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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의 과학 - 물건에 집착하는 한 남자의 일상 탐험 ㅣ 사소한 이야기
마크 미오도닉 지음, 윤신영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4월
평점 :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사물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런 것에 관심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져 우리 앞에 와 있는지 잘 모른다. 이번 읽게 된 “사소한 것들의 과학(Stuff Matters)”에서 우리가 쓰고 있는 모든 것은 과학적인 설명이 가능한 결과물이란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우선은 저자는 재료 공학을 전공한 호기심이 많은 엔지니어다. 책 속의 각 단원 맨 앞장에 그가 살고 있는 런던의 아파트 건물 옥상의 사진이 잘 나와 있다(컬러 사진이 아니라 아쉽지만). 그곳에는 책에서 저자가 설명하게 될 대표적인 10가지 종류의 재료가 자연스럽게 위치하고 있다. 강철, 종이, 콘크리트, 유리, 흑연, 자기, 그리고 생체재료 등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는 재료들이다.
그럼 이런 종류의 책은 왜 읽어야할까? 첫째,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아는 만큼 흥미도 생긴다. 예를들어 초코릿은 누구나 즐기는 먹거리지만 어떻게 만들어지고 먹었을 때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잘 모른다.
이번에 초코릿에 대한 사실을 두 가지를 알게 되었다. 하나는 초코릿의 원료인 코코아 분말은 단순히 커피 원두처럼 만들어지지 않고 코코아 빈의 절반을 차지하는 지방을 제거한 후 여러공정을 거쳐야만 생산된다는 사실이었다. 다른 한 가지는 코코아에는 ‘카페인’과 ‘테오브로민’이란 성분이 들어 있는데 각성제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개에게 초코릿을 많이 먹이면 죽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 이유는 바로 ‘테오브로민’이란 성분이 개에게는 치명적인 독성이라고 한다. 원래 카카오의 린네식 학명은 ‘테오브로마’라고 하는데 그 뜻은 ‘신의 음식’이란 뜻이라고 한다.
두 번째, 사물에 대한 인문학적인 지식(또는 상식)을 얻을 수 있다. 각각의 사물에서 저자는 우리와 연결된 인문학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본문에 나오는 10가지 재료를 단순한 과학적인 설명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관련된 자신의 에피소드 즉, 스토리텔링으로 추억이 담긴 컨텐츠로 재탄생 시킨다.
예를들면 첫 장에 나오는 ‘강철’편에서 스테인레스 스틸의 발명 과정으로 소개하면서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금속과 불, 화산의 신인 ‘헤파이스토스’의 이야기를 엮어 전하고 ‘종이’편에서는 책을 소개하면서 우리의 내적 가치를 표현해주는 물리적 실체로 표현하고, ‘콘크리트’편에서는 새롭게 개발된 ‘자가치유 콘크리트’를 소개하면서 그 속에 존재하는 세균을 언급하면 마치 우리 함께 살아 숨쉬는 친분의 관계를 강조한다.
초코릿에서는 입안에 잘 녹는 성질을 비유하여 달콤 쌉쌀한 맛과 뇌의 흥분시키는 등의 현상을 이르켜 “재료의 시”라는 표현을 쓴다.‘유리’편에서는 광학적인이라고 하기보다 문화적이고 한다. ‘그래핀’편에서는 다이아몬드는 진정한 사랑으로 ‘자기’편에서는 부모님의 찻잔을 연상하며 두 분의 사랑을 축복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재료과학에 숨은 가장 핵심적인 아이디어는 미시적인 규모에서 변화가 일어나 거시적인 수준에서 재료의 특성이 변화하여 나타난다는 저자의 주장처럼 본문 내용도 그런 관점에서 기술되어 있다. 별 것 아닌 단순한 변화가 나중에는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사건으로 변화 발전하는데, 청동이나 강철 등 금속을 때리는 단순한 현상으로부터 20세기 특수강으로 개발되는 사례 등은 재미를 전해준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저자가 독자에게 전하는 주제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재료들은 “우리의 마음과 감정, 감각의 세계에 강한 영향을 끼쳐서” 결국 “우리의 모든 인생에서 우리의 가치를 반영해준다. 즉, 우리를 모습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재료를 좀 더 다른 ‘역사적인 관점’, ‘과학적인 관점’, ‘문화적인 측면’, 그리고 ‘기술적인 능력’에서 10가지 재료를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본문에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은 “사소한 것들의 과학”이지만 막상 읽어보면 우리가 그렇게 생각했던 것들이 결코 위에서 언급했던 여러 가지의 관점을 통해서 결코 사소하지 않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평소에 사물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독자나 특히 화학이나 물리 과학 교과목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과학적인 흥미를 갖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우리는 인생의 온갖 국면에서 우리의 가치를 반영해 줄 재료를 고르고 있다." "재료는 우리가 누구인지 드러내 준다." "재료의 세계에서는 우리를 둘러싼 재료의 효과를 지도에서 다시 그리는 끊임없는 반영과 흡수, 표현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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