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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기술자
토니 파슨즈 지음, 박미경 옮김 / 북플라자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영국 작가의 책을 읽어 본 적이……, 있구나. 코난 도일이라든가 애거서 크리스티든가. 하지만 모두 고전 추리 소설이었고 현대 소설은 조앤 K.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가 전부다. 추리 소설을 꽤 읽은 것 같은데 거의 한 나라 작품에 몰려있다. 요즘엔 여러 나라, 다양한 작가의 작품이 골고루 나오는데 편애라니, 반성하자.
이 《살인 기술자》는 ‘토니 파슨즈’라는 작가의 작품이다. 토니 파슨즈를 검색해보니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인 듯하다. 항상 새로운 작가와의 첫 만남은 설렌다. 어떤 내용일까, 어떤 글을 쓰는 작가일까 물음표가 머릿속을 뛰어다닌다. 이 작품에 끌린 이유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면서도 인간미가 넘친다. 빠른 전개와 사실적 묘사가 탁월하다 - 리 차일드(Lee Child)’
‘《살인 기술자》는 새로운 범죄 시리즈의 출발점이라면, 우린 끝까지 따라가겠다! - 더 타임스(The Times)’
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이 소설은 대테러부대 감시 요원이었던 주인공 맥스 울프가 강력계로 옮기자마자 참여한 사건 이야기이다. 35세의 유능한 투자은행가였던 휴고 벅스가 사무실에서 시체로 발견되다. 사인은 기도까지 단번에 잘린 경동맥 절단. 지문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발견된 것이라고는 ‘돼지’라고 쓰인 글씨뿐. 그로부터 며칠 후 같은 방식으로 죽은 노숙자가 발견된다. 그리고 찾은 그들의 공통점은 7명의 소년이 찍힌 사진과 ‘포터스 필드’라는 기숙사 학교 출신이라는 것이었다. 한편 SNS에서는 스스로 범인이라 칭하는 ‘도살자 밥’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로 떠들썩하고 경찰들은 그가 범인이라며 그를 쫓는다. 사건은 또 일어나고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경찰은 기자 스칼렛 부시와 협력하여 도살자 밥을 잡기 위해 함정을 판다. 그러나 울프는 도살자 밥이 범인이 아니라고 굳게 믿고 있는데. 도살자 밥은 누구이며 그가 정말 범인일까? 범인은 무엇 때문에 어른이 된 7명의 소년을 죽이려 하는 걸까.
강렬하다. 그리고 우울하다. 영국 스릴러는 어두운 걸까. 그리고 이렇게 거침없는 걸까. 첫 프롤로그부터 놀랐다. 이렇게 과격할 수가! 영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점잖은 신사라는 편견이 너무 심했나 보다. 즐겨보는 일본 소설이나 미국 드라마에는 그로테스크한 시신이 발견되는 이야기가 흔하다. 그래서 거기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시체는 그렇게 기괴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데, 분위기 때문일까 왠지 더욱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전개도 빠르다. 사건이 줄줄이 터지고 이야기가 쑥쑥 나아간다. 그리고 현대 소설답게 SNS 활용도 자연스럽다. 간간이 나오는 울프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소설의 분위기를 한층 띄우는 듯했다. 그래서일까, 지루함을 느낄 새도 없이 책장을 넘겼다. 하지만 솔직히 개인적으로 결말은 내 취향이 아니었다. 물론 궁금증은 다 해결해준다. 범인도 사건을 벌인 이유도. 하지만……. 아마도 범행 동기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들 짐작하리라. 그런데 마지막 반전도 그럴까?
토니 파슨즈라는 작가와 영국 스릴러의 맛을 조금은 알게 해준 책이라 만족한다. 또 다른 책이 있다면 읽어보고 싶다.
아! 책 중에 나오는 블랙 뮤지엄. 정말 존재할까? 있다면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