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에서의 치유

오두막
윌리엄 폴 영 지음, 한은경 옮김 / 세계사 / 2009년 3월

책 소개 몇 줄을 읽고 너무나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작가 윌리엄 폴 영은 자신의 여섯 자녀들에게 줄 선물로 이 책을 썼는데,

주변 사람들이 이 책을 출판하자고 강력하게 권유하여, 세상에 빛을 보게 된

책이다. 입소문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를, 단 몇장을 읽어내려 갈 때부터

알것 같았다. 이 책은 삶의 시련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사람들은 그냥 나이를 먹고, 쉽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저마다의 아픔이 있고, 시련을 겪게 되고, 그 시련과 상처를 이겨내며 삶을

살아낸다. 그 아픔이 어떠한 아픔이든, 당연히 견디기 힘들고 어렵겠지만

계속해서 끊임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우리의 삶은 한번밖에 주어지지 않은 소중한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좋은 날만 있을 수 없는 인생에서 시련은, 자신이 이겨내야 하는

필요악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련이 없으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나 또한 견디기 어려운 아픔을 맞닥들이게 되면 나 자신의 상처로 내 스스로

지은 집, 바로 ‘오두막’의 존재를 가지고 있다. 남에게는 대수롭게 보일지라도

내 자신은 견디기 어려운, 잊기 힘든 기억들을 이곳에 간직하고 있다.

소설속에 나오는 매켄지는 어린시절 술주정뱅이 아버지로부터 도망쳐서

혼자 힘으로 열심히 살아가며, 가정을 꾸리고 예쁜 자식들과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날 그는 자식들과 함께 캠핑을 떠났는데, 그곳에서 막내딸을 잃고 만다.

5살 이하의 어린여자아이만 납치하는, 연쇄살인범에게 막내딸을 뺏기고 만것이다.

매켄지의 자책감과 슬픔, 그의 인생이 산산조각났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캠핑을 가서, 자식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아무 죄없는 자식을

미친자에게 잃었다는것, 살인범은 잡히지 않았고, 딸의 시체또한 찾지 못했다.

생각만 해도 내 가슴도 미어질 것만 같은 이야기이다.

그리고 캠핑을 같이 갔던 케이트는 동생을 잃은것이 자신때문이라고

자책하여 부모와 이야기하는 것을 꺼린다.

이런 상처를 얻었을때는 신에게 이렇게 묻고 싶을것이다. 왜 아무 죄도 없는

어린 내딸은 목숨을 잃고, 죄 많은 사이코살인범은 잡히지 않고 살아가는 것인가요?

라고 말이다. 그런 매켄지 앞으로 파파(하느님)에게 편지가 왔다.

딸의 찢겨진 옷과 혈흔이 발견된 깊은 숲에 있는 그..오두막....

오두막에서 만나자는 편지를 받게 된다. 그 오두막에서 매켄지는 믿기 어려운

경험을 하게 된다. 흑인여성의 몸으로 나타난 파파, 그리고 아시아 여인의 모습인

사라유와 유대인의 모습을 한 예수를 만나, 온갖 질문들을 퍼붓고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의 아픔을 조금씩 치유해간다. 딸의 피 얼룩이 있던 오두막은

어느새, 꽃이 핀 아름다운 천국의 모습이 되어있고, 그곳에서 해맑게 뛰어노는

딸 미시를 보게 된다. 그리고 그는 미시의 시체가 있는 곳을 발견하게 된다

아픔은 쉽게 치유될수 없다. 그리고 치명적인 아픔을 겪게 된다면 신의 존재는

커녕, 모든 삶의 모습을 부정하고 싶어진다. 비극이 가득한 오두막에서,

그는 신을 만나,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더 의미있는 삶을 영위하고

언젠가 죽음을 맞이 했을때, 당당하게 막내딸 미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절망을 이겨내고 사랑과 용서가 복원되었던 오두막, 읽으면서 작년에 보았던

밀양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모두가 아픔없이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악한 사람이 없는 세상을 바라며, 선한 인생을 살아가리라고 다짐해본다.

