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한반도의 공룡 스페셜에디션
올리브 스튜디오 글.그림 / 킨더랜드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크고 시원시원한 사진으로 공룡이 튀어나오는 것처럼 느껴져요. 공룡카드랑, 크기 비교, 분포도도 아주 좋네요. 영화가 따로 없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키, 수많은 사람이 공유하면서도 이렇게 은밀히 나만의 것으로 여기는 작가도 드물 것이다. 그것이 스타의 특징인지도 모른다. 저 반짝거림이 마치 나를 위한 것처럼 위안을 주는 것이다. 일독하고, 다시 2, 4, 6, 8. 건너뜀을 하며 ‘덴고의 장’만을 읽고 있다. 이리 읽으니 하루키 특유의 건조함이 느껴진다. 이런 읽기를 다시 하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이 책이 하루키의 소설과 덴고의 소설의 이중주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감상문 쓰기를 망설였지만, 내가 이리 읽어도 다른 이들이게는 다른 방식으로 반짝이는 작품이라 여기기에, 무릅쓰고 의견 교환을 기대하며 써내려간다.

작품의 큰 특징은 퍼시버와 리시버로 표현할 수 있는 영감과 표현, 즉 소설 쓰기이다. '총'이 등장하면 발사되는 것처럼, '소설'이라는 것이 주요 소제로 등장한 것은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는 뜻이다. 또 하나 주요 테마는 '유토피가'가 현실에서 '종교'로 변질되는 과정이다. 폐쇄 공간에서의 소수가 어떻게 자신들의 영역을 지켜내는지, 외부의 것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선구'와 '여명'을 통해 대비시켰고, 그것을 다시 소설쓰기와 맞물려서 2중주로 풀어가고 있다.  

아오마메의 장은 하루키의 소설이면서도 덴고의 소설-이 부분이 덴고의 소설이라는 것은 순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로 추리적인 기법이 많이 사용되어 또다른 긴장감으로 작품을 이끌고 있다. 전반부에 수도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가는 아오마메 부분은 확실히 '넘친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루키는 자신이 만든 세계로 독자를 끌어들일 때 이렇게 묘한 암시들을 거의 채우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는 ‘힘이 조금 많이 들어간듯, 매끈한 글래머 여성의 자신감 같다’ 라는 이질감이 들었다. 이 때문에 이런 나름대로 ‘덴고의 소설’이라고 규정하는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몇 개의 상징 중에 눈에 띄는 '리틀피플'의 시작은 후카에리이다. 폐쇄공간 속에서, 또다시 격리된 상황에서 만들어진 것이 숫자도 크기도 상관없는 '리틀피플'이다. 이것은 어쩌면 어린 아이의 꿈으로 치부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 넘기기에는 마땅찮은 '공기 번데기'라는 실체를 가지고 있고 이것은 결국 '여명'이라는 종교단체를 낳았다. 하지만 이 실체라는 것이 과연 실체였을까? 

아오마메 눈앞에서 움직인 시계와 같은 초자연적 현상은 결국 덴고에게도 두 개의 달로서 현실에서 나타나 리틀피플 역시 '실체'임을 주장하고 있다. 물론 그것은 하루키의 소설인 <<1Q84>> 속에서 가능한 실체이다. 1984년 속에서는 '공기 번데기' 같은 실체 없이도 종교는 무성하다. 그해는 빅브라더 대신 옴진리교가 세상에 나온 시기이다. 현실의 시간을 차용했을 뿐 그 정확한 시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지금 우리의 시간인 200Q로 읽어도 무방하다고 암시하고 있다.

뛰어난 퍼시버인 후카에리는 덴고를 통해서는 소설 '공기 번데기'를 낳았다. 하루키는 이 부분이 꽤 신경 쓰였을 것 같다. 화가의 소재가 그림인 경우가 많듯이, 소설가의 소재 역시 '소설'인 경우가 많다. 과연 쓰기란 무엇인가, '어떻게, 왜, 어떤 방식으로' 에 대해 하루키는 문장을 부풀리고 살을 빼고 하는 모습을 묘사하며 꽤 많은 공을 들여서 설명하고 있다. 쓴다는 것은 그렇게 개인이면서도 복수인 존재가 합작하는 작품이라는 듯이 말이다.

