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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1~3 세트 - 전3권 (무선)
류츠신 지음, 이현아 외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평점 :
좋아하는 영화의 장르는 주로 추리, 법정 드라마, SF이다.
기억에 남는 SF영화는 <인터스텔라>, <컨택트>와 같은 과학적이면서
생각할거리를 주는 것인데, SF소설류는 아직까지 청소년 수준의 소설 정도만
읽어보았던 것 같다. 특히 일본이나 프랑스 소설은 많이 봤어도,
중국 소설은 처음이라 등장 인물들의 이름부터 낯설었지만,
역시나 좋아하는 장르라서 쉽게 몰입되면서 재미있게 읽게 되었다.

처음 들어보는 소설가이지만,
류츠신은 중국을 대표하는 과학소설가로 1999년부터 2006년까지 8년 연속으로
중국 과학소설계 최고 권위의 'SF은하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수리공정학과를 졸업하고 산시 냥쯔관 발전소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과학 용어와 최신의 과학 이론까지 나와서
책의 전문성이 느껴진다. 그렇다고해서 고급용어로 인해 읽기 어렵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는 그의 지성이 부럽다.
최근 자살한 과학자들 사건으로 경찰과 군인까지 왕먀오를 찾아왔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과학자가 남긴 유서를 읽어주었는데, 난해하기만 했다.
"모든 것의 모든 것이 모두 하나의 결과를 향하고 있다.
물리학은 존재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것은 알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유서의 내용도 너무나 막막했고 초반부터 분위기를
너무 거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저격수 가설'과 '농장주 가설'을 읽어보니, 왠지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 수백 수천 년 동안 열심히 연구하고 장비를 개발하였지만 저격수나
농장주가 그랬듯이 아무 의미가 없었던 것이고 규칙이라는 것은 원래부터
없었던 것이라면? (이 대목에서도 작가의 창의력이 감탄스럽다.)
'과학의 경계' 과학자 중 하나인 선위페이가 하던 V장비 게임을 해본 왕먀오.
왠지 이 게임이 단순한 게임으로 끝날 것 같지 않은 생각이 든다.
이제 1부의 반까지 왔는데, 이 거대한 소설이 내게 줄 웅장함에 큰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