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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자본 - 1% vs 99% 누가 양극화를 만드는가
KBS <사회적 자본>제작팀 지음 / 문예춘추사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참 재미있는 책이다. KBS 사회적 자본 제작팀이라는, 방송가에 계신 분들이라서 제작기법이 남달랐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끄는 방법을 잘안다고나 할까? 제작팀은 신뢰, 소통, 변신과 협력이라는 주제로 세계의 도시들에서 실험을 실시하였는데, 서울, 뉴욕, 도쿄, 파리, 헬싱키, 베이징 등 서양과 동양의 대표적인 도시들에서 각각의 사회적인 실험이 진행되었다. 기획팀은 그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그들과 간단한 인터뷰를 담아서 그 도시의 사회적 신뢰가 얼마나 발달되어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사회적 신뢰는 국민이 정부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기관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그리고 기업을 얼마나 신뢰하고 이웃간에 얼마나 신뢰하는지의 지표이다. 그것은 믿음을 기본으로 하는 자본사회의 경제적 거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그러한 신뢰가 발달된 나라일 수록 선진국에 가깝고 서로 경제적 활동을 하는 데에 최소한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서로 믿지 못하면 복잡한 공증 등 많은 부수적인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간단하고 흥미로운 실험의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나는 얼마나 남을 믿는가?' 를 주제로 돈 빌려주기 실험을 하는 것이다. 각 도시에서 바삐 오가는 사람들 틈에 한 남자가 양복을 입고 서류가방을 맨 말쑥한 모습으로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돈을 빌려달라고 한다. 그 때 누가, 얼마나 돈을 빌려 줄것이며, 그들이 돈을 빌려준 이유는 무엇인가? 를 탐구해보는 것이다. 수십개의 케이스를 잡아서 각 도시에서 신뢰가 얼마나 발달되어 있는지 가늠해 보는 것이다. 이 외에도 재미있는 실험들이 많았다. 신뢰가 어떻게 사람의 몸에 생겨나는가 하는 점을 주제로 신뢰 호르몬인 옥시토신에 이야기하기도 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의 해법을 찾고, 갈등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실험하기도 한다. 협력 부분에서는 사람이 언제 협력하는가? 에 대해서 모금함 실험을 하기도 하고 최후 통첩 게임이라는 것을 하기도 한다. 여기서 소개되는 실험들은 사회과학의 영역에선 이미 유명한 실험들이 많아서 사회과학의 지식을 접하기에도 큰 도움이 된다.
내가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유대인들이 다이아몬드를 사고 팔 때에 악수로 거래를 했던 전통에 대한 것이다. 그들만의 룰을 어기면 (불공정거래거나, 다이아몬드가 가짜이거나 하는 경우) 그 집단에서 영원히 소외되고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신뢰의 가치가 거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좋은 역사적인 사례였다. 또, 복지 시설이 잘 되어 있는 스웨덴과 핀란드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교통위반 시 빈부 격차에 따라 차등으로 벌금을 내는 법규도 인상적이었다. 핀란드의 백만장자 한 명이 과속으로 11억을 냈다는 말에 입이 떡 하니 벌어졌지만, 또 법규에 맞게 벌금을 물었다는 백만장자의 후일담이 인상적이었다. 누구든 법을 따르기 때문에 신뢰사회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신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누구든 예외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