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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마돈나 김영미처럼
김영미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과거에는 클래식에 관심이 적다보니 오페라에 대해서는 더욱 무지했고, 유명한 성악가들도 얼굴만 좀 알아볼 뿐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 영역은 나의 관심 밖에 세계였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서 좋아하는 음악과 관심이 가는 장르가 자연스럽게 바뀌어 갔다. 언젠가 누군가에게 들은 말이지만, 젊은 시절에는 팝, 락, 메탈 등의 젊은 층의 대중가요에 심취하고, 나이를 들수록 클래식, 재즈, 성악을 좋아하게 되고, 점점 더 트로트에 빠진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생각하면 우습지만, 내 경우가 지금 딱 그렇게 변화되어 가는 중이다. 그렇게 요즘 즐겨듣는 음악 중에 클래식이 자연스럽게 추가되었고, 성악에 대한 취향이 생겼다. 연극과 뮤지컬을 즐기다가도 오페라가 보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런 관심 안에서 뒤늦게 알게 된 분이 성악가 김영미님이다. 솔직히, 이전에는 매스컴을 통해서 자주 접했던 조수미님 말고는 이름을 기억하는 성악가는 거의 없었다. 김영미님도 처음에는 TV프로를 통해서 접하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 작고 통통한 체구에 온화한 미소, 성악가다운 카리스마와 여유로움, 밝고 강함이 공존하는 인상에서 많은 것들을 느껴지게 했다. 개인적으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데다가 김영미님에 대한 개인적인 호기심에 이 책이 관심이 갔다.
김영미님은 내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것보다 더 유명하고 대단한 성악가셨다. 말 그대로 성공한 성악가라고 지칭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그 세계에서는 독보적이신 분이시다. 타고난 재능뿐만 아니라 열정과 노력이 보태져서 놀라움과 감동적인 위대함을 만들어냈다. 그녀는 젊은 시절 누구나 알고 있는 세계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로부터 ‘동양의 마리아 칼라스’라는 별명을 얻었고, 찬사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콩쿠르에 여러 번 1등을 수상했고, 수많은 유명한 큰 무대에 서서 끊이지 않는 박수와 갈채를 받았다. 이렇게 대단한 분이었지만, 그녀 또한 그 과정이 순조롭고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수많은 역경을 이겨냈기에 그녀가 이룬 성과와 삶이 더욱 빛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그녀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스스로 결정하여 어린 나이에 시작한 10년간의 힘겨웠던 이탈리아 유학생활, 성악가로서의 성장과 좌절, 실패와 극복, 평범한 결혼과 단조롭고 지쳐가는 결혼생활, 아이를 갖지 못해 힘겨웠던 시간과 극적으로 갖게 된 딸의 이야기, 가정의 위기와 지혜를 통해 얻게 된 화목, 55세에 도전한 오페라 ‘노르마’의 성공적인 성과, 교육자로써의 삶, 신앙인의 마음과 봉사하는 삶 등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인생 전반을 다루는 자서전이다. 그녀는 남다른 재능으로 두각을 보였기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지만, 세계무대를 위한 도전은 그녀를 두렵게 만들기도 했고, 때로는 초라하게 만들기까지 했다. 세계적으로 실력은 인정을 받았지만, 많은 기회를 스폰서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하기도 했다. 그녀는 매순간 극복하기 어려운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좌절감과 무력감에 포기 직전까지 갔지만, 다시 일어서서 기회를 잡았고 노력하여 성취해냈다. 단순히 타고난 재능뿐이었다면 그녀가 이렇게 빛날 수는 없었으리라 본다.
일본을 비롯하여 많은 나라들이 뛰어난 예술가들을 자국에서 정부나 기업들이 스폰서가 되어 지원을 하고 길을 열어주지만, 우리나라는 이러한 부분이 너무나 취약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지금도 많이 부족할 것이다. 피겨스케이팅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김연아에 경우도 그런 부분으로 인해서 좌절하기도 했고, 많은 역경을 이겨낸 걸로 유명하다. 지금은 유명세를 타서 기업들과 대학에서 지원을 해주지만, 그 전까지는 모든 것들이 자비로 이루어졌었다고 하니 우리나라 정부의 예체능계 관심도가 얼마나 낮은지 알 수가 있다. 눈에 보이는 성과나 유명세를 치루지 못하면 이러한 분위기를 이끌어내기가 어렵기에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그들의 성과가 더욱 값질 수밖에 없다.
이 책에는 김영미님의 삶을 통해서 성악가가 되기 위한 과정을 통한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 또한 그녀는 진정으로 행복한 삶이 단순히 일에 대한 성공이 아닌 가정 안에서 각자의 충실함과 가족 간의 화목, 자신의 능력과 행복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눌 때 충만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이야기한다. 그녀의 삶과 성장해온 과정을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정말 이런 삶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 부러움과 함께 나도 좀 더 자신의 목표를 뚜렷이 하고 열정과 용기를 갖고 앞으로 나아가야겠다는 의지가 생기기도 했다. 책 한 권을 통해서 알게 된 그녀의 삶이 언젠가 내가 열정이 식고 나태해질 때, 용기를 주고 나를 일으켜 세우는 자극제가 되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