흔히 남성 작가들이게 영감을 주는 팜므파탈적인 여인 이상의 개념인 '퍼시버'라는 상태의 여인을 통해서 소설을 완성한 덴고는 이제 자신의 소설을 쓸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어릴 적 추억의 대상인 '아오마메'가 주인공인 또 한 편의 소설을 완성시킨다. 하여 소설 속의 아오마메는 스스로 총의 방아쇠를 당겨도 무방하다. 이제 자신의 소설 밖인 1Q84의 시대에서 아오마메를 찾을 테니까 말이다. 그것은 10살에서 멈춘 과거와의 갭을 하나하나 매워나가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쩌면 종교적 미흡함을 10살 정도로 규정하고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겠다는 뜻인지도 모른다. - 쓴다는 과정에서 조금 더 부언하면 후카에리의 최초의 리시버는 '선생의 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날것으로 세상에 나올만한 것이 못 되었다. 우리가 흔히 아이디어라고 하며 던져지는 것들이 결과로 나오기 위해서는 '덴고'가 필요함을 새삼 생각해본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2부 후반부의 덴고가 아버지와 만나는 부분이다. 멀리 떨어진 병원 혹은 요양원은 하루키 소설에서 꽤나 등장하는 요소이다. 본류에서 살짝 벋어나서 기대 쉬는 곳, 정리하는 곳, 은둔하는 곳이다. 이야기의 주를 이르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부수적인 곳으로도 등장한다. 이번에도 역시 그 공간에서 아버지와 아들, 하지만 진짜 아버지도 진짜 아들도 아닌 두 사람이 만난다. 하루키의 작품에서 지금처럼 아버지와 아들의 화해는 없었던 것 같다. 차라리 상징적인 아버지 살해는 태엽감는 새나 해변의 카프카에서 등에서 몇 번 나타났었다. 이제는 아버지와 화해하고 그 공허를 매울 것은 '내'가 된 것인가? 라는 느낌이다. 진짜 아버지와는 영영 화해하지 못하는 것일까?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가 고베 지진을 축으로 했듯이 이 작품 속에서는 분명 '옴진리교'라는 사건이 배후에 깔려 있다. 하루키는 종교의 실체에 접근하기 보다는 그 현실적 상황에 접근하려는 모습이다. 종교의 탄생이라는 것은 은유로서, 순기능은 그들의 교리로 설명하고, 역기능은 아오마메와 노부인의 분노에서 시작하여 '종교'쪽에서의 변명으로써 슬쩍 훑고 지나갔다. 이 부분에서 그러한 부작용들은 모두 ‘공기번데기’ 속에서 탄생한 ‘분신, 도터’들일 뿐이다 라고 주장한다. 결정적으로는 개개인이 '종교'와 '소설'에 매료되는 부분이 빠져 있기는 한데 그것은 '빠져든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가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하루키 자신이 그것에 대해 명료하게 쓸 자신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두 개의 달은 1Q84 속에서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실체를 아는 인간들만 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동전의 양면이라기보다는 '그림자'로서, 달을 없애지 않는 이상 계속 위치한다. 그것은 하나의 밝음만이 아니다. 그 옆에서 보일 듯 말듯한 초록의 암울함도 늘 쌍 병립하는 것이다, 라는 의미로서.
장편에서 종종 보이던 우물도 이곳에는 빠져 있다. 우물은 안으로 움츠러들 때 나타나는 상징이라 여기는데, 이 소설에서는 주로 밖으로, 앞으로 진행되다 보니 안으로 반추할 기회는 도통 없었나보다. 전체적으로 꽤나 진지하게 앞으로 전진한 소설이라 느껴진다. 이후로도 경쾌한 단편과 수필을 기대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들뢰즈 누구나 철학총서 3
박성수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철학을 전혀 공부하지도 않은 내가 철학서의 리뷰를 쓴다는 것은
비록 인터넷 공간이지만 주저된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감상'을
쓰는 이유는 가끔 썼던 다른 리뷰와 달리 누군가 이 책을 구입하기
주저한다면 구입에 조금이라도 보탬을 주기 위함이다.

우선 들뢰즈라는 이름은 종종 듣던 이름이다. 하지만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이고 왜 그렇게 '종종' 들렸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지식이 없는 상태였다.

그럼에도 서점에서 이 책을 구입한 이유는, 200페이지 조금 넘는
얇은 부피 때문이었다. 이렇게 종종 들리는 사람, 들뢰즈에 대해
알고는 싶은데 두툼한 책은 읽기 벅찼고, 시작할 목적도 뚜렸하지
않던 차였다. 그래도 철학서가를 어슬렁거리던 중에 용기내어 빼어들었다.

책은 해당출판사에서 [누구나철학총서]란 시리즈 중 하나이다.
이런 책은 종종 가벼운 책의 볼륨만큼이나 엉성하기도 하여 주저
주저하기도 했다.

