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오경아 지음 / 샘터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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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두 아이를 데리고 먼 영국에서 사는 것. 게다가 6년이나...! 그것이 가능한 일일까?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서문에 있는 오경아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람의 삶이 어떤 계기로 인해 크게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30살 중반에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게 되면서 작가는 자신에게 허락된 삶의 시간을 믿기 힘들게 되었다. 삶의 근간이 흔들리는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너무 겁 많고 소심하기만 하면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떠난 것이 두딸과 함께한 6년 간의 영국 유학 생활이었다. 그 6년의 시간 동안의 삶에 후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삶을 살아도 후회는 생기기 마련이라는 교훈을 가지고 돌아올 수 있었기에 값진 시간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서울의 빠른 시간이 아닌, 느리적 느리적 시간이 가는 영국의 작은 마을 레이크 디스트릭트라는 마을을 주제로 펼쳐진다. 목가적인 풍경의 사진들이 편안하게 다가왔다. 물기가 뚝뚝 떨어질 듯이 축축한 느낌이지만 사진으로 치자면 콘트라스트가 어느 곳보다 짙게 느껴지는, 뚜렷한 색채의 마을이었다. 작가 부부는 어떤 사람들보다 감성이 풍부한 사람들이었기에 부인이 이렇게 영국에서 6년이나 떨어져 살겠다고 해도 인정해주었는지 모른다. 그들이 여행차 처음 찾았던 레이크 디스트릭트에 부부는 매료되었고, 아내는 아이들 둘을 데리고

훌쩍 유학길을 떠났다.

 

이 책에는 아름다운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사진들과 그들이 가꾸는 정원이 나온다. 그리고 6년간 아이들과 함께 살면서 겪은 소소한 일상들이 담겨있다. 아이들의 학교에서, 이웃들의 관계에서 작은 웃음이 피어나는 일과들.. 그리고 때때로 찾아드는 외로움과 삶에 대한 감사 등. 에세이의 본질을 잘 갖추면서도 정원의 촉촉하고 우수어린 아름다움  때문에 더욱 감성적으로 느껴지는 글들이었다. 끝마무리를 하면서 저자는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마을 산책으로서 버터미어, 호크스헤드, 코니스톤, 암석정원 , 물의 정원, 튤립과 체리 과수원 등 6년간 저자와 함께 하며 사랑해 마지 않는 정원들과 마을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이렇게 작은 마을을 어떤 여행책자에서도 자세히 소개해준 책은 없을 터, 더욱 값진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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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찌지 않는 스모선수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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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찌지 않는 스모선수라니..! 말 자체에 어폐가 있다. 마치 석가모니같은 자세를 하고 있는 깡마른 남자의 모습이 책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었다. 파란 물 속에 앉아있는 그의 마른 몸이 더욱 안되어 보인다. 물고기도 지나가다가 놀라워하는 것 같다. 이 책이 도대체 무슨 책일까? 너무 궁금했다. 잘 짜인 한편의 철학 콩트처럼 읽어도 좋을, 짧지만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책의 설명이 씌여있다. 철학적인 생각이 가미된 작은 이야기인가? 이 책의 저자인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는 철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는데 여행을 통해 내면의 깨달음을 얻어 희곡작가와 소설가로 사랑받는 대중문학작가가 되었다. 이 책은 그런 그의 철학적이면서 소설가다운 면모가 훌륭히 드러나는 책이었다. 큰 글씨로 띄엄띄엄 쓰여진 책장과 얇은 책의 페이지가 이 책을 보기 만만한 (!) 책으로 만들어주지만, 다 읽고 났을 때 그리 만만한 책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어린왕자처럼, 짧고 간단하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책이다.

 

작가가 프랑스 사람이라서 당연히 배경이 유럽이나 미국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의 배경은 일본이다. 일본 도쿄에서 일어나는 스모선수가 되기 위한 한 말라깽이 남자의 고군분투기이다. 나는 저자가 서양사람이면서 동양의 철학 또한 잘 알고 있다는 점에 놀랐고, 그런 철학적인 존경심 때문에 배경을 도쿄로 설정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책에는 일본인이 믿는 사상들인 선불교라든지 ( 우리나라에도 있지만) 신토, 티벳불교 등의 사상들이 나와있다. 그런 철학을 모두 알 필요는 없지만,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명상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철학적 바탕이 있어야 스모 선수로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상대방의 움직임을 편안하게 받아칠 수 있다는 내용이 나와있다.

