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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낱말들 - 닮은 듯 다른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열여섯 가지 단어
김원영.김소영.이길보라.최태규 지음 / 사계절 / 2022년 11월
평점 :
장애를 갖고 계셔서 장애에 관한 글을 자주 쓰시고 목소리를 내시는 김원영 변호사님.
어린이책 편집자로 어린이 독서교실을 운영하시며 어린이에 대해 목소리를 내시는 김소영 선생님.
코다코리아로 활동하며 청각 장애인을 위한 목소리를 글, 영화 등으로 내시는 이길보라 감독
동물복지학을 연구하는 김태규 수의사
이 책은 16가지 단어로 4분이 글을 써서 묶은 책인데 같은 단어로 4분의 색이 잘 묻어난 글을 읽을 수 있다. 장애, 어린이, 청인과 농인, 그리고 동물에 대한 글들을 함께 만날 수 있는 멋진 책.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 동물을 잘 돌보는 일은 동물에게 필요한 리듬이 무엇인지 동물에게 묻고, 그 리듬을 찾아내는 일입니다. 그리고, 매일 반복되지만 동물이 반복이라고 느끼지 않도록 변주를 주는 일입니다. 반복만 있으면 리듬이 아닙니다. 반복되는 와중에 우리를 춤추게 하는 변화가 자잘하게 쪼개져 들어가야 좋은 리듬이 됩니다. 그 리듬이 무엇인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일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그 과정이 동물을 이해하는 데에 필요한 리듬입니다.
- 야생동물을 바라보는 시각에 생태적 관점이 없으면 그 아름다운 생명체들이 한낱 신기한 노리개가 되어 버립니다.
- 제가 강의할 때 반려동물이라는 말 대신 애완동물이라는 말을 쓰면 학생들이 의아해합니다. 동물복지 수업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동물’이라는 말 앞에 ‘애완’을 붙이느냐고요. 저는 인간과동물이 맺는 관계를 설명할 때 ‘애완’이 사실에 더 가깝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이야깃거리를 던지곤 합니다. 인간 반려자처럼 동등한 관계라는 의미로 반려동물이라는 말을 즐겨 쓰지만, 글쎄요. 사람이 사는 공간에 가두어놓고 예뻐하는 동물이 사람과 얼마나 ‘반려’하며 살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자도 집에 반려 동물을 키우고 계심. 동물 관점에서 계속 고민하고 계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문구였음)
+ 농인 부모로부터 수어라는 언어를 물려받은 계승수어화자. 계승어는 나라 또는 지역에서 공용되도록 법적 지위를 가진 공영어, 공식 언어와 달리 특정 개인이나 가족, 공총체를 연결하는 데 사용하는 언어.
- 요리할 때 소금이나 설탕을 손끝에 잡힐 만큼 조금 집는 것을 요즘 ‘꼬집’이라 표현. 하지만 ’꼬집‘은 동사 ‘꼬집다’의 어근으로 명사로는 쓰일 수 없다고 함. 이에 대응하는 순우리말은 ’자밤‘
’뒷담화‘는 일본어에서 비롯된 속어.
’절친하다‘ 형용사 ’절친‘을 명사처럼 쓰는 것은 잘못. ’애정‘도 마찬가지. ’나름‘도 명사로만 쓰이니 ’나름 노력했다‘는 틀림 ’나름대로 노력했다‘가 맞는 표현.
- 제가 어린이 모르게 어린이를 기다려주듯이, 어린이들이 저 모르게 저를 기다려줄 때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주변의 어린이들을 떠올려보세요. 어른들이 바쁜 일을 끝내기를, 지난번 그 약속을 지키기를, 자신을 바라보고 귀 기울여주기를, 말로는 정확히 전달하지 못하는 마음을 알아주기를 기다리고 있지 않나요? 이번에는 누가 기다릴 차례인가요?
- 저는 작별의 인사가 왜 “안녕”인지 알게 되었씁니다. 작별한 뒤에도 우리는 서로가 잘 있기를 바랍니다.
+ 수어를 잘하지 못해도 특수교사가 될 수 있다고 함. 농인들이 한국어 문자언어를 습득하기 어려운 환경.
기억하고 기록하고 싶은 글들이 많아 다 적을 수 없음.
여러분 오늘도 “안녕“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