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들의 평생 공부법 - 공자에서 모택동까지 공부하는 사람이 세상을 움직인다
김영수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읽고 난 뒤 마치 중국의 역사와 그 속에서 나타난 현자들에 대한 일대기 다큐를 한 번 쭉 훑어본 것 같다. 그 만큼 다양한 인물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   춘추 전국 시대의 공자, 맹자, 사마천, 제갈량, 주희 등과 최근에 모택동까지 그들의 독서/공부법을 알 수 있다. 물론 처음에 갖었던 기대처럼 개인별 독서/공부법이 자세히 기술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중국 현자들의 평생 공부/독서법을 요약하면“언제나 책을 가까이하고 반복해서 읽고 옛 것과 새 것을 고루 익히고 행동으로 실천이다.”다시 몇 가지 단어로 정리하면“통독, 정독, 숙독, 축척,요약, 필기, 의문, 반복, 실천, 행동”그리고 한자성어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학행결합(學行結合): 공부와 행동을 결합

- 학이치용(學以致用): 유용하게 활용

- 제요구현(提要鉤玄): 책의 요점을 파악하고 낚시하듯 그 핵심 정신을 낚음

- 관기대략(觀基大略): 책에 담긴 실질과 요점을 마음으로 이해하고 깨치는 독서법

  (대략이란 단어에는 전략적 통솔과 같은 의미도 포함)

- 일지록(日知錄): 날마다 쌓이는 지식의 기록

- 독서만권(讀書萬券)행만리로(行萬里路): 만권의 책을 읽고 만리 길을 다녀라 하는 말

 (책을 통한 지식과 여행을 통한 실제 경험을 병행할 때 진정한 독서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

- 삼복사온(三復四溫): 세 번 반복해 읽고 네 번 익힘

  (대충 훑어보는 이상 반복 숙독하고 진지한 생각으로 그 안에서 유익한 영양분을 섭취)

 

독서와 공부법과 관련하여 기억에 남는 것은 독서(공부)후 요약과 필기 그리고 행동이다. 그리고 모택동의 독서법, 이 책에서 그나마 구체적인 독서(공부)법을 알려주는데 방법은 ①내용의 요점 정리 ②표기/독서할 때 중요한 곳을 여러 가지 기호로 표시 ③주를 다는 것 ④독서일기 ⑤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기 등이다. 책을 읽을 때 충분히 활용할 만하다. 필자의 경우는‘요점정리, 표시, 주석달기, 독서일기(블로그)’등 4가지는 실천하고 나머지 한 가지는 내공이 부족해서 잘못된 부분이 수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 못하고 있다.

 

또한 이 책에서 새로 알게된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첫째, <사기>와 사마천에 대한 이야기로 진실된 역사서를 쓰기 위해서 <기초의 자료 수집과 연구, 현장 조사와 검증 그리고 정리 및 저술>의 단계를 거치는 과정 속에서 행해지는 공부(독서)법을 알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사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단순히 저자 1인 관점의 역사서라는 편협한 생각에서 그가 만든 역작을 제대로 알고자하는 호기심과 흥미가 생겼다.(그래서 결국 국내에 출간된 <사기(史記)세트/전6권>을 완독 목표로 구입)

 

둘째, 제갈량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그를 뛰어난 책사로서 평소 치밀하고 디테일 한 성품으로 독서/공부법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매우 단순하다. 관기대략(觀基大略), 그의 평소 공부법이다. 전체가 아닌 한 문장이도 책 속에서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핵심부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파악하면 전체의 주된 요점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주변 정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탐색하고 대세의 흐름이나 변화를 간파하는 식견을 기르는 공부법”이란 것이다.

 

독서법 측면에서 보면 통독이나 더 나가서 속독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바로 읽는 이의 배경 지식이나 지식의 깊이다."아는 만큼 보인다" 처음 접하는 책은 더구나 사전 지식이 부족할 경우, 보고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그러면 당연히 의미나 핵심을 파악할 수 없게 된다. 필자는 이 부분에서 제갈량에 대해서 이전에 그가 쌓아던 지식 정도를 무시하고 믿기에는 일반인들이 관기대략(觀基大略)으로 독서를 하면 처음에는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되고 결국 포기하지 않을까 우려 된다.

