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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봄 우리나라 좋은동화 ㅣ 우리나라 좋은동화
김재복 외 지음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5월
평점 :

요즘 그림책, 그림에 빠져 지내다보니
이런 동화를 읽어본 게 참 오랜만입니다.
짧은 동화 여러편이 함께 들어 있는 책인데,
단편, 장편 소설도 아닌 이 짧은 동화를 보며
막 눈물이 나고 가슴이 뭉클하고 그랬어요.
글은, 길이나 장르가 중요한게 아니라
독자의 경험과 마음에 공감 할 수 있느냐가
우선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2023봄 우리나라 좋은 동화 책에는
열 편의 동화가 실려 있어요.
찾아보니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좋은동화"로 책을 만드셨는데,
젊은 작가 동화 선집으로는 최근에 시작한 모양입니다.
실험적이고 젊은 감각으로 쓰신 좋은 동화들을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첫 편부터 눈물이 찔끔났던 <엉터리 산신령>
산신령이라면 길고 하얀 수염에 구불구불
큰 지팡이와 위엄있는 말투가 생각나는데,
이 동화에는 요정 크기의 앳된 산신령이 나와요.
도술이라고는 변신술이 고작인데,
그나마도 원하는대로 되지 않아 속상한 산신령.
하지만 얻어먹은 사탕도 많고 소원 빌러 왔다가
비를 맞고 감기에 걸린 대수를 그냥 둘 순 없었죠.
은행나무가 힘써서 만든 은행열매도 주고,
목 아래로는 곰이고 얼굴만 엄마로 변신한 산신령이
창문에 머리만 내민 채 대수의 소원을 들어줍니다.
알콜중독이 되어 시도때도없이
화를 내고 딸을 때리는 엄마 이야기는
<엄마의 뚜껑>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는데,
엄마를 진정시키고 싶어서 소주뚜껑, 주스뚜껑,,, 온갖 뚜껑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잠자는 엄마의 가슴에 대고 뚜껑을 닫는 장면에서는 진짜 엉엉 울었어요..ㅠ.ㅠ
나는 어떤 엄마일까? 아이들 눈에 나도 뚜껑이 사라진 엄마는 아니었는지 반성도 되고요.
메타버스 공간으로 아이를 데려가 치유하는 이야기는
정말 신선하면서 진짜 이렇게 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되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은 동화는
물론 그 자체로도 큰 가치가 있고 좋지만,
이렇게 새로운 시도와 주제로 써주는 동화들도
감동을 주고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수가 있어요.
이런 동화들이 많이 쓰이고 많이 읽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