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위대한 스승들이 남긴 거대 사상들에 담긴 주제는 무엇인가. 그들은 여러 지역에서 나타났고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배웠지만 궁극적으로 하나의 지향점을 향한 사상들을 남겼다. 그것은 자아와 세계가 하나라는 일원론이었다.
저자는 이미 두 권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출간했지만 이 책은 인류의 가장 거대한 지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시리즈의 맨 앞에 와야한다고 한다.
거대한 사상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내려놓아야 할 것들이 많다. 이것은 '현재의 나'라는 주체를 만들어준 과거의 여러 것들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환경, 사회적 풍습, 종교 등을 부정하고 자신과는 상관없을 듯한, 혹은 자신이 받아들였던 것들과 상반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신에게 가혹한 행위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다양한 사상이나 지혜를 배우고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현재의 나'라는 주체를 가두고 있는 세계관을 벗어나 거대한 사상들을 마주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세계'에서의 '나'의 존재 가치를 알기 위해서이다.
세계관은 '현재의 나'를 정의해주기도 하지만, '현재의 나'라는 상태로 가두어 놓는 감옥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세계관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나를 확장시키기 위한 요건이다.
고정적인 세계관에 갇힌 사람은 다른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한다. 특히 '이원론'에 익숙한 한국 사람들은 나와 세계관이 다르면, 그것을 '다른 세계관'으로 구분짓는 것이 아니라 '틀린 세계관'으로 오해해 버린다. 기독교 세계관을 가진 사람은 진화론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을 다른 사람이 아닌 틀린 사람으로 생각한다. 신이 우주와 세상을 창조했고, 신이 인간을 만들었고, 신과 인간은 구분되어있다는 세계관에 갇힌 사람은 생명체가 아주 작은 원시세포에서 시작되어 분화되었고, 우주가 빅뱅으로 만들어졌다는 사람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그런데 '현재의 나'라는 것, 그리고 그것을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지금 이대로 살아도 불편함이 없다면 그냥 그 세계관 속에서 살면 되지 않을까.
만약 우리가 과거의 위대한 스승들의 사상과 지혜를 내팽개쳤다면,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었다는 지동설의 충격 이후로 인간의 지위와 가치는 빠르게 내려갔다. 최근에는 다중 우주론에 의해 우리 우주마저 수많은 우주 중에 하나일 뿐 유일한 것이 아닐수도 있게 되면서 인간의 지위와 가치는 언급하기도 민망해졌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않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다가 죽어도 괜찮은 것일까. 우리 우주마저 티끌 취급을 받는 마당에 우주의 티끌 크기도 안되는 지구에서 지구의 티끌 크기도 안되는 '나'라는 존재에게 가치따위는 있는 것일까.
세상의 모든 사람이 회의론자가 되어버리면 나도 당신도 모든 인류도 살아있을 이유가 없다. 이때 과거의 위대한 스승들은 인간의 지위와 가치에 대해서 알려준다. 당신이 살아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위대한 스승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세계와 자아는 하나라고. 세계를 바라보는 내가 있기 때문에 세계는 존재하는 것이라고. 내가 존재하기 이전의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내가 죽은 뒤의 세계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이원론'에 익숙한 우리는 나의 존재와 상관없이 세계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존재한다고 반박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대한 스승들의 '일원론'을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된다. 세계를 투영하는 것이 내면의 자아이고, 자아는 세계가 있어야만 그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세계만 존재한다면 그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단(자아)이 없고, 자아만 존재한다면 자아가 투영할 것(세계)이 없기 때문에 자아의 유무를 증명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세계와 자아는 하나로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근 양자역학에서도 '관찰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것은 바닥까지 내팽개쳐진 인간의 지위와 가치가 회복되는 신호탄일지도 모른다. 관찰을 하기 전에는 다른 상태(파동)였다가 관찰을 하면 입자가 되는 양자역학은 드넓은 우주와 그것들이 모인 다중 우주 속에서도 인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해 해준다.
책의 마지막에는 이 책의 핵심 내용을 단 하나의 표로 정리해두었다. 책을 꼼꼼히 읽었다면 이 표 하나만 보더라도 책의 내용이 떠오를 것이다.
세계 속에서 당신은 그저 잠시 머물렀다 사라지는 티끌만도 못한 존재가 아니다. 당신은 세계를 보는 유일한 존재이고, 세계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최후의 존재임을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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