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것의 소중함 <명절 속에 숨은 우리 과학>

명절 속에 숨은 우리 과학 ㅣ 시공주니어 어린이 교양서 20
오주영 지음, 허현경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4월

요즘 아이들, 정월대보름날 부럼깨는것 정도 알려나. 이렇게 하나둘씩 아쉽게 사라져가는게 우리네 명절이고 풍속이 아닐까싶다.
사라져가는 풍속속에 알찬 뜻과 지혜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 안타까움은  더욱 짙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명절속에 숨은 우리 과학>은 참 반가운 책이다.

음력 1월부터 12월까지 우리 명절을 순서대로 알려주는 이 책은 전해내려오는 풍습도 소상하게 알려주는데 이런 종류의 기타 다른 책과 차별되는 점은 그 속에 숨은 과학적 원리를 알려줌으로서 조상의 지혜와 자연과 사람이 하나되는 깊은 뜻을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책을 보자.
정월달 새해 첫날인 설날. 
한복, 떡꾹, 연날리기, 팽이치기 설날에 대표적인 풍습과 놀이이다. 당연한듯한 이야기이지만 이 책은 한걸음 더 나아가 그것들의 유래와 숨은 과학의 힘을 보여준다. 
색동저고리의 유래, 고운 색을 물들였던 천연염색, 떡을 만든 디딜방아의 원리, 팽이가 얼음에서 잘 도는 원리.

이렇게 2월엔 영등맞이, 삼월 삼짖날, 사월 초파일, 오월 단오, 유월 유두, 칠월 칠석, 팔월 추석, 9월 중양절, 10월 상달고사, 11월 동지, 12월 섣달그믐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알려주고 있다. 각 달속에 전해지는 풍속의 이름들과 그 풍속들을 지내오면서 사용되는 도구들도 흔히 들어보지 못한 것들이 참 많다.
대추나무 시집 보내기, 천렵, 떡살, 등등거리, 소에 다는 농기구의 명칭......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달을 들라고 하면 9월 중양절이다. 
이름도 익숙하지 않은 중양절엔 옹기에 담는 국화주를 소개한다. 그와 함께 살아 숨쉬는 옹기의 원리까지 알려준다. 그리고 요즘 시골에서도 보기 힘든 지게와 도리깨의 원리도 알려준다. 술을 담글때 꼭 필요한 누룩 만들기, 우물 청소 같은 이야기는 어른인 나도 모르는 것들이여서 참 재미있었다. 그만큼 우리의 시간들이 참 멀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서 아쉽고 안타까웠다.

각 달 마지막에 석빙고, 앙부일구,수원 화성, 훈민정음, 고려청자 같은 우리 문화재속에 숨은 과학을 알려주는  코너도 놓치기 아까운 부분이다. 그 과학이 들어있는 문화재를 알고나면 조상들의 지혜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있다. 세월이 흐르고 옛것은 사라지고 잊혀지게 마련이라지만 
오늘날의 과학은 옛것에서 나온것임에 틀림없다.
사라져가는 것들을 지키기엔 삶이 바쁘고 벅찬다라는 이유도 분명 사실이지만 우리 아이들이 옛것의 따뜻함, 고마움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한발짝 더 깊이 들어가 우리 것을 알려주는 이 책이 더욱 고맙다. 
어른인 나보다 우리 옛것에서 더욱 멀어진 아이들에겐 꼭 보여줘야 할 필독서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