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앗 - AJ공동기획신서 2
김서영 지음, 아줌마닷컴 / 지상사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언젠가 티비 설문조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소재 1위가 남편의 바람, 외도라는

소식을 들은 적이있다.

결코 내일은 아닐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가정의 외도 소식은 바람처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 아닐까..이 책 제목의 시앗은

남편의 첩이라는 뜻을 가진 우리말이다. 제목처럼 이 책은 작가 김서영님이

가슴시린 현실의 이야기를 묶어 낸 책이다. 처음에는 인터넷에 자신의

고민과 답답함을 풀어서 올렸는데, 어쩌다 보니, 시앗이 1.2권, 두권이나 나오게 되었다.

국문학과를 졸업한 그분은 47년생...우리 엄마보다도 열 살이 많으신 작가님..

그런데 글을 읽다보면 나이가 짐작이 되지 않을 정도로 담백하고 웃음까지

짓게 되는 글을 적으셨다는게 신기하기 까지 했다.

25년동안 바람을 피다가 들킨 남편...그리고 자신을 형님이라고 부르는 철면피 시앗..

그런 현실에서 웃음이란, 얼토당토하지 않은 이야기지만, 정말 이 책은 현실적이

면서도..피식하는 웃음을 가져온다.

남편은, 시앗과 헤어졌다고 아내에게 말하면서 또 4년을 속인다. 그리고 전자제품을

선물하고, 아내와 여행을 가면서 아내를 믿게끔 만드는 선수중의 선수이다.

60세가 넘은 남편이 참...여자를 잘 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시앗과 남편의 존재를 어쩔수 없이 인정한 그녀에게, 남편은 김치를

담가달라..내가 시앗에게 가져다 주는것이 내가 먹는 것이다..이렇게 당돌하게 말한다.

나같으면 그런 얘기를 하는 남자를 그냥 웃으며..첩에 집에 보낼수 있었을까?

첩을 집에 데리고 와서 술을 진탕먹고, 술주정을 부려서 너희 집에 가라고 내 쫒았더니

음주단속에 걸렸다면 3분의 1식 벌금을 나눠 내자는 주장하는 첩..

첩의 벤츠를 집에 끌고 와서 자랑스러워하며, 아내의 차를 벤츠옆에 주차해서

외제차 흠집 나지 않게 하라고 말하는 간큰 남편..

이런 식이다. 이렇기에...무거운 이야기에서 피식하는 웃음이 터진다.

어이없는 웃음이다. 나는 타인이기에 이렇게 어이없는 웃음이 터지지만, 정작 본인은

얼마나 답답하고 화가날까..그 화를 삭이기 위해 써 내려간 글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한다. 남편이 세컨드가 있다면, 작가에게는 컴퓨터가 세컨드라고 말한다.

나이가 되어서 회사를 퇴직하고, 이제야 손을 맞잡고 여행을 다닐 노후에

남편을 첩과 함께 뻔질나게 해외여행을 다녀온다.

28살에 갓난아이를 떼놓고 이혼한 남편의 첩...그리고 25년 넘게 유부남인걸

알면서도 남편을 사랑한다며, 떨어질 생각이 없는 시앗..

그리고 그녀에게 형님...나는 형님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요~라고 말하는

그녀...첩의 인생또한 참으로 불쌍하다. 그러나 그녀는 옳지 못한 길을

기어이 나아가려고 하고, 아무것도 모르던 한 여인의 인생은 남편에 대한

배신감과, 우울함으로 산산조각이 나버린 것이다. 불쌍하다고 말해줄수도

없는..그런 삶이 시앗의 삶이 아닐까.

정말 대단한것은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남편이다. 30평생 자신의 부모를

모시고, 두 아이를 같이 잘 길러낸 자신의 조강지처의 아픔보다는 자신의

첩질이 그렇게 좋단말인가?!

작가의 시누이는 학창시절 자신의 친구이다. 그러나 시누이도 오빠편이다.

그리고 자신을 그렇게 따르던 시동생도 형의 첩과 같은 술자리에서 술을

마신다. 누구하나 버럭! 해주는 이가 없다. 정말 팔은 안으로 굽는 모양이다.

세상의 모든 여자, 남자가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특히 작가의 남편은 꼭 좀 읽었으면 좋겠다.

60이 다된 나이...병원은 주기적으로 가야하고, 몸에 칼은 댄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큰아들은 반대하는 결혼에 미국으로 유학길을 올라 자신의 아내와

살면서, 2년동안 연락한번이 없고, 작은 아들은 직장에 들어가서 독립한다며

오피스텔을 얻어 나갔다.

모든 사람이 다 잘해줘도 외로움을 느낄 ..황혼에 접어든 그녀..

그러나 모두들 떠났다. 평생,,외로울때나 슬플때나 사랑하겠다고 맹세했던

30년 전의 남편도 첩을 따라 몸은 이곳에 있지만 떠나버렸다.

과일을 먹고 싶다고 해도, 첩이 좋아하는 삼겹살을 삶아 달라는 남편..

술은 입에 대지 않는 부인을 앞에 두고, 술상을 펴고 밤새 술로 달리는

남편과 첩..

상상만 해도 기가막히는 장면이 아닌가? 이 책이 소설이었으면..

제발 픽션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그녀의 최종 소원대로 잃어버린 가정을 하루빨리 찾으셨으면 하고

마음속으로 열렬하게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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