서른이 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서른이 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레슬리 가너 지음, 이민주 옮김 / 브리즈(토네이도) / 2009년 2월

내년이 되면 서른이 되는 나는, 아직도 서른이라는 나이가 가깝고도 멀게 느껴진다.

저자의 말처럼 서른은 불안과 혼란이 지속되는 시기라는 말이 딱 이다, 라는

맞장구가 치고 싶다. 서른은 왠지 젊지도 패기도 느껴지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아직도 많은 가능성을 갖고 발전하는 시기임이 틀림없는 나이다.

이십대와는 달리 무거움 짐들을(가령 사회가 바라는 책임..) 짊어져야 하는, 이른바

어른 중의 어른이 되는 것이란 생각도 든다.

누구나 나이는 먹게 되고, 세월은 막을 수 없는 것이리다. 그런데 왜 유독..

서른이란 고비가 십대의 사춘기를 지나온 것 같은, 열병처럼 느껴지던 것이었을까?

그러한 나의 두려움을 저자는 먼저 서른을 맞이한 멘토로서 자신의 이야기도 들려주며

서른을 무사히 맞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쉽게 읽히면서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옛 성현들의 말씀이나, 명언들을 좋아해서, 수첩에 적어다니는 편인데

이 책에는 적어서 갖고다니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아 고민이었다.

읽으면서는 쉽게 고개를 끄덕일 수 있지만, 실천은 잘 되지 않았던 것들,

바로 삶의 진리가 아닐까 싶다. 그런 진리들이 빼곡하게 들어차있다.

삶의 변화를 시키는 데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도전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쉽지 않은 것이다. 언제 부턴가 나는.. 아...고3때로 다시 돌아가면

이렇게 살고싶은데...하는 공상을 하며, 내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영영 늦어버렸다고

못 박고 살아온 내 모습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그리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은 잘 알면서도 단 한번이라도, 실패를 하고 나면,

다가오지도 않은 다음의 실패가 두려워서 내가 만든 울타리에 나 자신을 가둬두며,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다고 자기위안을 하며 살아왔다는 것도 깨달았다.

아직 반평생도 살지 않았는데,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은 것처럼 살아가라는, 작가의

말과는 반대로 내 젊음을 펼치는 열정은 벌써부터 사그라지고, 두려움만 앞섰다.

아직도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고 절망하면서도 왜, 다시 뛰자! 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던 것인지... 지금이라도 깨달았으니, 이제는 행동으로 깨달음에 날개를

달아주고 싶은 생각에 책을 잡기 전 보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이 되었다.내 수첩에 고이 적어둔 p66. 가장 견고한 감옥은 당신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서른이 되기 한 해 전에 그 감옥에서 세상으로 한걸음씩 걸어 나가기로 다짐한

것이 다행으로 여겨진다. 서른.. 아직도 알아가야 할 것들, 이뤄야 할 것들은

넘쳐나고, 현실로 이뤄낸 것이 많지 않다. 그러나 이십대 보다는 많은 경험을 했다는

장점이 있지 않는가?! 많은 경험을 했으니, 실패도 당연히 더 많이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그러니 다시 용감해지자! 아무것도 두려운 것이 없었던 어린 시절처럼,

넘어져도 또 일어나서 뒤뚱거리며 걸었던 유아시절처럼 말이다.

책속에 나온, 적은 항상 내부에 있다는 말을 몇 번씩 중얼거려보았더니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내 안의 적을 스스로 ,다룰 수 있기 위해 노력한다면 서른,...그리고 계속해서

더 큰 어른이 되어도 두려울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말이다.

곁에 가까이 두고, 힘겨워질 때나 초심이 무너질 때 자주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우리 모두에게 서른은 더 이상 낯설고 두렵지 않은, 지금의 자신보다 좀 더 멋져진

모습이 되었으면 한다.

말리와 나

말리와 나 - 한 초보 부부 그리고 강아지 한 마리의 가족 만들기
존 그로건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2월

나는 개를 너무 좋아한다. 몇 년 길러본 적은 딱 한번이었다.

끝까지 키우지 못해서 마음이 아프고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

역시나, 나는 ‘말리와 나’를 읽으며 펑펑 울음을 쏟아냈다.

