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에 99년도의 일을 회상하며 기록한다. ’유럽 호텔팩 21일‘ 90년대 후반에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럽 배낭여행이 유행처럼 번졌다. 97년 IMF가 터지고 주춤하긴 했으나, 그 유행의 갈망은 더해졌겠지. 여행 경비를 위해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한다. 호텔팩 비용이 200이니 여비까지 300만 원을 마련했다. 고등학생 때 사귄? O와의 관계를 끝낸다는 마음으로 그녀가 남긴 은반지를 버리기로 한다. 서울 > 런던 >브뤼셀 > 암스테르담 > 프라하 > 잘츠부릍크 > 빈 > 베네치아 > 로마 > 니스 > 파리 > 김포 > 서울당시엔 인천공항이 없었다.목적은 빈! 아무리 당시 물가가 저렴했다고 해도, 영국과 스위스 일정이 있는데 어떻게 200만 원의 호텔팩이 가능한가? 그건 바로 국경 간 이동하는 날은 기차에서 밤을 보내기 때문이다. 당시 서유럽 여행의 붐엔 저렴한 여행 경비를 위해 야간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이 여행이 유행했었다. 야간 기차 안 위험하냐고? 말이 통하지 않는 나 영어 몰라. 내 자리 어딘지 모르지만 나 이 자리 맘에 들어. 내가 먼저 와서 찜 했거든? 너 꺼져! 뭐 이런 사람부터 해서;;; 야간에 계속 떠드는 사람까지 온갖 군상을 다 만날 수 있지. 😳나도 이 비슷한 시기에 딱 요런 여행을 떠났었다. 첫 직장에서 중년 남성의 괴롭힘은 내가 어린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다. 일을 과하게 시키는 건 괜찮았는데 술자리의 성추행을 시작으로 점점 평소에도 외부에서 만날 것을 요구했기에 나는 도망치는 것을 선택했다. (당시엔 직장 내 괴롭힘 따위의 창구가 없었다. 대부분의 중년 남성으로 구성된 직장에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여자를 보호해 줄 사람은 없어 보였다.) 제법 일도 잘해서 초고속 승진도 했건만… 결국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불안정한 직장을 다니며 내 눈을 사로잡은 건 서유럽 여행. 만 25세까지 할인 혜택이 많다는 글에 눈이 홱! 돌아갔다. 남들보다 1년 학교를 빨리 입학한 탓에 직장 경험을 하고도 아직 만 25세의 문턱 직전에 있었다. 만 25세를 5달 남긴 나는 그렇게 호다닥 유럽 여행을 결정했다. 호텔팩도 아니고 민박과 유스호스텔 등 책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을 계획해서 저 비용에 40일 코스로.. 😆 제대로 공부도 하지 않고, 당시 막 보급된 인터넷 카페를 뒤져가며 코스를 짜고 숙소 리스트를 적어 넣고, 이 숙소에서 이맬이나 공중전화로 저 나라 숙소 예약하고 확인하며 돌아다니는 형태였다. 지도와 론리플래닛 손에 쥐고 이것도 무거워서 지난 나라는 버려가며 다녔다. 가장 저렴한 슈퍼에서 식빵과 잼을 가방에 넣고 대충 길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꼭 먹어봐야 한다는 음식만 사서 먹으며 다닌 20대나 가능한 여행을 … (공부 좀 하고 갔어야 했는데.. 이건 뭐 도장 찍기 수준으로 다녔으니….)런던 인 파리 아웃위험 쫄깃한 순간도 있었지만, 혼자의 시간을 온전히 즐겨본 게 처음이 아니었나? 역사 예술 등의 지식이 하나도 없이 간 여행이라 제대로 보고 온 것이 없어 아쉬웠지만 이 여행 이전과 이후의 내가 달라짐을 살아가며 느낀다. 이후로 시작한 운동을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것이 가장 큰 것 중에 하나. 좋아하는 문 작가의 신간을 통해 추억 여행을 했다. 반납을 위해 리뷰 쓰는 버릇은 언제 고쳐지나 ㅠ 유럽 자유여행 다녀오면 고칠 수 있을 것 같은데.. 🤭스페인 가보고 싶다고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