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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꿈꾸게 하는 클래식 - 달콤 쌉싸름한 내 삶의 모든 순간
홍승찬 지음 / 북클라우드 / 2015년 4월
평점 :
아련한 느낌의 책표지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생각해보면 학창 시절 연습장이나 노트의 표지를 고를 때도 항상 난 저런 느낌에 끌리곤 했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클래식에 대한 동경, 흑백사진이 주는 추억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것을 건드렸나보다.
사실 지금의 난 음악같은 것을 들을 여유시간이 별로 없다. 출근하고 돌아와서는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고 밤에 한두시간쯤 책을 읽는 시간만이 나의 것이다. 운전하는 시간에도 영어 공부나 책읽어 주는 라디오쪽으로 채널을 맞춰 놓았기에 음악 들을 여유조차 없는 빡빡한 생활이다.
작년에 정말 오래간만에 본 영화<비긴 어게인>. 그 영화를 계기로 내 삶에도 음악이 필요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름대로 청소할 때나 설거지 할때 틀어놓기도 하고 밤에 아이들과 누워 아주 짧은 순간 음악을 듣기도 한다. 남편이든 아이들이든 일단 음악을 켜놓으면 귀기울이는 게 신기하다. 인간의 마음속엔 음악을 향한 그리움이 존재한다는 것을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깨닫게 해준다.
이 책이 내가 잘 모르는, 그러면서도 막연한 동경심을 갖고 있는 클래식에 대한 인도자 역할을 해주리라는 믿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책은 전혀 딱딱하지 않게, 아는 사람만이 갖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자만심같은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친근함과 다정함으로, 그리고 음악을 통한 사유를 삶의 여러 면에 적용시키는 생활인의 자세로서도 나를 사로잡았다. 책에 소개된 음악들을 하나하나 다 찾아서 들어볼 예정이다. 그리고 작가가 말해 준 느낌이나 곡의 탄생배경들을 다시한번 읽어보며 음악을 음미해 볼 것이다.
또한 책에는 서양의 클래식 음악에 대한 소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신중현에게 기증된 기타, 퀸의 프레디 머큐리, 비틀즈,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세운 이강숙 선생, <진짜 사나이>를 작곡한 이흥렬 선생 등 관심범위가 광범위하다. 클래식 음악을 제외한 다른 음악을 배격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음악, 팝음악, 일본, 중국 등 모든 음악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러한 것들을 읽으며 나 또한 그 동안 모르고 살았던 내용들을 알게 되고 사람에게 음악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음악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음악을 즐기는 자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조금이라도 어정쩡하다가는 경쟁에 뒤쳐져 저쪽으로 내팽개쳐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한 무한경쟁의 현대사회에서 우리들의 마음속은 황폐하게 메말라있다. 그로 인해 시간을 쪼개고 쪼개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하고 스펙을 쌓고 이미 직장을 갖고 있다고 해도 언제 짤릴지도 모르며, 고령화 사회에 대비도 해야하고.... 각박해도 너무 각박하다. 이런 때에 클래식이든 무엇이든 어떤 음악을 듣는 잠깐의 여유시간은 우리의 삶에 단비같은 존재가 되어주리라 생각한다. 무엇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닌 아무것도 안하고 멍때리고 있는 시간에 인간의 창조성이 나온다고 하니 더더욱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듣고 있는 음악이 작곡가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배경으로, 어떤 의도를 갖고 만들었는지 알면서 듣는다면 그 때 듣는 음악은 또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책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로 음악을 듣는 것 또한 뇌에 중요한 양분을 주고 광합성을 시켜주는 일임을 깨달은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