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러드 라딘.

소울러드 라딘 1
김도엽 지음 / 성경 / 1999년 11월

상당히 사람을 유쾌하게 해주는 소설의 하나입니다. 특히 6섯(여섯)이라던지, 2틀(이틀)이라던지 하는 부분은 대박이었습니다. 웃음이 절로 나오더군요. 독자들이 심심해 할까봐, 이런 코믹한 언어유희까지 집어 넣어주다니요. 책으로 나온 1,2,3권은 어떤지 몰라도 띄어쓰기가 너무, 엉성합니다. 띄어쓰기를 제외하고서라도 문법이나 맞춤법에 어긋나는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처음에 읽었을때는 재밌다 라고 느꼈는데 지금은 별로인듯 합니다. 특히 게이의 남성을 아예 그녀로 지칭하는 것은 너무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 갑니다.

거기까지 이상했지만, 마지막 반전이 재미있었습니다. 복선도 잘 깔아두었고, 시야가 너무 한두명엑 좁혀진 것이 단점이겠지만 캐릭터 설정도 그런데로... 괜찮고, 그런데 서술방식이 1인칭으로 나왔다가 3인칭으로 변화없이 어느샌가 바껴있더군요. 그래도 점점 나아지는걸보니까... 이렇게라도 써서 성숙해지는게 낫겠죠.

어떻게 출판되는 것일까?

무한진인 (無限眞人) 1
김진환 지음 / 자음과모음 / 2000년 11월

책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제발 이런 류의 책이 안나오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판타지를 읽는 독자로서도 상당히 거부감을 느낍니다. 도대체 판타지가 3류 소설로서 읽혀지는게 현실입니다만, 개중에 훌륭한 작품들도 많이 있습니다. 다만 이런류의 작품들이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처럼 있어 많은 사람들은 판타지를 흔히 3류 소설로써 가볍게 보고 던져버리면 그만인 책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하나 알고 싶은것은 출판사에서는 원고만 있으면 바로 인쇄해서 출판해버리는 건가 생각될 정도로 막나가는 작품이 있는가하면 띄어쓰기는 물론, 철자, 줄맞춤까지 수정해야할 부분이 눈에 띄는 작품이 많습니다. 이 책도 역시 마찬가지구요. 출판사 직원님들, 원고지에 써서 공모하면 빨간줄 직직 그어서 되덜아던 때를 아십니까. 문학이라는 장르마저 돈벌이로밖에는 안보이는가 봅니다.

백야행보다는...

시귀 1 - 죽음의 마을
오노 후유미 지음, 임희선 옮김 / 들녘 / 1999년 7월

일본의 호러 소설은 처음 접해봅니다. 이 책은 찬사를 거듭받았다는 시귀입니다. 이 책을 보았을때가 밤 1시. 결국 새벽 5시에 손에서 책을 내려놓으면서 끓어오르는 화를 감출 수 없었습니다. 살기 위해 인간을 죽이는 것이 죄인가? 살의없는 살인이 죄인가? 내가 사랑하는 이가 죽음을 건넜다고 해서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존재가 아닌가? 자신이 살기 위해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을 죽일 수 있을까? 인간만이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서 있어야하나? 라는 등의 질문에서... 달콤하면서도 의미심장한 질문들. 조금 어렵다고나 할까요. 수작과 범작의 중간에 위치한 소설이라고나 할까요? 나로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을 조금더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아직 일본 추리나 호러물을 많이 접해보지 못했습니다만 백야행이 더 좋다고 생각됩니다.

제목에서 풍기는...

신군주론 1 ㅣ 황금판타지문고 2
최순옥 지음 / 황금가지 / 2001년 7월

신군주론을 접한지는 꽤 됐습니다. 그 제목에서 풍기는 무게에 눌려 처음에 작품성면에서 기대를 많이 했었습니다. 거기에다 그 표지에 있는 <황금드래곤 문학상에서 최고의 추천을 받은 작품>이라는 문장은 결국 저에게 1권의 첫장을 넘기도록 만들었습니다. 처음에 접한 느낌은 문체가 마음에 든다 입니다. 그 간결하면서도 비중있는 문체가 저에게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후에 이 문체는 인물의 감정을 묘사하는데 치우치게 됩니다. 1권은 참으로 대 만족이었습니다. 다소 2권에서 전투에 대해 질질 끄는식의 지루함이 보였습니다. 3권에 와서 가장 걸리는것은 지루한 전개 입니다. 묘사를 다 지나치고 싶은 마음도 좀 들었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읽을만한 소설이도 또한 아직 모르겠으나 작품성도 있을것으로 보입니다.

기대 이하.

황제의 검 1부 1 - 무림편, 무림으로 가는 황제
임무성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1년 4월

딱 잘라서 말하면 기대 이하입니다. 대여점 주인이 권해서 본 책인데, 별로입니다. 일단 작가의 특이한 현황(기독교, 불교, 철학 섭렵, 3년간의 방랑생활)을 보고, 무언가 있는 소설이겠구나 하고 보았는데, 3년간의 방랑생활은 작가의 글솜씨까지 키워 주지는 못했나봅니다. 그다지 작가가 전하려는 주제도 명확하지 않고, 무협이라면 가려야한 말들이나 분위기상 맞지 않는 대사들은 사람을 어이없고 짜증나게 할때까지 있습니다.

비방하려는 것은 아닙니다만, 지금 교회 전도사에 몸담고 있다는 작가가 결코 머리가 빈 바보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출판사에서인지 무었대문인지 그의 특이한 경력은 마치 글을 쓰기위한 준비절차처럼 보입니다. 사실 무협 특유의 재미를 위해 생명경시사상을 여과없이 드러내주는 그의 소설은 보고있자면 교회 전도사가 쓴글이구나... 하고 수긍이 갈리가 없습니다. 파천이란 주인공은 게임에서 치트키를 쓴 주인공처럼 완전무적, 말그대로 슈퍼맨이 되어 강호를 누비는 3류소설의 흔하디 흔한 주인공중 한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