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강에 피는 사랑 1
고든 글래스코 지음, 정봉익 옮김 / 영림카디널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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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시작되면서 이미 사랑에 빠져 있는 커플들이 소설이 끝날때까지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랑은 짧았습니다. 서로의 마음 속에 상대를 간직하며 지내는 그들을 정작 역사와 사회는 갈라놓고, 멀리 떨어뜨려 놓습니다. 운명적인 사랑을 끊임없이 방해하는 역사 앞에서 인간의 사랑은 얼마나 작은지... 로맨스 보다도 운명과 역사의 갈등, 종교적인 해석의 선과 악에 대한 작가의 성찰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역자의 사연이 감동스러웠습니다. 역자가 오래전에 우연히 외국에서 읽었던 소설에 대한 기억이 이어져 번역을 시도했으나 책도 거의 절판된 상태고 작가도 사망한 이후라 저자권을 처리하기가 무척 힘들었다는 이야기. 그러나 오래 전에 읽었으나 마음을 떠나지 않던 소설에 대한 애정으로 어렵사리 번역을 끝내고 국내에 소개되었다는 역자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소설만큼이나 마음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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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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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이 재미있는 이유는 기발한 상상력이 일상소재에서 출발한다는 점 같습니다. <개미>한테서, 인간의 <뇌>속에서, 인간의 기원에서 기발한 상상력을 이끌어냅니다. 이번 <나무>를 읽는 것은 그의 짧은 소설들로 하나의 소설이라기 보다는 그동안 그의 소설이 출발했던, 작가 자신의 상상력의 창고 한켠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습니다. 주로 인간세상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고있지만 작가의 기발하고 재미난 상상력 때문에 아주 유쾌한 독서체험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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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소년 1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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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해피><야와라>보다는 <몬스터><마스터 키튼>에 가까운데 그 중에서도 최상입니다. 세계를 정복하려는 거대 음모가 어린 시절의 추억에서 시작되었다는 상상력도 대단하고, 우정과 관련된 인간관계 또한 눈물겹게 감동스럽습니다. 그리고 정말 대단한 건 작가의 편집력이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영화로 만든다면 (블록 버스터의 좋은 소재가 될 겁니다) 콘티를 다시 작성하지 않아도 될만큼 장면의 전환과 편집력이 뛰어난데, 흥미진진한 긴박감의 절반은 바로 그 편집력에서 나옵니다. 그동안도 우라사와 나오키의 드라마틱한 작품들을 재미있게 읽어왔지만 특히 <20세기 소년>은 너무 대단하고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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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소리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2
미시마 유키오 지음, 이진명 옮김 / 책세상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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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영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던 <우국>에 비하면 미시마 유키오가 <파도 소리>는 보다 순수한 연령을 대상으로 쓰여진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흔히 청소년 대상 소설처럼 계몽적인 내용에 몰두를 하기는 어려웠지만 바닷가 마을 그 풍경에 대한 묘사는 참으로 아름다왔습니다. 30살이 넘어 읽기에는 마음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기 늦었다는 생각이 들어 좀 슬프기는 하네요. 좀 더 순수했던 시절 읽었더라면 순수한 주인공의 사랑에 더 동감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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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마이클 커닝햄 지음, 정명진 옮김 / 생각의나무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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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영화를 먼저 보고 영화에서 표현할 수 없는 깊이를 찾으려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과 조금 달랐습니다. 영화를 소설에 아주 충실하게 만들었던 것 같네요. 게다가 이런 경우 영화라는 것이 상상력을 제한하는 정도가 커서 소설을 읽는 내내 영화의 영상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기 때문에 마치 영화를 두 번 보는 것 같이 지루한 감도 있었습니다. 책을 먼저 읽고 영화를 봤더라면 좋았을걸 하고 후회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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