결론은 책장을 덥고 바로 이곳에 와서 이런 감상을 쓸 정도로
만족스럽다. 내가 읽은 들뢰즈는, 변증법적인 사고의 흐름이
극복하지 못하는 분야를 주체와 객체 사이의 '이미지'라는 영역을
규정하여 현대의 상황을 해석한 학자이다. 이 사이에 놓여있는
'이미지"는 다른 분야에서도 대부분 변주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내용을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영화를 중심으로
4/5를 풀어나갔고, 뒷부분에 회화에 대한 해석도 곁들어져 있다.
처음 걱정했던 것은 필자가 어려운 이야기를 어렵게 하지 않을까
였는데,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 문외한인 내게 편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조리있게 쓰여져 있다. 걱정인 것은 내가 읽은 들뢰즈가
이것 한 권이기에 이 책에 들어 있는 내용이 모두 맞는 들뢰즈
해설서있가 하는 것이다. 들뢰즈를 읽고도 이해가 되지 않는 혹은 된
사람에게 권하여 이 책이 올바른 책인지, 알고 싶은 마음도 있다.

38세 공학을 전공한 직장인이, 관심 있어 하는 학생들에게 추천합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나다 2009-05-06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너무 늦은 댓글이긴 합니다만 전공자 입장에서 말씀드리는데, 이 책은 작지만 들뢰즈 철학 및 영화철학의 소개로 아주 훌륭한 책입니다. 특히 저자이신 박성수 선생님은 들뢰즈 영화철학에 대해서 국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가시죠.
 
경계에서 말한다 - 당비생각 02
우에노 치즈코.조한혜정 지음, 사사키 노리코.김찬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광고나 서평을 보고 눈에 뜨이거나, 이야기 도중에 언급되는 책 중에서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을 가끔 읽는 편인데, 이 책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선택한, 내게 새로운 분야의 책이다.

'약도 같은 책'을 읽어보자하는 마음으로 서점 장바구니에다 사회과학으로 분류된 책 몇 권을 주워담고, 그 중에서 만만한 하나를 골랐다. ‘운동’을 하지 않았고, 정치 위주의 흐름에 관심이 없는 나도, 내가 어디에서 살고 있는가를 알고 싶은 마음은 생기나보다.

편지를 주고받는 형식이라는 것은 마음에 들었고, 저자가 한국과 일본의 두 페미니스트라는 점이 내 목적과 조금 다르지 않을까 의심도 있었다. 그래도 다른 책을 발견하지 못했기에 잡아들었다.

책은, 현실을 “통합의 시대'가 아니라 흩어지는 분열의 세대” “통일과 분절화가 동시에 진행”되어 “성찰적 기획을 제대로 해내고 성사시키기에는 너무나 돌진적인 속도로 변하는 세태”로 이해하는 한국학자 조한혜정과 관심사가 페미니즘에서 지자체, 시민권, 고령자 복지 문제 등으로 이동하고 있는 일본학자 우에노 치즈코가 서로가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에 대해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공감하고 차이를 이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폭넓고 다양한 분야를 두 사람이 편지 글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관심 없던 분야도 어느 정도 끄덕끄덕 하고 이해하게 된다.

48년생 여자이면서도 “네 자신이 되라. 사회에 굴하지 말고 네가 원하는 삶을 사는 여자가 되라”라고 말해주는 어머니를 가진 조한혜정은 지내온 시대는 어떠했는지 모르지만 분명 부러운 사람이다. 큰 흐름을 바꾸는 ‘운동’의 시기에 그녀가 택한 '여성운동'과 현재까지 이어지는 활동들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 듯한데 비판과 긍정의 차이점은 더 어려운 이야기라 내겐 크게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조한혜정은 학문의 여러 부분이 서구 중심인 사회에서 자신을 '주변부 지식인'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새로운 중심'이 아니라 '다중심적 세계'를 만드는 일이"라고 말하는데  그 답은 그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답이 아니라 흐름이기까지 하다. 인터넷에서 나를 압도해오는 정보들을 보면 그 생산자들이 어떤 새로운 중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개개가 각자 중심에 서있는 듯한 인상을 받기 때문이다.

"약자가 계속 살아가기 위한 사회를 설계하는" 우에노 치즈코를 긍정하면서 "부단히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것(becomming)에만 가치를 두었던 사회에서 존재 자체를 중시하겠다(being)는 사회로의 방향 선회"라고 말하는 조한혜정의 진단이 가능성이 어찌되었건 마음에 든다.

