 집대성한 저술입니다.

2020년 일흔 다섯의 나이에 암으로 생을 마감했다고 하니 이 책은 그의 마지막 유작인 셈이지요.

올해 마지막으로 선택한 책은 무려 937쪽에 달하는 벽돌책인 <호라이즌>으로 정했습니다.

여행을 통해 인간과 자연에 대한 통찰을 하는 작가의 생각을 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 책,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습니다.

책의 두께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모든 문장과 장면, 장소에서 튀어 나오는 그의 생각과 질문은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심해처럼 끝없는 통찰과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 지구와 인간, 환경에 대한 성찰

<호라이즌>은 여행을 하며 느낀점을 적고 있지만, 단순히 새로운 장소를 소개하거나 감상을 적는 여행책은 아니에요.

로페즈는 여행을 통해 그곳의 역사를 느끼고 옛날에 이 땅에 먼저 살았던 사람들, 그리고 이 곳을 먼저 여행했던, 또는 개척했던 탐험가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나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집니다.

처음 로페즈의 글을 접했을 때는 그의 글쓰기 방식에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글은 시간순으로 풀어내는 선형적인 방식이 아니라 마치 사고의 흐름대로 글을 풀어내는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파울웨더곶의 야영지에서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제임스 쿡의 탐험 이야기로 갔다가 래널드 맥도널드와 그의 일본 여행 이야기로 이어지는 등 다소 산만한 구성은 독자로 하여금 정신을 바짝 차리게 만듭니다.

어떻게 보면 그의 폭넓은 인문학적 지식이 놀랍기도 한데요, 또 어떤면에서는 불친절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의 책을 처음 읽다보니 '파울웨더곶' 편에서는 적응이 좀 필요했고, 이후 캐나다 '스크랠링섬'과 아프리카 '자칼캠프', 그리고 남극대륙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남극대륙을 정복한 아문센과 스콧의 비극적인 결말 등 히스토리를 알고 읽으니 더 몰입해서 보게 되더라구요.

읽을수록 그의 방대한 지식과 지구와 환경, 특히 인간과 환경에 대한 철학적 사유는 놀랍도록 풍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시간을 들여서 조금만 천천히 음미하면서 글을 읽는다면 그의 문장에서 자연을 향한, 인간을 향한 깊은 성찰을 느끼실 수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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