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과 분노는 꾹꾹 누르는게 아니야

잔혹한 그림 왕국 ㅣ 애덤 기드비츠의 잔혹 판타지 동화 3
애덤 기드비츠 지음, 유수아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6년 5월

'잔혹동화'라는 장르는 거의 읽어 본 적이 없어요.

다만, 우리 나라 <콩쥐팥쥐>의 결말이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이 아니라,

팥쥐가 끔찍한 벌을 받았다는 것과, 종종 <TV 서프라OO>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기존의 동화 속에 숨겨진 무서운 사실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거든요.

이번에 읽어본 미래엔의 <잔혹한 그림 왕국>은

어린이들에게 이야기 해주는 형식으로 나왔는데,

처음엔 무섭다가(^^;;) 나중엔 어린이들의 모험담 같은 이야기로 느껴졌어요.

좀비 영화처럼 마구 혐오스럽지는 않았고요,

작가의 메시지가 정확히 드러나는 이야기였어요.

모든 걸 갖춘 부부에게 오직 아기가 없었어요.

그렇게 바라던 아이가 태어났지만, 쌍둥이 남매가 태어나던 날

아버지는 너무 행복해서 꼴까닥 죽고 말았어요.

엄마는 아기들을 잘못 키울까봐 두려웠고,

젖을 먹이고 옷을 입힌 뒤에는 책을 읽으러 갔어요.

한마디로 그냥 내버려둔거죠. 하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잘 자랐답니다.

더 나은 가정을 위해 재혼했으나 새아빠는 요링겔(오빠)를 죽였고,

그 죄를 요린다(누나, 서로를 오빠, 누나라고 불렀거든요)에게 뒤집어 씌웠어요.

그리고 다시 요링겔은 건강하게 나타났지만,

쌍둥이 남매는 엄마가 해주신 말씀대로,

'고통을 억누르고 분노를 뿌리뽑으려 노력'했어요.

책의 두께가 말해주듯이 요린다와 요링겔이 겪은 모험은 어마어마했어요.

작가가 <재투성이>, <노간주나무>, <소름을 찾아 나선 소년> 등 다양한 그림 동화에서

모티브를 따오고,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든 모험들이었거든요.

결국 분노에 찬 요린다는 죽어서 지옥으로 떨어졌어요.

여왕으로 지내던 시절 분노에 싸여 폭군이었거든요.

하지만, 서로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던 요링겔이

지옥까지도 찾아가서 요린다를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악마의 할머니가 말합니다.

"그건 너희 탓이 아니야!"

태어난 것 밖에 한 것이 없는 남매는,

지금까지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두려워 지내시는 것 모두

자신들의 탓이라고 생각하고 주눅들어 살아왔었거든요.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

공포의 대상이었던 집으로 남매는 돌아갑니다.

이젠 눈물을 참지 않고 실컷 폭포수처럼 쏟아냅니다.

그리고 자신의 과거 잘못으로 인한 그림 왕국의 잘못된 제도를 바꾸기 위해

어린이 왕국을 만들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맞서 싸웠어요.

두렵지만 도망치지 않고 당당하게 말이죠!!

무섭지만 재밌는 환타지 동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