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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 - 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지음, 김진주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10월
평점 :

아! 그래서 그랬구나!!!
이해가 전혀 되지 않았던 사건들이
'군중'과 그들을 이끄는 '지도자'의 특성을 알게 되면서 이해가 되었다.
제삼자가 볼 때는 전혀 말이 되지 않는 그런 언행들이
자신을 따르는 군중을 어떻게 휘어잡을지 알고 있었겠지.

군중심리에 대한 연구는 오래되지 않았다.
그나마 군중의 범죄에 대한 연구만 있었는데,
(이 책이 쓰일 당시. 현재는 더 많아졌겠지)
저자는 군중심리에 대해 다각도로 바라보았다.
독립된 개인으로 어떤 생활양식,
직업, 성격, 지적 수준을 가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군중 속의 개인으로는 그런 것들은 의미가 없고 평균값으로 내려가버린다.
논리적 추론력은 이미 망각하고 감정적인 상태가 되어버린다.
이거 너무 심한 것 아니냐 반문이 들었지만,
실제 프랑스 대혁명 당시 선량한 시민들이
군중으로서 행했던 무자비한 사건들을 보면
이성이 마비 되었다는 말은 사실이다.

프랑스 총사령관이 요새 설계에 참여했다가 호송되던 중,
G.P.의 연설로 군중의 분노를 잠재운 예를 읽으며 혀를 내둘렀다.
이런 경우, 논리적 추론만이 힘을 가진다는 생각은 틀렸다.
분노한 군중을 상대로 정연한 논리를 폈다가는
그 자리에서 처단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군중을 이루면 극악무도할 수 밖에 없나?
물론, 개인으로는 할 수 없지만 군중이었기에
실행 가능한 도덕적 선행도 있다.
무의식 상태의 선이지만 말이다.

지도자에게 권력을 주는 것은 위신이다.
위신은 타고나는 것이 더 많고,
실패할 경우 그냥 개인이었을 때보다 더 비참하게 떨어진다.
똑똑하고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이
지도자가 되는 경우는 그런 조건이 해로울 때가 많다.
(이 문장에서 떠오르는 한 정치인이 있어 이해가 쉬웠다. 안타까운 일이다.)
군중을 압도하는 연설은 논리정연함 보다는
그들의 요구를 이미지화 할 수 있어야 한다.
암시, 확언, 반복으로 군중의 지지를 얻는다.

의회도 역시 '군중'이다.
특히 유권자의 암시가 커지는 사안에 대해서는 절대 물러남이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개인으로서 조용히 연구하여 만들어낸 법안은 훌륭하다.
하지만 의원들의 섣부른 수정이 거듭되면서 그 법은 참담한 수준으로 전락하고 만다.
'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
라는 책 제목에 대한 것은 독자의 몫인가보다.
소제목인 '군중심리'가 이 책의 큰 주제이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 <내부자들>에서
백윤식씨가 했던 대사가 자꾸만 떠올랐다.
내가 군중 속의 개인이 아니라,
독립적인 개인을 유지하기 위해
늘 되돌아보고 멀리 바라볼 줄 알아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