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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ㅣ 더디 세계문학 6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임영신 옮김 / 더디(더디퍼런스)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워낙 유명한 책이라, 직접 읽지 않았다해도
내용은 대부분 알고 있을 <어린왕자>
나 역시 학창시절부터 여러번 접했기에
모르는 내용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내가 놓치고 있던 부분이 꽤 있었다.
1943년에 발표된 뒤 현재까지,
26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고 시대와 국경을 넘어
사랑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
<어린왕자>하면 떠오르는 그림.
어릴적엔 이 그림에서, 왠지 신비스런 기운이 느껴져 무섭기도 했었는데,
나도 어른이 되었나보다, 하나도 안무섭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라니,
지금 생각해도 상상력이 참 뛰어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생텍쥐페리 자신의 이야기인듯 아닌듯 헷갈릴 정도로
<어린왕자>에 나오는 "나"는 작가와 닮아 있다.
비행기를 좋아하는 것도 그렇고,
어른이 되기를 싫어하는 것도 (아마도?) 그렇고 말이다.
어쨌든 "나"는 비행기가 고장나는 바람에
사막 한가운데에 불시착했고,
어린왕자를 만났다.
처음 보자마자 양을 그려달라던 어린왕자는,
한번 질문하면 대답을 들을 때까지 물으면서
정작 나의 질문에는 제대로 대답하지 않았다.
"나"도 독자도, 왠지 모를 신비한 매력에 자꾸 빠져든다.
정말 슬플 때는 해가 지는 게 좋아서,
마흔네 번이나 해지는 걸 보았다는데
무엇 때문에 그렇게 슬펐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어린왕자가 되어 짐작해볼 뿐이다.
그리고 어린왕자는 우리를 반성하게 만든다.
그가 지구로 오기 전 여섯 개의 행성에서 만난
왕, 허영쟁이, 술주정뱅이, 사업가, 가로등지기, 지리학자는
정말 중요한 것은 모르는 채,
'중요한' 일로 '바쁘다'를 외치며
하루하루 쉬지도 못하고 일하는 우리를 보는 것 같거든.
하지만, 책을 읽고 다시 한번 떠올려본다.
'길들인다'의 의미를 말이다.
여우와는 전현 상관없는 밀밭이
여우를 길들인 어린왕자의 황금빛 머리카락을 생각나게 하고,
그 밀밭에서 들리는 바람소리까지 좋아하게 될거라는 말에,
'아~ 맞아!!' 하며, 사십 년 쯤 살아온 경험으로 인정한다.
어린왕자가 지구에 온 지 딱 일년 되는 날.
어린왕자의 행성이 정확히 머리 위에 온 날.
어린왕자는 자신의 별로 돌아갔고,
나도 약간 눈물이 날 뻔 했다.
죽은 건 아니겠지?
너무 몰입했다^^;;
어린왕자의 짧고도 긴 여행이 끝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가르침이 있다.
여우가 알려 준 비밀 말이다.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거든.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하게 된 것은
네가 그 꽃을 위해 쏟은 시간 때문이야.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서 너는 영원히 책임이 있는 거야.
한 때 어린이었던 사람들도
현실적인 것을 외면해서는 안될 만큼
책임져야 할 게 많은 어른이 되었지만,
마음 속에 어린왕자가 들려준 이야기를 담고,
잊지 않는다면, 삶은 더 따뜻하고 기대되는 일들로 가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