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시작이 파란 솔새였구나

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10대는 마음도 몸도 성장하느라 원래 복잡하다

그런데, 주인공처럼 암흑적인 일과 엮여서

자신의 인생에 큰 물결이 일고 흔들린다면

더욱더 올곧게 성장하기가 힘들었겠지.

다행히도 엘리에게는 좋은 사람들이 있었다.

세상은 그들을 좋은 사람이라고 하지 않지만...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좋기는커녕 가까이 하지 말라고 할 법한 사람들이다.

첫번째, 택시 기사 살인죄로 수십년을 복역하고

그 안에서 탈옥을 시도했으며 실제 성공했고,

다시 투옥되어서 모범수로 형을 마치고

당당하게 정문으로 걸어나온 슬림 할아버지.

슬림 할아버지는 엘리와 그의 형 오거스트의 베이비시터로 지내면서

연장자로서 삶의 지혜 혹은 실용적인 것을 많이 알려준 인물이다.

두번째, 어쩌다가 마약상을 하고는 있지만

천성이 착하고 품위 있는 라일 아저씨.

사고로 아빠와 헤어져 살면서

엄마가 만난 새 아빠의 역할을 하는데,

엘리와 서로 반항적으로 대하지만,

사실은 애정을 갖고 좋아한다.

세번째이자 가장 든든한 지원자 형.

부모님과의 사고로 여섯살 이후 말을 안한다.

하지만 동생과는 눈빛만으로도 대화가 된다.

우주보다 한 살 많아서 모든 걸 알고 있다.

처음과 끝을....!!!

슬림 할아버지와 세차를 하면서

형이 하늘에다 쓴 글자

'너의 마지막은 죽은 솔새'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겼고,

형도 더 이상은 말을 하지 않았지만

엘리는 몇 년 동안 그 말을 잊지 못했다.

그리고 진짜로, 그 말이 현실이 되었다.

자전적인 소설이라고 하는데,

정말로 이런 일을 겪었다면 제정신으로 살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시기였다.

하지만 부모님은 엘리와 형이 특별하다고 했고 정말 그렇게 믿었다.

그 덕분에 온갖 일을 겪고도 따뜻하게 성장할 수 있었겠지.

오랜만에 읽은 장편소설에

오래 기억에 남을 영화를 본 느낌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