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험, 덮어놓고 가입하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 내가 스스로 디자인하는 보험 DIY Money ㅣ 보험, 덮어놓고 가입하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이경제.이경락 지음 / 밥북 / 2014년 5월
평점 :
경제적으로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은 이상 누구나 보험 한 두 개 이상은 가입되어 있을 거예요. 자신이 부양할 가족이 있는 경우라면 더더욱 필수로 말이죠. 하지만 정작 자신이 가입한 보험에 대해서 자세히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아요. 저부터도 그러니 말이죠. 제 경우 주변 지인들과 친구들을 통해서 가입한 보험이 대부분이에요. 당시 가입하고 받은 증권 역시 집안 구석에서 먼지가 쌓여가고 있고요. 아마도 대부분 저와 비슷한 처지가 아닐까 싶네요.
최근에는 치과 치료로 목돈이 나가면서 치과 보험에 관심이 깊어졌어요. 이 때문에 관련 광고들과 보험소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순간 제가 가입해 놓은 보험들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정말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지인이나 친구만 믿고 남들 다 가입하는 보험이니 필수라는 생각에 막연하게 가입했고 지금껏 막연하게 보험금만 납부하고 있었네요. 대충가입의 대표적 사례라고 해도 될 듯해요. 그래도 치과 보험을 알아보면서 기존에 가입했던 보험들에 대해서 다시금 파악하는 노력을 해볼 수 있었어요. 그러던 중에 읽게 된 책이라 이 책의 내용들이 보다 가치 있게 다가왔네요.
보험은 단순히 남들이 다 들어서 따라 가입하는 상품이 아니에요. 가입 전에 자신이 왜 보험이 필요하고 어떻게 활용할지를 분명하게 알고 있어야 하고요. 자신이 정한 목적에 따라 선택할 보험회사가 달라지고 보험의 종류가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자신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지인의 추천이나 보험설계사가 사전에 정한 선택지로 추천한 상품이 자신에게 맞는 보험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겠죠.
자신에게 맞는 보험은 전문보험 설계사와 함께 자신의 상황에 맞게 자세히 상담한 후에 설계해서 결정해야 해요. 하지만 대부분 보험을 판매하는 쪽에서 정한 몇 가지 선택지에서 가장 무난하다고 싶은 것을 결정하고 말죠. 때로는 자신의 선택권마저 상대에게 넘겨서 가입하기도 해요. 아마도 이렇게 가입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거예요. 때로는 그 나물의 그 밥이라고 보험이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자신이 보험료를 납부하고 보장받게 될 보험을 자신의 상황을 자세히 파악하지 못한 타인의 손에 맡겨서 결정하게 된다면 목적에서 벗어난 보험에 들게 될 수도 있어요. 차후에 생각했던 보장을 받지 못하거나 제한적인 보장을 받게 될 수 있고요. 때로는 자신의 경제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채 가입했다가 부득이하게 해지를 해서 보장은커녕 금전적인 손실만 보게 될 수도 있어요. 물론 잘못 가입한 보험이라면 손실을 감안하고라도 해지한 후 자신의 상황에 맞는 보험으로 재가입하는 것이 맞고요.
이렇듯 보험 가입을 위해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를 잘 알고 있을 필요가 있어요. 모든 보험설계사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잘 못된 보험설계로 어설프게 아무거나 대충 가입하게 되는 함정도 피할 수 있고요. 저자가 비유했듯이 자신이 자동차를 구입하게 된다면 이것저것 알아보고 조사한 후에 판매자에 근접할 만큼 차에 대해서 지식이 쌓여 어느 정도 파악이 되었을 때 비로소 구입할 차에 대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되겠죠. 그 다음에 구입을 결정하게 되고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외제차를 구입하는 거라면 더더욱 구입을 위한 사전 조사와 파악에 대한 노력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고요.
보험도 이와 다를 바 없는 선택이 필요한 고가의 상품이에요. 실제로 일상적으로 보험에 가입했다면 대부분 20년 납입이 보통이고 이를 기준으로 납입금액을 계산하면 자동차 한 대 가격이상이 될 거예요. 가족 수대로 가입한 보험이 여러 개일 경우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도 될 수 있고요. 금액만 따져 봐도 자동차 구입과 비교해서 전혀 밀리지 않는 보험이지만, 사람들의 인식은 의외로 소홀한 것 같아요. 안정적인 미래를 위한 고가의 상품인 만큼 보험 가입에 대해서 좀 더 제대로 알고 가입할 필요가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 약관이 너무 길고 어려운 것처럼 보험 가입을 위해 보험을 공부한다는 것이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실제로 가입자 입장에서 그렇게 어렵고 복잡하기만 한 것은 아니에요. 저자 역시 소비자가 자신에게 맞는 보험을 어떻게 설계하고 정하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고려해서 책을 구성하고 집필했기에 이 책을 읽다보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답니다.