 

주인공인 준은 어렸을 때 아버지의 자살과 어머니의 방임으로 마음의 상처가 큰 소년이다. 허드렛것들을 팔아서 하루하루 근근히 살아가는 그에게 어느날 삐쩍마른 할아버지가 찾아온다. 그 할아버지는 그에게 자꾸 스모판으로 구경을 오지 않겠느냐고 구경한다. 한귀로 흘려들었지만 어느날 그의 불법 좌판이 경찰들에게 단속되면서 오갈 데가 없어지고, 어쩔 수 없이 (혹은 운명적으로) 할아버지의 스모판으로 구경을 가게 된다. 그 때 그는 스모가 뚱뚱이들이 하는 경기가 아닌 과학적인 기술이 필요한 경기임을 알게 되고 스모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때로는 기술과 민첩성, 재치를 필요로 하는 매력적인 경기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큰 걸림돌이 있었다. 제일 가벼운 선수가 되더라도 75kg 이상이 되어야 스모 선수의 자격이 주어지는데 준은 175cm에 55 kg밖에 나가지 않아서 20kg이나 모자랐던 것이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준은 성장하기 시작한다. 그의 뒤에는 일본 최고의 스모선수를 키워낸 할아버지가 있었다. 책은 약간의 반전과 함께 아름답고 훈훈하게 끝난다. 한편의 철학적인 꽁트를 읽은 기분이라는, 처음 책 머리에 쓰여있던 그 말에 100퍼센트 동감한다. 당신이 표지를 보면서 괴이함을 느꼈다면, 이 책은 당신이 상상하는 것 보다 아름다운 이야기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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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이기는 경영을 말하다 - 《손자병법》 경쟁원리로 배우는 시장 승리의 법칙
궁위전 지음, 류방승 옮김, 박한진 감수 / 와이즈베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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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대 중국의 역사를 통해서 기업가와 경쟁이론 연구자들이 흥미를 느끼는 손자병법에 대한 에센셜만을 집어내어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비즈니스 경쟁은 예전의 초한시대처럼 전쟁을 하여 목숨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아니지만, 치열한 접점이라는 점에서는 그 뜻을 같이하고있다. 경쟁을 하는 것은 전쟁을 하는 것 보다는 인간적이기는 하지만, 패배자가 잔혹한 현실을 겪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6천여자에 불과한 손자병법이라는 책이 어떻게 오늘날의 승리 전략 바이블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는지 가르쳐주고 있다. 도대체 어떤 것 때문에 손자병법이 오늘날까지 걸작으로 꼽히며 이를 절대 뛰어넘을 병법서는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칭송을 듣는 것일까..?

 

이 책은 4장의 주제를 통해서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첫장은 경쟁의 이해이다. 전승이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고 손자병법은 말하고 있다. 전쟁을 질질 끌면 국가에 이로울 것이 없다는 뜻이다. 전쟁의 폐해를 염두에 두어야만 한다. 책에서는 경쟁 이전에 상대의 대항의지를 꺽고, 상대와 나의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외교 전술을 하고, 싸울 수 밖에 없다면 승리의 여건을 갖추어 놓아야만 하며, 부득이하게 정면공격시 어떤 것이 필요한가를 손자병법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2장에서는 승리의 6원칙에 대해서 말한다. 처녀처럼 얌전하게 시작하고, 토끼처럼 재빨리 공격하라는 원칙, 창조적 사고와 독특한 행동노선의 원칙, 상대의 취약점을 관통하는 주공격 방향의 설정, 대세를 활용한 역량 증폭의 기술, 경쟁 법칙의 지배자로 군림하는 법, 경쟁 우위의 집결로 병력을 한 곳으로 집중하는 법 등이 승리를 위한 6원칙에 해당한다. 손자병법을 토대로 현재 생활에 활용하는 예가 풍부하게 제시되어 있다. 3장에서는 경쟁 환경을 분석한다. 정보 수집과 활용을 최적화 시키는 방법으로 판단력과 현장감각을 키우는 방법이 설명되어 있다. 4장에서는 오사 라고 해서 경쟁의 승패를 가르는 5가지 핵심요소로서의 모형이 등장하고 있다.

 

