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정리#이경희 사랑하는 아내가 사랑하는 딸이 평행 우주를 건너다니는 사람이라면?모든 것이 완벽한 사람인데 유독 시간을 지키는 일을 어려워한다면?자신의 죽음이 예정된 미래를 안다면? 내가 사랑하는 가족의 가까운 미래에 죽음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내가 매듭을 지으면 그 이상의 가능성이 사라진다면?“매듭은 선택이야. 여러 가능성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일. 시간 축에 매듭을 묶으면 중첩되는 있는 나머지 선택지는 사라지게 돼. 무한히 발산하는 확률에 간섭해 현실을 하나로 고정해. 그 속에서 남들과 똑같은 시간을 사는 거야. 일시적이지만. 지금 우리가 대화할 수 있는 것도 그래서야. 나는 아빠를 위해 아주 많은 가능성들을 배제하고 있어. 배제한 삶도 남은 삶도 여전히 무한히 많지만.” 32p어떤 철학책에서 이런 문장을 읽은 적이 있어. 인간에게 시간이 존재하는 이유는 삶의 슬픔이 한꺼번에 찾아오는 걸까? 그렇다면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네겐 모든 슬품이 한꺼번에 찾아오는 걸까? 그날도 너는 온 우주의 슬픔을 홀로 감내하고 있었던 걸까? 35p 몇 번이나 다짐했어. 나는 네게 세상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소개하는 사람이라고. 내가 믿는 옳고 그름을 절대 강요하지 않겠다고. 네게 조금 길에서 벗어나더라도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겠다고. 설령 네 장래 희망이 병뚜껑 수집가였어도 아빠는 널 믿고 지지했을 거야. 4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