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자 친구 위픽
서미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여자친구
#서미애
<98p><별점 : 3.5>

‘한국대 국궁 동아리’ 대학을 졸업하고 신림동에서 고시생 생활을 하고는 활동하지 않았던 동아리. 그런 나를 알아본 내 여자친구 수빈이. 수빈이는 자신의 고통이 너무 커서 나를 그 수렁으로 끌어들이지 않으려 이별을 말한다. 끔찍한 계부. 2년전 교통사고로 엄마가 죽자 더 심해진 계부의 굴레
그 굴레를 끊어줄 사람은 나 뿐이다. 수빈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줄 계획.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이웃들은 그가 어떤 인간인지 모른다. 종호 역시 수빈에게 그가 저지른 끔찍한 짓에 대해 듣지 않았다면 저 미소 뒤에 어떤 모습을 감추고 있는지 몰랐을 것이다. 하긴, 뉴스에 나오는 잔혹한 연쇄살인범도 동네 사람들에게는 조용하고 인사성 바른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었지. 우리가 타인에 대해 안다고 믿는 것은 위장된 겉 포장일 뿐이다. 15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듭 정리 위픽
이경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듭정리
#이경희

사랑하는 아내가 사랑하는 딸이 평행 우주를 건너다니는 사람이라면?
모든 것이 완벽한 사람인데 유독 시간을 지키는 일을 어려워한다면?
자신의 죽음이 예정된 미래를 안다면?
내가 사랑하는 가족의 가까운 미래에 죽음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내가 매듭을 지으면 그 이상의 가능성이 사라진다면?

“매듭은 선택이야. 여러 가능성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일. 시간 축에 매듭을 묶으면 중첩되는 있는 나머지 선택지는 사라지게 돼. 무한히 발산하는 확률에 간섭해 현실을 하나로 고정해. 그 속에서 남들과 똑같은 시간을 사는 거야. 일시적이지만. 지금 우리가 대화할 수 있는 것도 그래서야. 나는 아빠를 위해 아주 많은 가능성들을 배제하고 있어. 배제한 삶도 남은 삶도 여전히 무한히 많지만.” 32p

어떤 철학책에서 이런 문장을 읽은 적이 있어. 인간에게 시간이 존재하는 이유는 삶의 슬픔이 한꺼번에 찾아오는 걸까? 그렇다면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네겐 모든 슬품이 한꺼번에 찾아오는 걸까? 그날도 너는 온 우주의 슬픔을 홀로 감내하고 있었던 걸까? 35p

몇 번이나 다짐했어. 나는 네게 세상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소개하는 사람이라고. 내가 믿는 옳고 그름을 절대 강요하지 않겠다고. 네게 조금 길에서 벗어나더라도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겠다고. 설령 네 장래 희망이 병뚜껑 수집가였어도 아빠는 널 믿고 지지했을 거야. 44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카듀 - 경성 제일 끽다점
박서련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경성제일끽다점카카듀
#박서련
#안온




의관 출신 집안의 주인공은 사촌 누이의 남편인 매형을 꽤 좋아했다. 대대로 역관 출신의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집안의 혈통 때문인지 외국어 실력이 뛰어났고 인재만이 입학한다는 학교 출신에 유학까지 다녀온 사람이다. 그런 그가 선택한 직업은 목사였다. 목사인 그는 먼저 출국을 하고 나머지 가족도 매형이 있는 곳으로 떠났다.
그런 미옥을 다시 만난 것은 내가 영화감독으로 직업을 정하고 영화 촬영을 위해 부산을 향했던 때였다. 배 속엔 한 아이를 품은 상태였다. 영화감독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다시 그녀를 만난 것은 경성이었다. 어떤 사정인지 이혼한 상태였고, 자신에게 사업을 제안한다.
경성에서 끽다점을 함께 운영하자는 것. 서구식 끽다점이 경성에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마땅한 거처도 영화로 성공을 거두지도 못한 나는 그녀의 제안을 수락하고 다른 곳에서 끽다점을 공동 운영하는 의사인 이성용의 건물 1층에 끽다점을 창업한다. 창업비 모두가 미옥 앨리스가 감당하여 이게 동업자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앨리스는 커피도 잘 내렸고, 어릴 때와는 달리 아리따운 외모와 교양까지 갖춘 매력적인 사람이라 그런지 영화와 끽다점을 오가는 생활을 해도 큰 지장이 없었다. 카카듀라는 이름부터 투자금에 매장을 홍보하는 이벤트까지 훌륭하게 하는 그녀.

그런 그녀의 이벤트는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졌고, 술에 취해 아리랑을 소리쳐 불렀을 뿐인데 다음날 서에 불려가 죽도록 맞고 돌아왔다. 의식을 찾았을 땐 카카듀였고, 사촌 누이의 모습으로 돌아온 앨리스는 자신의 사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건물 주인 이성용도 사라지고 앨리스도 떠난 끽다점은 홀로 운영할 수 있을까?


