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 좋은 날 - 그날, 그 詩가 내 가슴으로 들어왔다
김경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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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시는 총50편으로, 크게 '너를 향한 눈빛', '나를 향한 응시', '세상을 향한 목소리' 로 논리적인 순서가 아닌 심리적 흐름을 따라 분류한 저자의 노력이 가히 돋보인다.

교과서에 수록된,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 속에 만났던 시도 보이지만 "꿈, 신분증에 채 안 들어가는/ 삶의 전부, 쌓아도 무너지고/ 쌓아도 무너지는 모래 위의 아침처럼 거기 있는 꿈”(황동규, '꿈, 견디기 힘든')이라던가, “내 살아 있는 어느 날 어느 길 어느 길목에서/ 너를 만날지 모르고 만나도 내 눈길을 너는 피할 테지만/ 그날, 기울던 햇살, 감긴 눈, 긴 속눈썹, 벌어진 입술/ 캄캄하게 낙엽 구르는 소리, 나는 듣는다.”(이성복, '연애에 대하여')에 '미끄러운 거리'에 '정처 없이'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옛날 양반 집안에 상이 났을 때 대신 애타게 울어주던 노비 '곡비'를 노래한 문정희의 불면의 밤 또한 챙길 일이다. 50편의 시 가운데 내가 미처 보지 못한 빛깔들, 읽지 못한 마음들 꼭지에 실린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나희덕)' 의 시를 대할 때면 문득 대학 시절이 떠오른다. 멀리로 멀리로만 지나친 복숭아나무들을 떠올려볼 때가 있었다. 그로 인해 미처 보지 못한 '수천의 빛깔'들과, 읽지 못한 '여러 겹의 마음'들과, 알지 못한 '잘린 외쪽 손목'들에 대해 생각한 그럴 때마다 내 마음은 그들 모두에게 용서를 구하고 함께 '저녁이 오는 소리'를 듣고 싶은 뒤늦은 열망으로 차올랐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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