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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잃어버린 언어
스티븐 해로드 뷰너 지음, 박윤정 옮김, 오영주 감수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식물의 잃어버린 언어(The lost language of Plants) - 스티브 해로드 뷰너
도올 김용옥 선생의 책들을 보면 재미난다. 구어체로 쓰어져 있어서 이기도 하지만 강연에서 보여지는 것과 같이 내용 전달을 쉽고 재밌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올 선생의 책중에 학문적인 분야로 들어가면 우선 용어들, 한문들 때문에 도저히 진도가 안나간다. 한문을 안다고 하여도 워E 전문적인 부분을 다루기 때문에 정말 읽기 힘들고, 읽었다 하더라도 도대체 뭘 읽었는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식물의 잃어버린 언어를 별천사님이 소개해주셔서 사서 읽었다. 올 해 읽은 책 중에서 제일 어려웠다. 게다가 편집 방식이 매우 생소하게 되어 있어서 적응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놓았다가 읽었다가 놓았다가 잃었다가 마침내 440쪽을 읽어내고야 말았다.
이 책은 식물과 자연이 지구의 주인이고, 인간과 동등하며, 인간을 치유할 수 있는 소중한 생명망임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생명은 지구의 물리적, 화학적 환경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지구에서 벌어지는 각종의 생태적, 환경적 모든 현상과 분리될 수 없다고 본 러브록은 지구가 자기 스스로 자신을 조절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지구가 인간에게 점령당한 자원덩어리가 아닌 하나의 살아있는 존재로 보았던 것이고, 그의 이웃이었던 소설가 윌리엄골딩이 그에게 가이아(Gaia)라는 명칭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 책은 가이아라는 살아있는 생명네트워크속에 인간이 R아놓고 있는 화학적, 물리적 폐기물들의 폐해가 어떤 재앙으로 인간에게 돌아오고 있는지를 무수히 많은 연구 논문과 보고서를 통해서 증명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임신촉진제가 하수로 배출되어 담수호의 어떤 물고기들은 전부 암컷이 되거나 한다는 것이다. 또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무슨무슨 무수히 많은 약제들이 실제로 인간몸에서 흡수되는 것은 약 5%이내이고 나머지 95%가 생태계에 장기간에 걸쳐서 축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생태계의 균형을 통째로 흔들어 단 한순간에 지구생태계의 몰락을 가져올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책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이 거대한 화학물들 대신 치료와 복원의 대안으로써 수십억년 된 지구의 식물들의 능력을 또한 과학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예를들면, 화재가 났던 숲에서 이듬해 야생 상추가 자란다고 한다. 야생 상추는 화상의 통증을 완화해주고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화재가 나서 타버린 숲에 인간은 그 어떤 처방도 내리지를 못하는데 자연의 식물중 하나인 야생상추가 완벽한 처방을 내린다는 것이다. 그후 숲이 다시 새 식물들로 덮히기 위해 준비가 가능해지면 야생상추는 또 자리를 양보한단다.
이 책은 식물들이야 말로 자연과 인간의 병을 치료하는 위대한 의사이자 약사라고 말한다. 그래서 결국은 인간이 R아내는 화학적 폐기물이 이 식물들 마저 없애게 된다면, 더 많은 화학적 폐기물이 필요해지고, 그것은 새로운 내성으로 중무장한 바이러스와 질병으로 다시 돌아올 때, 위대한 의사이자 약사마저 없다면 그 때는 과연 누가 우리를 치료할 것인지 경고하고 있다.
식물들이 정적이 아니라 움직인다는 것도 말하고 있으며, 식물들이 초식 동물들에게 10-15%정도가 섟?먹히는 것을 오히려 즐기며, 어느 이유로 자신들의 생존이 위태로와질 정도로의 초식동물들의 왕성한 활동이 있을때는 식물안에서 천연화학물질을 만들어내어 초식동물들의 식욕을 억제시킨다는 것도 과학적 결과로서 설명하고 있다.
식물을 통한 약초학의 전통과 계승, 학문적 발전이 거대 의료업계와 자본주의 정부의 개발드라이브 정책에 의해 미국에서도 1930년도 부터 금지되었었다고 한다. 그러한 정책의 결과 훨씬 다양하고 건강하며 부작용없고 생태적이고 즐거울 수 있는 지구 전체의 식물과 인간, 문명과 지구의 조화가 전세계적으로 매우 위태롭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다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집주변의 식물로부터 식물이 이야기하는 언어을 알아 듣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 근자에 블러그에 올린 글들 중에 이 책을 통해서 비로서 의문을 해결했던 것이 있었고, 아하 그랬구나 라는 어렸을 적의 기억이 떠올랐었다. 숲으로 도토리와 밤, 야생 열매를 따먹고 맨발로 돌아다니며 가만히 바람과 바람에 춤추는 식물들의 풍경이 새삼스러웠다.
한번을 읽었지만, 약 300페이지에 다다르는 전문용어과 보고서 논문의 인용, 그리고 페이지 중간중간에 과감하게 자리하고 있는 관련한 주옥같은 글들 때문에 진도가 참 안 나가는 책이고 매우 읽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다시 한번 정독을 해볼 생각이다. 그러고 나면 식물이 잃어버린 언어가 아니라 우리가 잊은 식물의 언어가 조금 더 잘 들릴 수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