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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문명 1~2 - 전2권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평점 :
작가의 전작 <고양이>에 이어진 내용이지만
그 책을 읽지 않고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패스트가 창궐하여 인류의 문명이 흔들리기까지 한다는 설정인데,
전염병이 무서운 것은 알고 있었지만, 문명이 사라질 정도까지 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인간이 원인이었죠. 쥐, 고양이, 돼지, 앵무새까지 실험의 대상이 되었고,
그 덕분에 인류의 방대한 지식을 얻게 된 쥐의 왕 티무르가 정복을 시작했거든요.
책의 전체적인 흐름은, 얼마 남지 않은 인간과 고양이들이 서로를 돕고 의지하며
엄청나게 불어나는 수십만, 수백만 쥐 군단을 상대로 저항하고 도망치는 내용이고,
그 과정에서 암고양이 바스테트가 인류 문명에 중요한 요소인,
유머, 사랑, 예술을 깨닫고, 내면적으로 성장하는 이야기예요.


전작들처럼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서 인용도 하지만,
바스테트의 엄마가 하신 말씀이라며 언급한 것들이 너무 좋았어요.
때로는 바스테트 스스로가 깨달은 것들도 말해주는데,
고양이가 사람인 저보다 훨씬 낫구나 싶어요.
"불행은 강장제 같아서, 존재에 활력을 불어넣고 우리를 진화하게 만든다."
"이왕 물방울일 바에는 잔을 넘치게 하는 마지막 한 방울이 되렴."
"남들이 너한테 하는 비난을 자세히 들어 보면 그들의 약점을 파악할 수 있단다."
라퐁텐의 우화처럼, 작가는 동물들을 빗대어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어요.
돼지고기 가공 공장에 자리잡은 돼지들이 인간들을 상대로 벌인 재판에서,
인간의 죄목을 하나하나 들추는데, 참으로 부끄럽고 미안했어요.
이런 인간들을 변호할 수 있는 문장이 과연 있을까 싶었지만,
다행히 작가가 변호를 해주어서 감사했어요.
결국 인류의 발전으로 생태계에 혼란이 오고,
지금의 코로나를 비롯한 전염병이 온 것을 보면
인류만을 위할 것이 아니라, 생명체 모두를 위한
삶의 방식을 찾아야겠다 생각이 듭니다.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밌게 읽은 장편 소설, <문명>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