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그림 읽기 - 고요히 치열했던
이가은 지음 / 아트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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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문자가 없던 원시시대에도


죽은자를 애도하고 기억하기 위한 그림이 있었고,


무지몽매한 백성들을 깨우치기 위한 그림,


세태를 꼬집는 만평, 이야기책에 실린 그림 등등


늘 함께 있었고 실로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외고 프랑스어 전공에 신문방송학과 졸업,


서양사학과 석사학위를 받은 저자의 이력을 보고


그림과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궁금했다.



그림은 그냥 한장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었다.


 시대의 변화가 담겨 있고, 역사가 들어 있다.


작가의 심리를 반영하기도 하고


어두운 마음을 극복하려는 노력도 들어있다.







프롤로그 '고요하게 치열했던 나의 하루에게'에 


실린 그림은 「줄타기 곡예사」이다.



줄 위에서 자유자재로 놀기 위해


수없이 떨어지고 다치며 연습했으나,


막상 그녀의 공연에 관심을 기울이는 관객은 거의 없다.


많은 사람들의 배경으로 밖에 보이지 않지만,


만약 그녀가 그 상황에 실망을 한다면 더 나아갈 힘도 없이 내려올 것이고


그럼에도 나만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그녀의 인생은 빛나는 것이다.



우리들도 다른이들의 성공과 실패(로 보이는 것)들을 눈으로 보고 있지만,


모두가 내용과 방법만 다를 뿐 고요하고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 알게 된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 대한 저자의 견해,


최초의 아이돌이라 할 수 있는 '리스트'와


작품 「피아노 치는 리스트」를 통한 덕후 이야기,


비슷한 나이, 영국작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작품을 주목 받은 시기가 달랐던 두 화가,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와 '존 컨스터블'


등등 저자가 전해주는 이야기 덕분에


그림이 달리 보이고 더 가깝게 다가왔다.






이 책은 '사적인 그림'이라고 하지만,


'모두의 것'이기도 한 '그림'에 대한 이야기다.


역사도 있고 정보도 있고 에세이 같은 책.



딱히 장르를 정할 수는 없지만,


최근 읽은 책 중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다.



그림을 볼 때에도 큰 도움이 되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그리면 좋을 지


따뜻하고 조용히 가르쳐주는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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