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읽는 마음 - 삼켜진 마음 안에 피어나는 용기와 희망의 꽃
볕뉘 지음 / 볕뉘서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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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p>

어릴 적 어른들의 인사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식사 하셔쓔?’였다. 그들은 동네 아이들을 볼 때마다 ‘밥 먹었냐?라고 물었다. 전쟁 후 고단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진심을 담은 안부가 ‘한 끼 식사‘였던 과거의 관습이 유지된 탓이었을 테다. 꽤나 시골에 살았던 나는 자연에서 주는 재료로 끼니를 걱정하고 살 정도가 아닌 환경이었음에도 어른들에게 ’식사‘는 삶을 살아가는 중요한 바탕이었다. 내 가족의 끼니를 위해 일하고, 만나는 이웃과 동료, 친구들의 끼니를 살피는 일은 식사 이상의 큰 의미가 포함되어 있었다.

’식‘이 배고픔을 해결하는 수단이 아닌 문화가 된 지금에도 식사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겼다. 저자는 버텨지지 않는 하루의 끝에 누군가가 묻는 ’한 끼‘의 안부가 가장 큰 위로가 된 순간을 기억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에너지가 ’0‘에 수렴하는 상황에서 다시 에너지를 채우기 위한 행위인 ’식사‘를 삶에서 찾아내고 기록했다. 나의 삶과 타인의 삶 속에 얽힌 식사를 통해 펼쳐지는 이야기는 다양한 맛으로 그려진다.

직접 농사지은 복숭아를 팔러 나온 할머니에게서, 치열한 직장 속 잠깐의 점심시간을 통해서, 엔트로피 최고를 경신한 집 안의 풍경에서, 아직 이른 주말 아침 주방에 서서, 푹푹 찌는 더위에 뜨거운 음식들 앞에서, 겨울을 담근 김장 김치 앞에서…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어린 딸의 마음이 한껏 토라져 있는 순간 달콤한 디저트를 건네며 마음을 풀어주는 장면이 있다. 그런 그녀도 성인이 되어 자신의 친구의 마음을 풀어주는 방법으로 음식을 선택한다.

“다들 끝났냐? 왜 치고받고 싸우지 그러냐? 어찌 막대기라도 하나씩 손에 쥐여 줄까? 막대기를 줄까, 수박을 줄까?” 109p

자매의 다툼에 막대기가 아닌 달콤한 수박을 들고나온 어머니의 지혜가 어쩐지 저자의 글과 닮았다. 삶의 고단함에서 쓴맛을 읽는 것이 아닌, 달콤함으로 덮을 줄 아는 지혜. 그 지혜로움이 체화되어 흐르고 있음을, 살아내는 힘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늘도 하루도 먹고 쓴다. 달콤함을 선사한다. 오늘도 애쓴 나 자신에게!


+
푹푹 찌는 더위에 김이 폴폴 올라오는 만두를 먹겠다고 목에 선풍기를 달고 덥다 덥다를 외치며 기다리는 사람을 보면 물어봐야겠다. ’혹시 볕뉘 작가님이신가요?‘

찐 감자에 소금 vs 설탕? 당신의 선택은?

곶감아 너의 생김새를 슬퍼 마라. 🤭 매끈하고 탱탱함은 잃었지만 정성스러운 손길을 어루만짐으로, 추위와 바람을 이겨낸 훈장으로 쪼그라들어 단맛의 정수를 얻었으니, 볕뉘 님도 어느새 너의 외모보다 맛을 칭송하는 날을 만났으니 이 어찌 아니 기쁘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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