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아서 하면 안 돼요? - 자율 어린이를 위한 가치관 동화 15
클로디아 밀스 지음, 헤더 메이언 그림, 이서용 옮김 / 개암나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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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주인공 올리버 올슨은 아홉살 소년으로 엄마의 과잉보호로 인하여 자기의견 표현도 제대로 못하는 수줍은 어린이다. 어려서 몸이 약했다는 이유로 엄마는 친구네 집에서 자는 것도 허락하지 않고 학교에서 가는 캠핑도 보내주려하지 않는다. 게다가 점수를 잘 받기 위해 아이의 숙제까지 부모가 주도하여서  아이의 의견 따위는 무시해버린다. 어쩌면 이 책은 아이에게 자율성을 길러주는 목적 뿐만 아니라 요즘 엄마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한 목적이 더 큰데 아닐까하는 마음이 읽는 내내 들었다. 아이의 숙제를 도맡아 해주며 점수에 민감하고 내 아이만 물가에 내놓은 것처럼 과도하게 걱정하는 모습들에 마음 한켠이 찔리는 것은 비단 나만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보편적인 엄마들의 모습인가 보다. 그래도 책을 읽으며 깨닫는 것이 있으니 다행이다.


"엄마, 제가 만든 모형으로 만점을 받았어요. 레빗 상원의원도 제 의견을 전교생 앞에서 크게 읽어 주셨고요. 엄마가 나를 위해 항상 모든 걸 해 주지 않아도 돼요. 만약 닐 암스트롱의 엄마가 그를 달에 가지 못하게 했다면 어떻게 되었겠어요?"                     (116쪽)


올리버가 이렇게 말했을 땐 통쾌하면서도 정말 무릎이 탁 쳐졌다. 닐 암스트롱의 엄마가 위험하다고 달에 가지 말라고 말렸다면 우리가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 아닌가. 여기서 깨달음을 얻어 우리의 아이들은 스스로도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갖고 있음을 엄마인 우리들만 모르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서툴더라도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아이에게는 "거봐, 숙제는 혼자 해야되는 거 맞지?" 해가며 거의 윽박지르듯이 동조를 얻어내며 교훈을 심어주는 척 했지만, 내심으로는 찔리는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은 동화책 읽기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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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는 몇 개의 마을이 있을까? - 지리 편 열 살에 시작하는 교양 1
이은홍 지음, 원혜진 그림, 리정영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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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동네와 마을에서 시작해 동,리, 거기서 더나아가 각 시, 도, 대한민국, 세계, 우주로 시야를 넓혀주는 책이다. 아이도 흥미롭게 읽었지만 나도 참 재미있었다.

 우리 동네는 어떻게 해서 생긴 것일까. 도시와 시골의 동네는 어떻게 다르면서도 같을까. 각 도에 대한 특징들과 지도. 세계지도, 각 대륙의 특이점들. 올림픽, 남극과 북극. 우주와 별, 은하수 등등.. 아이가 이해하기 어렵진 않을까 저어하던 것은 그야말로 기우였다. 만화를 통해 일단 흥미를 유발하여 재미있게 이야기로 끌어들일 수가 있었고 책고양이가 소개해주는 자세한 내용도 거부감없이 쏙쏙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면서도 아이의 머릿속이 궁금해졌고 더이상 엄마의 지식으로만 아이를 가르칠 수는 없는 때가 왔구나 하는 아쉬운 마음도 살짝 들었다. 이처럼 잘 짜여진 책을 통해 아이의 지식과 상상력이 크게 발전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이 찾아왔다. 수성이나 목성, 토성, 은하수 같은 내용을 어려워하고 싫어하지는 않을까 하는 나의 걱정은 여자인 엄마와 남자인 아들의 차이점을 몰랐던 나의 어리석음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동안 나의 취향에 맞춰 서정적인 내용의 동화를 주로 읽어주었었는데 우리 아이가 원하던 내용이 바로 이런 것이었나보다. 그 어떤 책을 읽어줄 때보다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좋아했다. 우주와 과학. 이 책을 통해 우주에의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 계속 지도를 찾아보고 있고 지구본 사달라는 이야기도 했다. 아~ 이제 난 관심도 없는 우주에 관한 책들을 아이에게 읽어주어야 하는 가 보다. 덕분에 나의 지식도 초등적 수준에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장점은 있다 하겠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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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 30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15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며 비로소 깨달은 인생의 지혜 42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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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무렵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라는 책을 읽어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증을 갖고 읽고 싶다는 욕구를 갖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이 책. 김혜남 작가의 신작이다. 작가는 그 때에도 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중이었다고 하나 당시의 글에서는 전혀 그런 기미를 풍기지 않아서 몰랐는데 이제 와 알고보니 그렇다는 것이다. 흔하지 않은 병에 누구라도 좌절할 수 있는 시기를 이겨내고 의사로서 작가로서 꿋꿋이 멋있게 살고 있는 모습에 존경심이 일었다. 물론 지금은 병이 악화되어 작년부터는 병원일은 접었다고 한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작가는 베테랑 정신분석 전문의로서 인생의 여러 맥락들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조언해준다. 그러나 이전 책과는 크게 달라진 부분이 있다. 15년 동안이나 파킨슨병을 앓으면서 겪었던 삶의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풀어나가면서 의연하고도 따뜻하게 조언해주는 느낌이 바로 그것이다. 성공한 전문의로서, 작가로서 관찰이나 경험을 통한 전문가적 관점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인간적인 면까지 함께 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사진에서 보이듯 아직도 소녀처럼 꿈꾸는 눈빛을 간직한 자그마한 체구의 작가가 겪은 이야기들은 진정성을 더해주었다. 그야말로 모범생으로 바쁘게만 살아온 인생에 파킨슨병이라는 불청객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마음에 새겨졌다. 정신과 의사로서의 차갑고 냉철한 조언들만이 아닌, 자신의 아들과 딸에게 들려주듯 섬세하고 다독이는 듯한 인생의 지혜들이 강요하는 것보다 훨씬 큰 힘을 자아냈다.