이 책은 풍부한 사전자료를 통해 고전을 충실히 이해시키고자 했다. 많은 레퍼런스가 등장해서 이 책이 정말 손자병법을 확실히 이해하고 그것에 대해 분석한 과학적인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단지 자기계발서로서가 아닌 동양의 명품 고전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추천할 만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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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자본 - 1% vs 99% 누가 양극화를 만드는가
KBS <사회적 자본>제작팀 지음 / 문예춘추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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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참 재미있는 책이다. KBS 사회적 자본 제작팀이라는, 방송가에 계신 분들이라서 제작기법이 남달랐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끄는 방법을 잘안다고나 할까? 제작팀은 신뢰, 소통, 변신과 협력이라는 주제로 세계의 도시들에서 실험을 실시하였는데, 서울, 뉴욕, 도쿄, 파리, 헬싱키, 베이징 등 서양과 동양의 대표적인 도시들에서 각각의 사회적인 실험이 진행되었다. 기획팀은 그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그들과 간단한 인터뷰를 담아서 그 도시의 사회적 신뢰가 얼마나 발달되어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사회적 신뢰는 국민이 정부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기관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그리고 기업을 얼마나 신뢰하고  이웃간에 얼마나 신뢰하는지의 지표이다. 그것은 믿음을 기본으로 하는 자본사회의 경제적 거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그러한 신뢰가 발달된 나라일 수록 선진국에 가깝고 서로 경제적 활동을 하는 데에 최소한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서로 믿지 못하면 복잡한 공증 등 많은 부수적인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간단하고 흥미로운 실험의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나는 얼마나 남을 믿는가?' 를 주제로 돈 빌려주기 실험을 하는 것이다. 각 도시에서 바삐 오가는 사람들 틈에 한 남자가 양복을 입고 서류가방을 맨 말쑥한 모습으로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돈을 빌려달라고 한다. 그 때 누가, 얼마나 돈을 빌려 줄것이며, 그들이 돈을 빌려준 이유는 무엇인가? 를 탐구해보는 것이다. 수십개의 케이스를 잡아서 각 도시에서 신뢰가 얼마나 발달되어 있는지 가늠해 보는 것이다. 이 외에도 재미있는 실험들이 많았다. 신뢰가 어떻게 사람의 몸에 생겨나는가 하는 점을 주제로 신뢰 호르몬인 옥시토신에 이야기하기도 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의 해법을 찾고, 갈등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실험하기도 한다. 협력 부분에서는 사람이 언제 협력하는가? 에 대해서 모금함 실험을 하기도 하고 최후 통첩 게임이라는 것을 하기도 한다. 여기서 소개되는 실험들은 사회과학의 영역에선 이미 유명한 실험들이 많아서 사회과학의 지식을 접하기에도 큰 도움이 된다.

 

내가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유대인들이 다이아몬드를 사고 팔 때에 악수로 거래를 했던 전통에 대한 것이다. 그들만의 룰을 어기면 (불공정거래거나, 다이아몬드가 가짜이거나 하는 경우) 그 집단에서 영원히 소외되고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신뢰의 가치가 거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좋은 역사적인 사례였다. 또, 복지 시설이 잘 되어 있는 스웨덴과 핀란드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교통위반 시 빈부 격차에 따라 차등으로 벌금을 내는 법규도 인상적이었다. 핀란드의 백만장자 한 명이 과속으로 11억을 냈다는 말에 입이 떡 하니 벌어졌지만, 또 법규에 맞게 벌금을 물었다는 백만장자의 후일담이 인상적이었다. 누구든 법을 따르기 때문에 신뢰사회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신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누구든 예외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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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왜공정 - 일본 신新 왜구의 한반도 재침 음모
전경일 지음 / 다빈치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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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근 7년을 자료를 찾아 뛰어다니고 역사를 통찰하면서 엮어낸 책이다. 과거가 과거에 묶여있지 않고 미래를 예언할 수 있다는 것을 토대로 2045년 왜가 다시 한국을 침략할것이라는 그럴듯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조부와 부친은 일제 치하에서 강제 징용에 끌려간 후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셨다 한다. 그 때의 우리 민족의 서러움을 잊으면 안 될텐데 자꾸 일본과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협력적인 상황이 되다 보니, 그저 일본에 대한 경계 태세를 늦추고 동지적 관계를 갖는 것에 대한 전경일 작가의 경고의 메시지가 느껴졌다. 망국의 설움을 안고 강제 징용되는 굴곡진 역사를 경험했는데 아직 100년밖에 지나지 않은 일이다.

 

또한 저자는 100년 전 왜구의 침입에 열을 올리고 흥분할 것 만이 아니라는 것을 명시한다. 임진왜란을 겪은 후 300년 동안 왜구의 침입이 없었고, 그래서 안심을 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일본을 알려면 왜구의 존재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오랜 역사의 기간 동안 900차례나 한국을 침범한 왜구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을 알아보려면 역사를 긴 안목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뿌리깊은 왜구의 한반도 침략사를 천천히 설명하고 있다. 고구려, 신라의 시대에 어떻게 침범이 있어 왔으며 장보고나 광개토대왕이 어떻게 그들을 물리치기 위해 대응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고, 고려와 조선의 경우 왜구는 한반도의 왕권을 두 번이나 바꾸게 할 만큼 영향을 주었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고려가 망할 시점에서 왜구는 잦은 출몰과 약탈을 일삼았고 그 때문에 고려의 모든 국가적 역량이 왜구 방어에 쓰일 정도였다는 것이다.

 

제 4장에서는 왜구의 특징에 대해서 사자성어로 축약하여 설명하고 있다. 치고 빠지는 약탈 근성이라든지, 상황이 불리하면 거짓 항복을 한다든지, 이웃이란 없다 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왜구의 특징이라든지.. 여러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면서 왜구, 그리고 나아가 현재 일본인의 국민성에 대해서도 비평을 하고 있다. 왠지 그들을 욕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안 좋았지만, 역사적으로 드러난 일이라 수긍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무라이의 근성조차 광포하게 살육하고 무자비한 살육만행을 즐기는 것과 비슷한 점이 없지 아니한가. 이런 왜구들이기에 아무리 점잖은 말을 하며 외교를 한다고 해도 한시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근엄하게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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