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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닌자 6
코이케 카즈오 글, 코지마 고세키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예전에 닌자 한조라는 이름으로 해적판이 나왔던 바람의닌자입니다. 해적판의 제목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 이 만화는 일본의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마지막 승자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그의 심복 이가 닌자의 두령 한조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저같은 보통 외국인 독자로서 자세한 것까지는 알 수 없겠으나, 천하제패를 꿈꾸며 각지에서 일어난 여러 호걸들의 이야기와 맞물려 그 이면의 어둠속에서 암약해 온 닌자들의 세계가 상당히 흥미롭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 만화가 다루고 있는 배경 및 인물들이 우라나라 사람으로서는 대단히 편치 못한 부분이라서(임진왜란에 관련해서) 그 점이 걸리고, 또한 언뜻 보기에는 그림이 상당히 깔끔하고 예쁜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보시기에는 대단히 부담스러울거라 생각합니다. 선뜻 손이 가지 않는 만화일 듯 합니다만, 그래도 일단 한번 보시게 된다면 작품 자체는 상당히 흥미롭고 상당한 흡입력을 지녔음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림도 언뜻 보기에는 엉성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상당히 힘과 박력이 넘치고 적어도 제게는 그렇게 보였습니다.
라이센스판 바람의 닌자, 이것은 조금 별로라고 느껴집니다. 종이질이 해적판 보다는 낫고 책 크기가 크지만 일단 가격이 비싸다는 점입니다. 번역은 그다지 차이가 있어 보이지만 해적판의 경우 각 지명 및 인명등을 표기할때 일본식 표기 뒤에 괄호로 한자(우리말 독음)을 붙여줬었는데, 대원판은 그런게 없이 그냥 덜렁 일본식 표기만 나와있네요. 예를들면
해적판 - 도쿠가와 이에야스(덕천가강)
라이센스 - 도쿠가와 이에야스
이런 식으로.. 처음부터 대원쪽으로 봤으면 그냥 넘어가겠지만 해적판쪽을 먼저 접하고 나니까 그쪽이 차라리 나았다는 생각이 지워지지는 않습니다. 물론 우리식 한자독음을 넣어주는 것은 조금 우습지만, 어쨌든 고유명사는 괄호치고 한자로 넣어줬으면 하는데... 라이센스판도 가끔은 나오는듯 합니다만, 해적판의 경우에는 매번 괄호가 따라 붙었습니다.
그리고 라이센스판의 치명적인 점은 바로 표지 디자인 입니다. 원판은 본적이 없어서 알 수 없겠으나 해적판의 경우 만화 본편과는 딴판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대단히 멋진 표지 일러스트가 사용되었는데, 이 라이센스판은 컬러 연재분의 한 컷을 잘라다 표지에 오려넣었다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해적판 표지 일러스트들은 정말 극강이었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만화라, 더 할말은 없습니다. 대하 사극류의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한번쯤 권해 드리고 싶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