<체공녀 강주룡>은 1인칭 시점으로 남편을 따라 얼떨결에 독립운동을 하고, 이후엔 노동 운동을 하는 여성을 그린 실화 바탕의 소설이다. 굉장한 일을 한 여성인데 늘 어떤 행동 앞에 동기가 자발적인 아닌 남성에 의함으로 표현한 부분이 살짝 아쉽기도 했으나, 시대상을 고려하자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반대로 아버지에 의해 어릴 적부터 자발적인지 아닌지를 자각하기 전부터 독립운동을 한 자신의 결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되돌릴 줄 아는 시대에 흐름에 주저앉지 않고, 자신의 부모가 가르친 대로 주체적인 삶을 사는 한 여성의 삶이 그려진다. 이 소설이 1인칭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책을 덮을 때까지 따라올 정도로..

분주한 상황에서 읽어서 그런지 끝내 주인공들에게 몰입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신간도서추천 #한국문학추천 #장편소설추천 #실화바탕소설 #북스타그램 #책소통환영

“악의 없는 헛소문이라도 큰 피해를 낼 수 있지요. 그런데 누군가를 무너뜨리려고 거짓을 꾸며내는 인간도 어딘가에는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요. 인간은 입체적이지만 표정은 앞면에만 있어요.” 189p

조선인 신분으로 조계지 바깥을 돌아다니면 아무 이유 없이 체포될 수 있었다. 경성에서는 경찰을 조심해야 했지만 상해에서는 군인을 조심해야 했다. 이렇게 말해야 하다니 분하지만 속령인 조선에서 일제가 활개 치는 건 그렇다 치겠는데 엄연한 남의 당인 상해에서 왜 일본군이 설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가 안 되어도 안 되는 대로 죽은 듯이 지내야만 했다. 311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을 건너기 소설의 첫 만남 30
천선란 지음, 리툰 그림 / 창비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을건너기
#천선란
<67p> <별점 : 3.5>

우주 비행사 훈련을 받는 공효는 과거의 자신과 만나는 훈련을 한다. 미친 멀미와 잡생각이 많아지는 공간에 던져지기 전 필수 훈련이다. 엄마도 공효도 외로웠던 그 시절. 자신을 괴롭히는 과거와 화해할 수 있을까?

노력해도 되지 않는 것들은 매달리기보다 포기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말하는 노력해도 되지 않는 것들이란, 기록이나 시험 통과가 아니라 엄마의 기일이 오면 찾아오는 무기력함, 예고도 없이 밀어닥치는 자기혐오, 앞으로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는 확신 따위였다. 그런 기분이 들 때마다 공효는 도망쳤다.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을 직면해야 하는지, 무엇을 감싸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았다. 천천히 짚기에는 삶이 너무 바빴다. 공효는 해야 할 게 많았다. 공효는 해야 할 게 많았다. 당장 눈앞의 것들을 잘 해내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리라 믿었다. 하지만 그런 믿음은 틀렸다. 외면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정말로 죽여야 할 때가 온 것이다. 47-8p

나의 노을은 무엇인가? 나는 노을을 건넜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지개나래 반려동물 납골당 위픽
송경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지개나래반려동물납골당
#아이를 조금더불쌍히여겨줘
#송경아

반려동물 납골당을 운영하는 엄마와 엄마는 나를 입양했다. 나를 키우며 박세희 엄마는 열성적으로 운동을 했고, 김연우 어머니는 나머지를 담당했다. 반정부 시위를 가담했던 박세희 엄마가 진압봉으로 맞아 죽었고 이후로 김연우 엄마는 홀로 나를 키우고, 납골당을 운영하며 엄마의 죽음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납골당 아이라는 이유로 친구가 없었던 나는 홀로 집에서 놀다가 늘 닫혀있던 장롱문이 열려 있기에 들여다 봤다. 그곳에선 이상한 소리들이 들렸고, 화가 난 나는 그것들을 부수기 시작했다. 야단맞을 짖이라는 것을 알았다. 정확히 내가 한 일이 무엇인지 깨달은 것은 후의 일이지만, 당시 엄마는 혼내지 않고 나를 달래주고, 예쁘게 내 방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차원난민. 나와 생김새가 다른 생명체들이었다. 아주 작은 공간에서 생명만 유지하던 차원 난민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생명을 빼앗는 일을 한 것이었다. 그 일로 자꾸 엄마에게서 거리를 두던 나는 결국 그 자리로 돌아간다.

그러나 사회와 완전히 등을 지고 살 수는 없었다. 사회는 정의롭지 않아도 우리의 교육과정은 정의를 가르쳤기에 더욱 그랬다. 학년에 올라가면서 우리는 자유를 배웠고, 인류가 역사상 저지른 수많은 과오들을 배웠다. 그때마다 나는 저도 모르게 입가가 비뚤어졌다. ‘옳은 건 알지만 그래서 내가 뭘 어떡해?’와 ‘내가 뭘 할 수는 없지만 옳은 건 안다’의 모순이 늘 마음속에서 맞부딪쳤다. 그리고 세계에는 늘 너무나 많은 문제들이 있었다. 기후 위기는 여전했고, 전쟁은 우리나라에만 아직 운 좋게 일어나지 않았을 뿐 어디에선가 늘 일어났고, 환경 파괴는 전 세계에서 계속되고 있었고, 빈곤과 불평등은 우리나라의 문제이기도 했다. 나라고 부족함을 전혀 느끼지 않으면서 산 것은 아니지만, 엄마 덕택에 누릴 수 있었던 비교적 안온한 환경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보이는 문제들, 문제들. 그런 문제들을 생각하면 뭍 위에 올라온 물고기처럼 숨을 헐떡이고 싶어졌다. 28-9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