나의 개 또한, 말리처럼 나의 인생에 다시는 없을 최고의

강아지였음을 말하고 싶어진다.(누구에게나 그러하듯이..)

실화를 토대로 한 이 책의 작가는 자신이 결혼을 하고

신혼시절에 분양을 받아 기르기 시작한 래브라도 리트리버종인

말리를 키우며 가족이 되어가는 13년간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처음 개를 키우면서 내가 느꼈던 설레임, 당혹스러움

행복 또한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져 있다.(첫장을 넘기면서도

너무나 친근하고 포근하게 다가왔다. 꼭 나의 일인것처럼..)

애견인이라고 말할 자격도 없는 나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말리와 나를 읽고, 또 개봉한 영화를 보고, 애견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강아지를 키우기로 마음먹었다면, 꼭 기억해야 할 것이있다.

강아지는 사람이 아니니, 당연히 인내심을 갖고 훈련을

시켜서 사랑으로 대해줘야 하고, 한 집안에서 단 한명이라도

개 키우는 것을 반대하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시간과, 노력, 돈은 중요한 고려 사항이고, 환경도 중요하다.

한가지라도 부족하다면, 몇 개월만 딸랑 예뻐하다가, 다른 곳으로

입양을 보내고, 또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어 거리에는 불쌍한

떠돌이 개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존은 제니와 말리를 키워 가면서, 임신을 하고, 한번의 유산

의 아픔을 겪지만, 세 아이를 낳아 잘 기른다.

처음 제니가 말리를 키우자고 존에게 말했을 때 화분도 잘

키우지 못하는 것이 불안하여, 육아 예행연습 겸 완벽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개가 필요하다고 하였듯이

존과 제니의 집은 완벽한 가정인 되어있었다.

천방지축이 된 40kg이 넘게 커버린 말리도 어린 인간들을

보호하려고 했고, 존과 제니의 가정의 일원으로서

모든 추억속에 말리는 녹아내려있다.

말리는 키우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천둥번개가 치면

두려워서 집을 부수고, 말리의 발은 피로 흥건해져있다.

안정제를 먹여야 하고, 주인들은 외출도 마음껏 하지 못한다.

애견훈련소에서 조차 쫒겨났으며, 집안의 물건들, 가령

소파나 애니의 목걸이마저 뜯고 삼켜 버리는 말리덕분에

재산손실 피해액은 나날이 늘어만 간다.

제니는 출산후 우울증을 겪으며 말리의 말썽이 버겁게만

느껴졌다. 말리를 다른 곳으로 보내자는 말을 그때 딱

한번 꺼냈지만, 존의 맹 훈련 덕분에 말리는 계속해서

평생, 가족으로 살수 있었다. 존의 애타는 훈련을 보면서도

마음이 찡했다. 말리 가 조금만 말을 잘 듣는다면...이란

주인의 열렬한 응원이 여기까지 느껴졌다.

조금은 멍청하고 천방지축이고 에너지가 끓어 넘치는 말리!

그러나 말리는 존과 제니와 그리고 세 아이에게 최고의

강아지였다. 13년을 같이 살면서,(인간의 수명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짧은 생을 가족들 곁에서)쇠약해 질때로

쇠약해지고, 이제는 뛰긴 커녕 걷는것도 힘든

말리가 잠이 들었을때, 고통없이 편안하게 떠나게 된다.

374p-말리는 나의 스승이자 길잡이 었다...........충성심,

용기,헌신, 단순함,즐거움,그 밖에 중요하지 않은 것들도 가르쳐 주었다.

나 또한 개는 인간의 친구이자 동반자가 틀림없다는 생각이다.

말리는 지금쯤 하늘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존과 제니를 그리워하고

있을 것이다.

시앗...

시앗 - AJ공동기획신서 2
김서영 지음, 아줌마닷컴 / 지상사 / 2006년 3월

언젠가 티비 설문조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소재 1위가 남편의 바람, 외도라는

소식을 들은 적이있다.

결코 내일은 아닐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가정의 외도 소식은 바람처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 아닐까..이 책 제목의 시앗은

남편의 첩이라는 뜻을 가진 우리말이다. 제목처럼 이 책은 작가 김서영님이

가슴시린 현실의 이야기를 묶어 낸 책이다. 처음에는 인터넷에 자신의

고민과 답답함을 풀어서 올렸는데, 어쩌다 보니, 시앗이 1.2권, 두권이나 나오게 되었다.

