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정당성은 없다
- 애나 번스의 노 본스를 읽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 인물의 시접을 따라가지 않는다. 상처 받아온 제임스가 군인이 되어 연락이 끊겼던 이모의 마을로 가서 겪게 되는 이야기와 주 등장인물인 에밀리아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이어지는 것 같지만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로 아버지의 학대를 받던 제임스가 군인이 되어서 자신도 모르게 행사한 폭력과 폭력들의 속에서 자신이 길을 읽음으로 겪는 이야기와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에게 무조건 적인 복종을, 가정에서는 부모의 방임과 형제들에게 당하는 폭력, 친구들은 집단에 동조하지 않는 에밀리아에게 당연하다는 듯 폭력을 휘두른다.
이 소설을 쓴 애나 번스는 2018년 [밀크맨]으로 부커상을 받았다. 그보다 앞선 소설이 바로 이 [노 본스]이다. 작가 애나 번스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출생으로 소설 속 아도인이라는 지역에서 실제로 살았다.
작품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어느 시골마을과 풍경은 같을 수 있지만 그 일상은 어둡기만 하다. 전쟁이라는 괴물의 카펫이 전 지역에 깔려 있으며 모든 폭력을 먹이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로부터 어려서부터 학대를 온몸으로 받으며 살아온 아이가 군인이라는 집단에 들어가서 휘두르는 폭력에 정당성을 찾으며 인정받기를 바라는 모습에서 참담함을 느끼게 된다.
여자아이라는 모습으로 전쟁 속에서 그 누구의 보호와 보살핌도 받지 못한다. 가장 약한 존재인 아이, 여자라는 키워드가 전쟁의 괴물은 약자를 먹이로 삼는 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핸래티 선생님은 어른이니까 아마도 아이인 자기가 잘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했다. (가제본 49쪽)”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폭력의 세뇌가 너무나도 끔찍하게 다가온다. 당연히 보호받아야할 아이가 이유도 모르는 잘못으로 혼이 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만든 어른들의 세상은 괴물의 아가리와 같다고 밖에는 할 수가 없다.
세상에 폭력은 모두 이 마을에 모여 있는 것 같다. 부모의 폭행과 방임, 형제들의 폭력, 마을 사람들의 아이들을 훈계 한다는 핑계로 무릎을 총으로 쏘는 것의 정당화, 학교 선생님들의 폭언, 집단에 동조하지 않았다는 이유인 친구들의 폭행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모든 혐오와 폭력이 모두 집결되어 있다.
읽는 내내 불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조금 이라도 힘이 있는 자는 자신보다 약한 자에게 어떻게 하든 힘을 행사하려 하는 것이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되고 있다. 실제 지금도 지구에서는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지금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겪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무사할 수 있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전쟁을 겪지 않을 뿐이지 지금도 누군가는 폭력이라는 괴물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을 것이다.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정당화 될 수 없음을 알기에 전쟁이라서 어쩔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달지 못하도록 깨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하기에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기를 바라며, 지금 겪고 있을 사람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앞으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깨어 있어야 할 것이다.
본 글은 창비에서 가제본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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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래티 선생님은 어른이니까 아마도 아이인 자기가 잘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했다. (가제본 49쪽)"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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