 

셋째, 다독에 관한 '정섭'의 공부법이다. 정독 후에 다독해야 그 내용이 정독을 통해 얻은 지식과 연결되어 새로운 지식이 된다는 것이다. 특정 분야(고전이나 경전류)를 깊이 있게 공부하고자 하는 중심 과제의 주변 내용을 깊게 알 수 있다고 한다. 필자의 경우, 인문 지식의 하수로서 처음에 천천히 읽어간다는 것은 많이 접하지 않은 낯설은 분야는 당연히 부담이 되고 결국 독서를 포기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것 같다(아마도 그래서 인문서 독서가 어렵지도 모르겠다). 일정 수준까지는 독서 량(量)이 필요하고 수준에 도달하면 독서질(質)로 이어지는 독서량과 독서질의 비례 관계에 맞는 독서법이다.

 

다섯째, 통독의 즐거움과 중요성이다.'주자청'의 주장인데 책은 무조건 통독(通讀)하는 것이다. 통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 전체를 꼼꼼히 읽는 의미가 아닌 관련된 주제의 책을 가능한 다 찾아 읽는 것도 통독에 포함된다고 한다. 우선 통독의 핵심은 읽을 대상과 그 밖에 다른 책의 상관성을 파악하는데 있다고 말한다. 쉽게 정리하면 한 권은 끝까지 대충 읽는 수준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바로 한권의 내용을 대충이라도 끝까지 파악하는 것이다. 반대는 숙독(熟讀)이다.

 

여섯째, 책을 읽을 때 생기는 의문에 관한 것이다. 양규의 1975년<신생월간> 5월호에 발표한 <지혜의 문이 열리려 한다> 중에서“많이 읽을수록 또는 많이 들을수록 애매해지거나 의문이 생기는데 실망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지혜의 문이 열리는 신호라는 것이다. 학문을 하려면 문제가 많이 생기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문제를 만난다는 것은 바로 지혜의 문에 도달한다는 신호이다.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위축되지 않아야 지혜의 문이 열리는 징조..서둘러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더러 진리 추구는 더욱 불가능하다. 반드시 네 힘으로 노력해서 열어야 한다. 그 문을 두르리는 데 필요한 벽돌은 과학적 방법, 풍부한 지식과 치밀함, 끊임없는 관찰과 사색이 있어야 한다. 엉뚱한 환상은 생각할수록 모호해진다. 그러면 지혜의 문은 등을 돌려 반대 방향으로 달려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외국어 책을 읽는 법에 대한 조언이다.“외국 책은 매일 봐야한다. 단어와 문법이 달라도 억지로 공부해야 한다. 한 권의 책을 가져다 억지로 읽되, 단어를 번역하고 문법을 기억해야 한다. 다 읽어도 제대로 이해가 가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잠시 내려놓고 다른 책을 읽어라. 몇 달 또는 반년 뒤에 다시 읽던 그 책을보면 분명 처음보다는 한 결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노신'은 주장한다. 정말 외국어 공부는 절대적인 학습량이 필요하다. 학습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꾸준함인데 바로 자주 접하는 것이다. 양(量)과 관련된 중단없는 학습을 위해서는 바로 개인별 전략이 필요하다. 외국어(특히 영어) 학습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종합해 정리하면 매일 매일 볼 수 있는 수단(매체)을 만드는 것이다. 필자가 사용하는두 가지는 영자신문 구독과 교육방송 청취다. 쉽지만 만만하지 않은 방법이다. 그러나 이것 마저도 하지 않는다면 별도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끝으로 이 책에 대해서 다시 한번 평(評)하자면 독서와 공부에 대한 자세를 다시금 잡아준 고마운 책이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제목만으로 그것을 선택한다면 후퇴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누구나 관심만 가지면 통독(通讀/대충)과 숙독(熟讀/꼼꼼히)이 가능하다. 이 한 권을 아직도 접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한번 대충 보기라도 해 봐라! 여러 가지 독서/공부법 중에서 단 한 가지만이라도 기억하고 바로 실천/행동한다면 우리의 독서만권(讀書萬券) 행만리로(行萬里路)를 위한 독서일권(讀書一券) 행일리로(行一里路)가 될 것이다.


>>관련된 나의 블로그 http://www.winereading.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