 한발짝 떼기가 힘들어 화장실까지 가는 동안 땀을 비오듯 흘렸다는 이야기, 몸을 뒤척이는 것 조차 혼자 힘으로 어려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좌절했다는 이야기, 고통이 심해 뛰어내리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는 이야기들. 그럼에도 희망을 놓지 않고 그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다는 이야기에 뉘우치는 점도 많았다. 조금만 힘들어도 좌절하고 세상이 무너져내린 듯 한숨지으며 힐링을 외치는 요즘 세대의 사람들에게 크게 호소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힘들어도 유머를 잃지 않고 친구와의 우정으로 행복하며 남편과 아들, 딸에게 유쾌한 짐이 되고 싶다는 작가에게서 많이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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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마이어 : 나는 카메라다 비비안 마이어 시리즈
비비안 마이어 지음, 박여진 옮김 / 윌북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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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란 무엇인가. 이 책을 보면서 들은 생각이다. 비비안 마이어라는 사진작가는 살아생전 한번도 자신의 사진을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출품한 적도, 생계를 위해 팔아본 적도 없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쉬지않고 수많은 사진을 찍었고 인화해서 자신만 보았고, 인화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찍는 행위 그 자체가 예술가였던 사람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타인에게 인정받는 행위 자체가 불필요한 예술가. 그리고 사후에는 후세 사람들에게 작가 자신의 의도와는 아무런 관련없이 사진자체 만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극찬을 받고 있으니 여기서도 예술가로서의 진면목을 발휘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는 수많은 사람에게 능력을 인정받는 의미에서의 예술가. 어쨌든 예술가라는 단어에 아주 합당한 인물임에 틀림이 없다.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그녀의 관심사가 아주 다양했음을 알 수 있다. 때로는 냉소적으로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시선을 준 흑백사진들은 사진을 찍고 있는 작가를 의식하게 만들었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사진을 찍은 것일까 하는 궁금증을 일으켰다. 그리고 자주 등장하는 self-portrait 들이 인상적이었는데 요즘으로 말하자면 셀카라고 할 수 있을것이다. 카메라를 목에 걸고 거울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들도 인상적이었지만 어떤 것이든 반사할 수 있는 것만 있으면 거기에 카메라를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담아낸 것들이 기발하고 유쾌하고 재미있었다. 그림자로 이루어진 self-portrait들도 여럿 눈에 띄었는데 각각의 화면들에 배치된 여러 사물에 그림자로 비친 자화상은 쓸쓸한 느낌을 자아냈다. 내가 바라보는 이 세계에서 나란 존재는 그림자처럼 어두운 것일까, 어두운 곳에 숨어서 무언가를 관찰하는 느낌, 나와 세계와의 간극. 그런 것들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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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씨의 발칙한 출근길 - 직장인을 위한 제대로 먹고사는 인문학
이호건 지음 / 아템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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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은 단지 이름만으로도 커다란 존재감을 주어 무슨 내용인지조차 모른 체 언젠가부터 나의 위시리스트에 항상 속해 있었다. 그러나 섣불리 집어들고 읽기 시작하기가 겁이나 마흔이 될 때까지도 읽을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 책을 읽고 싶은 이유가 그저 지적 허영심을 채우기 위한 호기심일 뿐이기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번에 읽은 책 <니체씨의 발칙한 출근길>은 구체적으로 니체의 사상을 직장인의 일상에 빗대어 설명하기에 생각보다 쉽게 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꼭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학생이건 주부이건 자영업자이건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상황들,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생각하는 게 좋을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어 철학에는 아직 초보자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니체의 생각들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리란 생각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니체가 우리의 실생활과 전혀 동떨어진 형이상학적인 관념세계에만 빠져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는 것이다. 그저 어려운 말로 자신의 지적 능력을 뽐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기죽이는 게 철학자라고 생각해왔던 그 동안의 고정관념을 깨어주는 데 이 책이 큰 역할을 했다. 일상생활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발생하는 모든 상황들 하나하나에 집중하여 생각하고 내린 결론들은 그야말로 훌륭했다.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그와 같은 생각에 도달하는 과정이나 전혀 새로운 명제들에 대한 설명들을 듣고 있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니체를 비롯한 철학자들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고 존경심이 우러나왔으며 철학을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나역시 철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일상 하나하나를 스쳐보내지 않고 깊게 사유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은 죽었다!" 나는 어떤 신을 죽여야 할까? 그동안 내가 기대고 의지하고 정신적으로 종속되어 있던 것들. 사람이든 사물이든. 그것들을 죽여야만 내가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신을 죽여야만 온전한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고 거기서 나만의 독창성, 창조성이 생겨날 것이다. 치열하게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타성에 젖어 흘러가서는 안된다. 이왕에 세상에 나와 발딯고 살아가고 있는 이상 대충 살다 대충 죽어갈 수는 없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살아있는 정신으로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 내 머릿속에서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삶을 살아야 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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