국문학과를 졸업한 그분은 47년생...우리 엄마보다도 열 살이 많으신 작가님..

그런데 글을 읽다보면 나이가 짐작이 되지 않을 정도로 담백하고 웃음까지

짓게 되는 글을 적으셨다는게 신기하기 까지 했다.

25년동안 바람을 피다가 들킨 남편...그리고 자신을 형님이라고 부르는 철면피 시앗..

그런 현실에서 웃음이란, 얼토당토하지 않은 이야기지만, 정말 이 책은 현실적이

면서도..피식하는 웃음을 가져온다.

남편은, 시앗과 헤어졌다고 아내에게 말하면서 또 4년을 속인다. 그리고 전자제품을

선물하고, 아내와 여행을 가면서 아내를 믿게끔 만드는 선수중의 선수이다.

60세가 넘은 남편이 참...여자를 잘 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시앗과 남편의 존재를 어쩔수 없이 인정한 그녀에게, 남편은 김치를

담가달라..내가 시앗에게 가져다 주는것이 내가 먹는 것이다..이렇게 당돌하게 말한다.

나같으면 그런 얘기를 하는 남자를 그냥 웃으며..첩에 집에 보낼수 있었을까?

첩을 집에 데리고 와서 술을 진탕먹고, 술주정을 부려서 너희 집에 가라고 내 쫒았더니

음주단속에 걸렸다면 3분의 1식 벌금을 나눠 내자는 주장하는 첩..

첩의 벤츠를 집에 끌고 와서 자랑스러워하며, 아내의 차를 벤츠옆에 주차해서

외제차 흠집 나지 않게 하라고 말하는 간큰 남편..

이런 식이다. 이렇기에...무거운 이야기에서 피식하는 웃음이 터진다.

어이없는 웃음이다. 나는 타인이기에 이렇게 어이없는 웃음이 터지지만, 정작 본인은

얼마나 답답하고 화가날까..그 화를 삭이기 위해 써 내려간 글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한다. 남편이 세컨드가 있다면, 작가에게는 컴퓨터가 세컨드라고 말한다.

나이가 되어서 회사를 퇴직하고, 이제야 손을 맞잡고 여행을 다닐 노후에

남편을 첩과 함께 뻔질나게 해외여행을 다녀온다.

28살에 갓난아이를 떼놓고 이혼한 남편의 첩...그리고 25년 넘게 유부남인걸

알면서도 남편을 사랑한다며, 떨어질 생각이 없는 시앗..

그리고 그녀에게 형님...나는 형님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요~라고 말하는

그녀...첩의 인생또한 참으로 불쌍하다. 그러나 그녀는 옳지 못한 길을

기어이 나아가려고 하고, 아무것도 모르던 한 여인의 인생은 남편에 대한

배신감과, 우울함으로 산산조각이 나버린 것이다. 불쌍하다고 말해줄수도

없는..그런 삶이 시앗의 삶이 아닐까.

정말 대단한것은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남편이다. 30평생 자신의 부모를

모시고, 두 아이를 같이 잘 길러낸 자신의 조강지처의 아픔보다는 자신의

첩질이 그렇게 좋단말인가?!

작가의 시누이는 학창시절 자신의 친구이다. 그러나 시누이도 오빠편이다.

그리고 자신을 그렇게 따르던 시동생도 형의 첩과 같은 술자리에서 술을

마신다. 누구하나 버럭! 해주는 이가 없다. 정말 팔은 안으로 굽는 모양이다.

세상의 모든 여자, 남자가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특히 작가의 남편은 꼭 좀 읽었으면 좋겠다.

60이 다된 나이...병원은 주기적으로 가야하고, 몸에 칼은 댄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큰아들은 반대하는 결혼에 미국으로 유학길을 올라 자신의 아내와

살면서, 2년동안 연락한번이 없고, 작은 아들은 직장에 들어가서 독립한다며

오피스텔을 얻어 나갔다.

