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소설집 <꿈꾸는 마리오네뜨>나 단편 '뱀장어 스튜' 때와 다른 점으로 느낀 것은 모든 작품이 보다 현실적이고 일상에 가까이 왔다는 점입니다. 보다 덜 이국적이고, 덜 추상적인... <폭소>에 실린 단편에 나오는 인물들은 바로 내 이웃의 모습이고 내 자신의 모습이었습니다. 전작에서처럼 외국에서 생활중이거나, '칼을 삼키는 곡예사'와 사랑에 빠지는 여자가 아닌 이웃집 여자와 싸우고, 보험료를 타러 병원에 누웠다가 밤이면 몰래 빠져나오는 그런 낮고 친근한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표제작 '폭소'를 읽고는 생명에 대한 본능적인 갈망과 자식에 대한 부모의 본능적인 사랑에 한동안 가슴이 짜안했고, '누가 베어 먹은 사과 한 알'에서의 옆으로 본 땅에 떨어진 사과 한 알에 비추어진 주인공의 삶의 비유가 기막히게 아름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