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욕 킬러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55
임지형 지음, 박정섭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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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생들 사이에 욕하는 게 큰 문제죠.

몇 해 전 TV에서 한 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욕을 안하게 하는 실험도 했었는데,

못하게 하니 아이들이 답답해 했고,

욕을 지우고 보니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게 문제였어요.

기분이 나빠도 욕, 놀라도 욕, 화가 나도 욕,,,, 감정을 점점 과하게 표현하다보니,

센 욕이나 대박, 헐~ 과 같은 비속어를 사용하면서 바르게 표현하는 걸 모르더라고요.

 

그 실험을 보며 저도 감정 표현에 대해 제대로된 언어 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책으로 적나라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혜진이는 반에서 제일 욕을 잘하는 남철에게

기분 나쁜 일이 있자, 그 친구에게 욕을 해달래요.

'자기 입은 깨끗한 채로 두고, 내 입을 더럽히겠다는 거야?'

하지만, 남철이는 아이스크림에 넘어가서 지석이에게 한바탕 욕을 쏴줬어요.

맞아요. 욕을 하면 시원하기도 하고 내가 센 사람인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사실 욕한 사람의 입이 더러워지고 결국 기분이 안좋아지거든요.

 


혜진이의 제안으로 남철네 반은

욕 사용권을 사야만 욕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용돈이 떨어진 남철이는 화 나는 일이 있어도 욕도 못하고 답답했죠.

그러다가 어릴때부터 아무렇지 않게 욕하며 친했던 준하가 다쳤는데,

욕 한 마디에 분위기가 이상해졌어요.

평상시에는 별거 아니었던 건데 말이죠.

아마도 욕도 그런거 아닐까요?

하다보면 점점 세져도 아무렇지도 않고

안하다가 불쑥 한 번 튀어나오면 어색해지는 것.

 

이렇게 욕 사용권과 감시하는 제도 덕분에

남철이네 반은 욕이 줄었고, 욕 사용권을 사고도 쓰지 않은 아이들은

두 배의 값으로 환불받게 되었어요.

하지만, 투기 목적이 있던 아이들도 있어서

결국 선생님의 사비로 아이들에게 돌려주게 되었죠.

그래서 다시 제안을 한 것이, 욕사용권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하루에 세 번은 꼭 칭찬을 해줘야 환불해 준다는 내용을 덧붙이게 되었어요.

 

그러자 처음엔 칭찬하는 게 어색하고 쑥스러웠던 반 친구들 사이가

욕 대신 칭찬해줌으로써 서로서로 기분이 좋아졌어요.

"욕은 욕을 낳고, 칭찬은 칭찬 낳나 보다"

정말이지, 욕을 하면 시원해도 다시 욕이 따라와서 기분이 더 나빠질때가 많거든요.

이제 남철이네 반 친구들은 욕보다 칭찬의 효과를 더 크게 누리며 밝게 지낼 수 있겠죠?

 

사실 이 책은 약간의 두려움이 있어요.

초반에 너무나 적나라한 욕이 나와서 저학년들은 오히려 욕을 배울까 걱정도 들었죠.

욕을 좀 할 줄 아는(?) 아이들이나 욕을 많이 들어봤던 아이들이라면

걱정없이(^^;;) 읽어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초반에 그런 내용을 넣은 것은,

곪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아프지만 상처를 도려내는 고통을 참아야하는 것과 같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누가누가 더 잘하나 내기라도 하듯

끊임없이 욕을 쏟아내는 요즘 아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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