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주르와 아스마르의 이슬람 박물관 - Azur & Asmar, 초등용 정보책
미셸 오슬로.상드린느 미르자 지음, 조성천 옮김 / 웅진주니어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환상적인 그림자 애니메이션 "프린스 앤 프린세스"를 마르고 닳도록 보았던 큰 아이 입니다. 자연스레 미셸 오슬로의 팬이 되어버렸죠. 물론 엄마인 저도 감탄을 연발하면서 보았기에 미야자키 하야오에 이어 기억하는 감독중에 하나입니다.

아주르와 아스마르의 한 장면. <출처 네이버>
색채의 마법사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영화다
※영화제 소개글. 파란 눈에 하얀 피부의 아주르와 검은 눈에 검은 피부의 아스마르. 둘은 유모가 들려주는 요정 진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난다. 어느 날 성주인 아주르의 아버지는 구실을 찾아내 갈 데 없는 유모와 그녀의 아들 아스마르를 성에서 내쫓는다. 시간이 흘러, 청년이 된 아주르는 요정 진을 찾아 먼 여행을 떠나지만 배가 난파되어 낯선 땅에 도착한다. 이국적인 배경 속에 펼쳐지는 미셸 오슬로의 환상적인 애니매이션.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2006년에 탄생한 영화라고 알고 있습니다. 필모그라피를 통해서 이미 그 색채에 반해버렸기에 바로 볼 수 없다는거에 많은 아쉬움을 느꼈었죠. 그랬던 영화가 드디어 올 봄 우리나라에서 개봉을 했습니다. 남산 아래 애니메이션 전용극장까지 일부러 찾아간 수고로움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던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그 색채와 환상적인 이야기는 어른인 저 조차도 한눈에 쏙 빠져버리게 하는 힘을 발휘했죠. 영화속에서 우리는 동양과 서양, 기독교와 이슬람의 만남을 볼 수 있습니다. 화려한 볼거리와 환상적인 내용에 빠져 시간가는줄 모르고 영화를 볼 수 있었지만 영화를 뒷받침 해주는 기본 지식이 있다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으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만난 <아주르와 아스마르의 이슬람 박물관>은 그 의미가 더욱 큽니다. 이미 영화를 본 후 검색을 통해서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던 책이기도 했고요


책의 겉표지예요. 무라샤비에를 본떠 책 겉표지를 만들었어요. 정교함하면서도 예뻐서 한참을 들여다 봤습니다. 이 창문 양식이 무라샤비에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알았습니다. 화려한 이슬람 궁전의 건축 양식중 하나입니다. 이런 형식으로 다듬은 섬세한 나무 판자들은 창문을 가려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있지만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었었다고 하네요. 이 밖에도 책속에 영화에 등장하는 배경을 통해서 사치스럽다는 표현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화려한 이슬람의 궁전을 볼 수 있습니다.

책에서 만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아주르와 유모와 친구였던 제난과 아스마르가 살았던 이슬람 시대의 의식주를 비롯한 모든 문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이슬람 문화가 융성했던 시기의 유럽과 이슬람 제국의 정세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지도가 있어서 세계사까지 동시에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입니다. 요 지도만 들여다봐도 이 시기 세계가 돌아가는 이야기, 이슬람제국의 세력을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영화속에서 무심히 넘어갔던 부분들이 모두 역사속에 실제로 존재했던 것들이라는것을 속속들이 알려주고 있어서 마치 숨은그림을 찾는거 같습니다. 진요정을 찾아 모험을 시작하면서 이집트의 피라미드도 만나고 고대 페르시아의 최고의 신인 아푸라 마즈다의 상징물도 볼 수 있었다는걸 이 책을 통해서 알았답니다. 아주르가 말을 타고 지나갔던 무너진 교회는 비잔틴 제국 시대의 비실리카 성당의 폐허였다는 것도 알았네요. 영화속의 숨겨진 진실을 보는 재미와 함께 역사공부까지 할 수 있는 일석 이조의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크리스트교 문화와 이슬랆교 문화를 빼고서는 세계사를 이야기 할 수 없지요. 알게 모르게 접해온 기독교 문화는 익숙해져 있지만 이슬람 문화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생소하고 낯선게 사실입니다. 이 책이 인상깊었던 것은 그렇게 낯선 이슬람에 대해서 문화사적인 측면으로 접근하여 아이들에게 친숙하고 재미있게 이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매력적인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이용해서 말입니다. 영화속에서 보았던 배경들을 하나하나 풀어주는데 그게 바로 이슬람 이야기입니다. 영화속의 집을 통해 이슬람 건축을, 제난을 통해서 이슬람 여성들의 삶을, 시장의 장면을 통해서 이슬람의 무역과 상업을, 제난과 아주르의 만남을 통해서 이슬람의 음식과 정원을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이 먼저냐 영화가 먼저냐 누군가 묻는다면 먼저 이 책을 보고 영화를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시대배경과 이슬람 문화를 알고 영화를 접한다면 훨씬 더 재미있고 깊이있는 영화감상을 할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더불어서 아이들에게 이슬람을 접하게 해 줄 수 있는 책으로 강력 추천하고 싶은 책이기도 합니다. 처음에 등장하는 이슬람의 역사는 세계사를 좋아하는 저도 모르고 있던 구체적인 사실을 알 수 있는 부분이 있었을 정도로 간략하면서도 깊이있는 지식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세계 최대의 단일 문화권인 이슬람. 요즘도 심심치않게 뉴스에 등장하는 여러 사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꼭 알아야하는 이슬람에 대해서 알고 싶을때 처음 만나는 책으로 이 책을 본다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영화가 갖는 문화적인 힘, 하나의 종교가 갖는 힘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