국가가 다른 두 사람이 각자 네 통의 편지에 많은 이야기를 담아서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은 큰 매력을 못 느끼겠지만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나 같은 사람에게, 세상 변화를 관심 가지고 지켜보며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진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있기만 하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도 제목이 말하는 ‘경계’에 신경이 미치지 않았는데 정리하는 지금 ‘우리는 언제나 걸어온 곳과 걸어갈 곳의 경계에 있다’는 두루뭉술한 답이 나와버렸다. 물론, 작가가 말한 경계와 다를 것이다.

그녀의 다른 책 ‘글 읽기와 삶 읽기’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다가, '요새는 어찌 유행이 한참 지난 책들만 읽게 되네...' 했는데, 정답을 알아보니 내가 꽤나 책을 안 읽고 살았다이다. 적더라도 꼭꼭 씹어먹는 책읽기 되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 VS 사람 - 정혜신의 심리평전 2
정혜신 지음 / 개마고원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내가 사람을 좋아했었던가?

책을 읽기 전에 그런 생각을 들게 하였다. 

답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 것을 보면 그전까지 이런 생각을 안해본 것이 분명하다.

지금 답하라면, 교류보다는 바라봄을 더 좋아했었고, 하고 있는 것같다.

 

가까운 사람을 객관적으로 보기는 힘든 법이다.

그리고 멀리 있는 사람을 정확히 보기도 힘든 법이다.

이 책은 두 가지를 동시에 불만족시키며, 멀리 있는 사람을

스스로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는 개인적 기준에 의해 구분해 놓은 후에 

작가가 지금까지 배우고 익힌 칼로 분석하고 있다.

- 전적으로 나의 감상이거나 표현이다.

 

작가는 정신과 전문의이며, 자신의 '글감'들을 직접 마주한 적이 없다.

오롯이 활자화된 정보를 통해 그들을 바라보았고, 객관적인 문체와는 달리

개인적인 '호오(好惡)'를 비교적 선명히 하고 있다.

가끔 그것을 부정하는 액션을 취했지만 그것은 '글감'에 대한 예의 정도이다.

 

늘 졸기만하던 지하철에서 며칠간 이 책을  숨가쁘게 읽어 나갔다.

안거나 서거나 똑바로 눈을 뜨고 있었고, 계단을 오르면서도 한 꼭지를 다 읽으려

애썼으며 마지막 몇 페이지를 남기고서는 책이 끝나는 것이 조금은 아쉬었다.

 

그것은 이 책이 아주 멋들어지거나 맛갈스런 내용이어서가 아니라

그의 또박또박한 문장과  '호오(好惡)' 취향이 내 입에 맞았기 때문이다.

전여옥이 이 스타일로 썼다면, 'XXX'을 몇번씩 섞었거나 펼치지 않았을 것이다.

 

책의 스타일은 단조롭지만 '사람을 읽는다'는 면에서는 좋다.

유아기 어린이에게 언어를 가르칠 때, 반대말의 개념이 중요한 것과 같다.

빠르다, 느리다/ 뜨겁다, 차다 같이 대칭되는 개념을 동시에 심어주어야

빠르다, 뜨겁다, 아름답다, 높다, 길다와 같이 한쪽만을 주입할 경우에비해

선명하게 각인될 수 있는데, 이 책은  그러한 방법을 취하고 있다.

 

이명박vs박찬욱

백미러 없는 '블도저'의 자신감 / 상향등 없는 '크레인'의 자신감

정몽준vs이창동
'내 현실'로만 소통하는 에고이스트 / '네 현실'과도 소통하는 리얼리스트

 

이런 식이다.

수식이 붙어 있는 것은 뜻을 선명하게 하려는 것과

제목의 맛을 살리기 위한 두 가지 의도가 숨은 듯하다.

 

대부분 매스컴을 통해 익히 들어본 이름들이라 관심도 끌고,

그녀의 분석 역시 딱히 부정할만한 깜량이 되지 않으니

쭉쭉 흡수해버렸다. 마지막 '김훈'의 경우에는 누군가 '그의 글이

진정성이 없다'는 식으로 말해서 호감이 가지 않았으나,

이 책을 보고 나서는 꼭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EBS에서 방송한 '뇌, 아름다움을 말하다'를 사려고 갔다가

내용에 비해 너무 비싸고, 지질만 좋아서 대신 집어든 책인데

꽤 성공스러운 한 편이었다. 덕분에 집에서 굴러다니던

칼의 노래 2를 가방에 넣고 왔는데..

그녀의 분석을 조금은 머리에 담고,  한번 읽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