모든 사람이 다 잘해줘도 외로움을 느낄 ..황혼에 접어든 그녀..

그러나 모두들 떠났다. 평생,,외로울때나 슬플때나 사랑하겠다고 맹세했던

30년 전의 남편도 첩을 따라 몸은 이곳에 있지만 떠나버렸다.

과일을 먹고 싶다고 해도, 첩이 좋아하는 삼겹살을 삶아 달라는 남편..

술은 입에 대지 않는 부인을 앞에 두고, 술상을 펴고 밤새 술로 달리는

남편과 첩..

상상만 해도 기가막히는 장면이 아닌가? 이 책이 소설이었으면..

제발 픽션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그녀의 최종 소원대로 잃어버린 가정을 하루빨리 찾으셨으면 하고

마음속으로 열렬하게 응원해본다.

내가 예술작품이었을때

내가 예술작품이었을 때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지음, 김민정 옮김 / 밝은세상 / 2009년 2월

이 책을 일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성형수술에 관한

것이 었다.

사람은 누구나 예뻐지고 멋져지고, 주목받고 싶어한다.

절대..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나 또한 예뻐지고 싶고 멋져지고 싶다

그러나...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어떤 책을 읽었을때보다도,

나의 현재의 모습에, 감사하게 된다. 건강한 나의 팔다리,몸,

그리고 인격을 갖고 있고, 가족이 있는 나의 현실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심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스무살의 피렐리는, 꽃미남 쌍둥이

두형의 동생으로서, 매스컴에서 인기를 누리는 형과는 달리

평범한 자신에 외모에 낙심하여, 우울증을 앓고, 자살을

하려고 한다.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기 전, 프랑스에서 추앙받는

예술가인 제우스 페테르 라마를 만나게 된다.

결정적으로 삶을 마감하려는 순간 페테르에게 제우스는

이런 제안을 한다. 자신에게 모든 것을 양도한다면,

모두에게 주목받을 수 있는 예술작품으로 만들어주겠다고...

이 얼마나 무서운 계약인가..피렐리는 거짓으로 죽은 척하여

시체분장을 하고, 부모님으로부터..그리고 사람들로부터

영원히 존재하지않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제우스의

성공을 향한 욕망의 목적이 되어버려, 고통스런 수술 끝에

인간도 아닌, 물건도 아닌,,,아담제2호라는 예술명으로 등장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

극심한 고통에, 걷는것도 쉽지않고, 화장실 가는 것도 힘들고

모든 것이 바뀐 몸은 낯설기만 하다. 바뀌지 않은 것은

피렐리의 영혼뿐...아무도 그를 사람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한 피렐리는 제우스를 떠나고 싶어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상품으로 볼뿐..그가 말을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제우스는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돈을 위해서는

어떤짓도 서슴지않았다. 비싼 값으로 아담제2호를 팔기위해

자작으로 납치극을 벌여서, 부자에게 팔아버린다. 아담의

주인이 된 부자가 망해서 그의 물건이 경매에 넘어가게 되자.

국립미술관에서 낙찰을 받아 아담을 전시하게 된다.

이제 아담은 국가의 소유물로 지정된것이다. 그에게는

평생 죽을때까지, 국립미술관에 서서 관람객을 기다리는

일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다행히, 아담을 사람으로 바라봐주는

피오나와 그녀의 화가 아버지 한니발의 소중한 인연을 맺은

덕분에, 아담과 피오나는 서로를 사랑하게 되고, 아담의 아이를

임신한 피오나는 그의 인권을 찾기 위해 소송을 걸게 된다.

피렐리가 평험한 청년으로 피오나를 만나 사랑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그의 몸은 고름으로 가득차고, 몸에서 나사가 떨어져

나가고 있었다.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피렐리는

절벽에서 떨어지는 고통이상의 고통을 맛보았다.

피오나의 노력과 지혜로 피렐 리가 사람으로 인정받게 되어

기쁜 동시에, 정말 잔인하고 끔찍한 영화를 한편 본것같은

두려움이 느껴졌다. 자신만의 개성있는 아름다움에 모두들

눈떳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당신은 충분히 아름답다.

인위적인 어떠한 예술작품보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