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스님 나의 음식 (백양사 고불매 리커버 양장 에디션)
정관 지음, 후남 셀만 글, 양혜영 옮김, 베로니크 회거 사진 / 윌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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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도서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음식은 손맛이라고 하더니 정말 그렇다.

똑같은 재료, 똑같은 레시피로 만들어도

누가 만들었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고,

같은 사람도 어떤 상황과 마음으로 했느냐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니 말이다.


이 책은 정관스님의 음식 레시피책이 아니라

(책의 후반부에 계절별 음식이 여러 개 소개되긴 한다)

수행을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서의 음식과

수행의 한 방법으로서의 요리에 관한

철학과 삶이 담긴 에세이다.


2017년 <셰프의 테이블>이라는 넷플릭스 프로그램을 통해

정관스님과 음식이 전세계적으로 알려졌다.

그 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정관스님이 계신

천진암을 찾아왔고, 음식 수행 경험을 쌓고 있다.





음식이 수행이 된다는 의미는

기다림과 정성이 들어가기 때문이 아닐까?

씨앗에서 시작하여 태양, 비, 바람, 대지의 힘으로

열매 맺기까지의 긴 기다림이 있고.

자연의 에너지로 만들어진 식재료들에

만드는 이의 에너지와 정성이 더해져야

먹었을 때 온전히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의 패스트 푸드들에게서 얻는 것이

온전한 영양과 정성은 없고 칼로리만 있나보다.

'바쁘고 지친 지금'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이미 만들어진 것으로 조리만 하거나

배달, 외식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전, 곤드레 나물을 만들며 이런 생각을 했다.

'말린 나물을 하루 불리고, 깨끗이 씻어서 삶고,

다시 헹구어 양념과 물을 넣고 약한 불로 익히고.

역시 진짜 음식은 이렇게 오래 걸리고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구나.'

힘들긴 하지만, 오랜만에 진짜 음식을 먹는 기분이 들었다.

나도 음식을 만들며 수행을 했나보다.





신선하고 좋은 재료로는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정관스님이 계신 천진암의 자연환경도

스님의 음식맛을 올려주는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메주콩을 삶고 발효해서 장을 담그고,

장아찌 하나를 만들기 위해 여러 해 과정을 거치고,

철마다 나오는 열매들로 정성껏 청을 만드는,

그러한 과정이 있기 때문에 MSG 없이

더 맛있고 감동적인 음식이 나오는 것이다.



삼시 세 끼 모두를 기다림으로 만들 수 없겠지만

떠오르면 고향처럼 든든하고 따뜻해지는

그런 음식을 만들어두어야겠다.

집에서 만드는 만두와 식혜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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