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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짝꿍 3-165 - 제1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신인 장편부문 대상 수상작, 2013 열린어린이 선정 '좋은 어린이책', 2014 열린어린이 선정 '좋은 어린이책'
김나연 지음, 오정택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11월
평점 :
픽사의 유명한 애니메이션중에 <토이 스토리>가 있다. 그 이야기의 중심엔 사랑받는 장난감과 사랑받지 못하는 장난감. 장난감을 사랑하는 아이와 사랑하지 않는 아이가 나온다. 그리고 그 표현은 모두 장난감들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의인화 된 장난감들의 모험에 가리워져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지만 그 이야기의 바탕엔 사랑받아야 가치가 빛나는 것들이 사랑받지 못할때 느끼는 외로움과 소외감이 깔려있고 거기에서 이야기가 비롯된다.
사랑받을때 가치가 빛난다는 것. 그건 장난감들의 운명이고 숙명이다.
아이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고 사랑받기를 바라는 마음.
꿈꾸는 장난감 가게는 대여점이다. 영원한 주인이 아닌 일주일 주인을 만나기 위해 장난감들이 늘 기다리는 곳. 그곳에서 장난감들은 이름조차 없다. 단지 모양에 따라 번호표로 인식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장난감들은 꿈을 꾼다. 영원한 이름을 지어서 불러주고, 영원히 함께 할 짝꿍을 만날 그날을. 그러나 대여점에선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런일 일어날 수 없다. 일어나지 않을 일을 바라며 사는 동안 장난감들은 망가지고 마음을 다친다. 대표적인 장난감이 레이서다. 모든 것에 냉소적이고 현실적인 레이서는 마음을 닫고 애정을 갈구하는 것을 포기한 상태다. 새로 들어온 '막내'또한 언젠가는 좋은 주인을 만날 거라는 희망을 품지만 한 번, 두 번 덤으로 대여가 될때마다 역시 대여되는 장난감의 삶에 희망을 잃어간다.
이 글에는 아파하는 장난감과 더불어 아파하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꼬질꼬질한 하얀 여우에게서 심리적 안정을 얻는 정서 장애를 가진 아이가 나오고, 분노를 다스리지 못해 장난감을 학대하는 아이도 나온다.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잊지 못하고 추억에 의지하고, '막내'를 통해 마음의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경오도 나온다. 아픈 아이들과 아픈 장난감. 작가는 서로간의 피폐한 삶을 구원하는 방법으로 아픈 아이들과 아픈 장난감을 연결시켜준다. 기적처럼 장난감에게 일주일 짝꿍이 아닌 영원한 짝꿍을 만나게 해줌으로서 아이들은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얻는다. 그리고 짝꿍을 찾지 못한 장난감들은 스스로 행복을 찾아 떠난다.
장난감의 가장 행복한 운명은 이런거다. 사랑해주는 주인을 만나서 사랑 받는것. 그로인해 아이들 또한 행복해지는것.
그래서 이 책은 소외받고 버림받는 장난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로에게 필요한 진정한 누군가를 만났을때 서로에게 얼마나 힘이되고 중요한 존재가 되는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세상 어떤 존재도 쓸모없고 허튼 것은 없으며, 누구도 세상 어떤 존재에게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야기다.
힘들고 외로운 시간에도 어딘가에 희망은 싹트고 있다는 것을 잊지말라고 당부하는 이야기이고
서로를 보듬어 안고 함께 한다는것이 얼마나 따뜻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