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째비 주례 좀 서 줘 내친구 작은거인 21
김하늬 글, 이광익 그림 / 국민서관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김하늬 선생님의 글은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두번의 글 속에서 모두 깊은 산속이 배경이었어요. 알고 보니 김하늬 선생님께서 백마산 기슭에서 자라셨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글을 읽다보면 정말로 시골의 느낌이 정감있으면서도 사실적으로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시골 생활 꿈도 못꾸는 도시 아이들에게 꽤 사실적으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도 좋았고요. <토째비 주례 좀 서 줘>에서는 깊은 산속 시골의 모습뿐만 아니라 옛날 이야기 속의 단골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도깨비도 나옵니다. 어릴적에 저도 저희 엄마에게 도깨비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겪은 도깨비 이야기라서 어릴적엔 무서워하면서 들은 기억이 납니다. 

쌍둥이 곤이와 건이는 여름 방학동안 시골 할머니 댁에서 지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곤이는 보이지 않는 이상한 힘에 의해 깊은 산속으로 끌려가고 그곳에서 돗가비 대장, 토째비 누나, 도채비 형을 만납니다. 돗가비 대장은 토째비와 돗가비의 결혼식 주례를 곤이에게 서달라고 합니다. 그러나 곤이는 주례를 설 줄 몰랐기에 돗가비는 일주일간의 말미를 주지요.  집으로 돌아온 곤이의 말을 할머니와 건이는 믿어주지 않고 그렇게 도시의 집으로 돌아와요.

그런데 일주일 후에 정말로 돗가비가 곤이를 데리러 왔어요. 그리고 그 모습을 건이까지 보게 됩니다. 곤이는 보름달이 지고 다시 뜨는 기간동안의 말미를 다시 얻고 그동안 예식장을 다니면서 주례와 결혼식 준비를 해요. 그 과정에서 엄마 아빠가 외할머니의 반대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다는 슬픈 사연도 알게 됩니다.
추석날 달을 보고 소원을 빌려던 차에 곤이는 건이가 없어진걸 알게되고, 뒤늦게 참석한 토째비의 결혼식에서 주례를 보고 있는 건이를 발견하지요.  무사히 토째비의 결혼식을 잘 끝내고 곤이는 돗가비 대장에게 엄마 아빠의 결혼식을 소원으로 말합니다. 물론 건이는 곤이를 바보같다고 몰아세우지요. 돌아오는 길에 두 형제는 속에 감추고 있던 아픔을 게워내며 싸웁니다. 그리고 화해하지요.

얼마후에 말라있던 부엉이골 못재에 기적처럼 물이 차고 곤이와 건이의 부모님은 그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됩니다. 외할머니의 허락과 함께요. 결혼 기념 사진속에는 곤이 건이 가족뒤에 돗가비 가족이 함께였습니다.

사라져가는 도깨비를 돕기 위해 결혼식을 준비하는 곤이의 마음과, 형에게, 동생에게 서로 치인다고 생각하며 서러워하던 쌍둥이들의 다툼과 화해, 가난과 학력차로 외가집에서 반대하는 사람과 살며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쌍둥이 부모님의 딱한 사연, 그리고 단 하나의 소원을 부모님의 결혼식이라고 말하는 곤이의 깊은 마음, 마지막으로........... 신랑 신부는 누구보다 잘 먹고 잘 살고, 쌍둥이도 무럭무럭 잘 자랄 거고, 모든 사람과 동물까지 두루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거라는 돗가비의 주례.

이게 이 책 <토째비 주례 좀 서 줘>에서 마주할 수 있는 뭉클한 감동입니다. 그리고 옛날 이야기 속에서만 만나던 도깨비를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지요. 짧지만 진한 감동과 긴 여운을 주는 동화입니다. 시작되는 겨울날, 긴 밤에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대신해줄 고마운 책입니다.

★ 국민서관 내친구 작은거인 시리즈는 그림책과 글자책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 주는, 저학년을 위한 읽기책 시리즈라고 하네요. 좋은 책이 많으니 참고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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