보험 가입에 대한 인식전환에서부터 보험 가입을 위한 선행학습과 개념원리, 보험사 및 담보 선택, 세부담보설정과 적립보험료, 종신보험과 정기보험, CI보험, 어린이, 태아 보험, 간병 보험, 환급형과 소멸성의 차이, 갱신형과 비갱신형 담보, 사망보험금 설계, 증권 분석 등에 이르기까지 보험을 모르는 소비자가 실제로 자신에게 맞는 보험을 파악하고 어떻게 가입할지를 사례와 함께 쉬운 설명으로 이 책에 풀어냈어요.
이 때문에 보험에 가입하려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저처럼 대충 가입한 사람들, 즉 보험문외한들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필수 지침서가 될 수 있는 길잡이와 같은 책이에요. 보험설계업에 종사하는 저자가 가감 없이 보험의 허와 실을 진솔하게 풀어냈고, 자신에게 맞는 보험을 어떻게 설계하고 어떻게 가입할지를 상세하게 안내했으니까요.
더욱이 단순히 보험 이론의 나열이 아닌 실제사례를 바탕으로 가상의 캐릭터를 등장시켜 스토리텔링 식으로 전개시켰기 때문에 독자가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끄는 점도 돋보여요. 사이사이에 다양한 삽화와 사진, 도표와 요점, 주의할 사항 등을 컬러풀하게 구성한 점도 보험에 대한 독자의 이해와 인식을 돕기 위한 저자의 노력이 묻어나고요. 덕분에 지루하고 어려울 것 같은 보험 이야기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고 이해도 용이했어요. 마지막 5장에 앞에서 설명한 핵심적인 요점이 사례와 함께 잘 정리되어 있으니 자신의 상황에 따라 이 부분을 먼저 참고해도 좋아요.
책을 읽고 궁금한 점이나 보험에 관해서 더 알고 싶은 사항이 있으시다면 저자의 블로그를 통해서 질문이나 상담도 가능해요. 실제로 이 책이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저자가 블로그를 통해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네요. 블로그 주소는 http://diymoney.blog.me/ 이니 보험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면 방문해보시는 것도 추천해요.
핸드폰이 필수가 되면서 매달 통신비를 납부하듯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필수로 가입하게 되는 것 중에 하나가 보험이에요. 저 역시 그렇게 보험 가입에 첫발을 내딛었고요. 당시에는 보험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필수라고 하니 잘 아는 지인이나 친구를 통해서 쉽게 가입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차후에 다시 파악하면 되지 싶었으니까요.
하지만, 여태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었으니 단순히 미룰 일은 아닌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보험 가입 전에 알고 있었어야 할 기본적인 것들을 지금이라도 잘 알고 파악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고요. 조만간 몇 건의 보험은 재설계후 저와 가족들에게 더 적합한 보험으로 수정하게 될 듯싶어요.
보험에 가입하려는 분들이라면 주변에서 어떤 보험이 좋더라는 말에 쉽게 솔깃하기도 하고 같은 보험인 것 같은데도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에서 판매하는 보험의 차이가 무엇인지 명확하지도 않고 그럴 거예요. 사망보험금은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 건지, 또 실손의료비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납입기간과 만기가 다른 경우는 왜 그런 것인지, 환급금을 받는 보험이 좋은 것인지, 갱신형 보험은 안 좋은 것인지 등등 일상적인 것들조차도 명확하지가 않을 거예요.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특히 그런 분들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할 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보험 가입을 처음 하려는 분들에게 반가운 책이면서 기존에 가입을 했던 경험자분들에게도 지표가 될 수 있기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개인적으로는 보험 설계사분들도 이 책을 통해서 저자와 같은 올바른 마인드를 가진 전문 보험설계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들었어요. 우리나라의 성과 주의 기업문화가 악순환을 만든 것도 있지만, 양심적이고 전문적인 설계사분들이 더 많아진다면 희망적이니까요. 소비자 입장에서도 보험설계사분들을 보다 신뢰하고 더 반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