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칠것 없는 자유. 그것은 용기 <나는 떠돌이 개야>

나는 떠돌이 개야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18
이상교 지음, 이형진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1월

 

떠돌이 개 한 마리를 만났어요. 떠돌이 개이니 주인도 없고 물론 이름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떠돌이 개는 자신의 현재 상황에 아주 만족하며 잘 살고 있는 조금은 엉뚱한 친구이기도 해요.
엉뚱하다고 보는 제가 이상한 걸까요.

떠돌이 개라서 헌 소파 같은데서 잠을 자기도 합니다. 
다리가 튼튼해서 아무 데나 돌아다닌다고 말하네요.


어느 날 자신보다 키가 큰 쓰레기통 밖으로 빵덩어리가 삐죽 나와 있는것을 보았어요.
다른 개가 그 빵을 먹으려다 실패하는 모습을 본 떠돌이 개는 뒷 다리에 힘을 주고 빵을 꺼내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깨달아요. 자신이 뒷 다리가 튼튼하다는 것을요.


네 발로 서있는게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떠돌이 개는 두 발로 걷는다면 
기어다니지 않아도, 땅만 보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두 발로 걷는 연습을 시작합니다.
열심히 연습한 끝에 두 발로 설 수 있게 된 떠돌이 개를 보고 모두들 비웃습니다. 
개는  네 발로 걷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떠돌이 개는 개의치 않습니다. 
자신이 이룬 꿈을 자랑스러워하며 아주 만족하지요.

어느 날 저녁 자동차에 기대어 두 발로 걷는 자신의 모습을 뿌듯해 하고 있을때 
자동차 밑에서 기어나오는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납니다.
그런데 두 발로 걷는 자신을 칭찬해 줄 줄 알았던 아이는 네 발로 걷는 고양이를 부러워 합니다. 
떠돌이 개는 그 모습을 보고 또 다시 곰곰히 생각합니다. 네 발로 걷던 그 시간들이 문득 그리워지지요. 

자동차에 기대어 오랫동안 고민을 하던 떠돌이 개는 결정합니다.
다시 네 발로 걷는 개가 되기로요? 아니요.
네 발로 걷는 자동차가 되기로 하지요.
마음 먹은 순간 크게 짖습니다. 빵빵!

*

예상을 많이 벗어나는 전개지요. 엉뚱하다는 느낌은 여기서 비롯됐어요.
그런데 정작 떠돌이 개는 엉뚱하다는 생각을 안하는것 같습니다. 
떠돌이 개는 주인이 없습니다. 사랑을 받지 못해 외롭기도 할텐데 꽤 굳굳합니다.
굳굳한 정도가 아니라 자신의 생활을 즐기는 정도지요.

떠돌이 개는 무척이나 강합니다. 혼자라는 두려움과 생활의 불편함을 극복했어요.
자신의 불편한 상황을 극복한다는것. 
다른 사람의 눈치 보지 않고 그 상황을 오롯이 자신만의 즐거움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당당할 수 있는 자유로운 영혼을 갖는다는 것은
세상의 눈과 입으로부터 끄덕도 하지 않는 사람이 차지할 수 있는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엄마는 떠돌이 개를 동경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여전히 나약한 사람이라 
시끌벅적한 세상속에 혼자라는것을 느끼는 순간 두렵움을 느낍니다.
타인의 시선앞에 '나는 나야!'라고 되받아 칠 용기도 없습니다. 
부디 내 아이 만큼은 세상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껏 자신을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되길 바라기를 기도하게 만드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