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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 TV애니메이션 원화로 읽는 ㅣ TV애니메이션 원화로 읽는 더모던 감성 클래식 8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애니메이션 <작은 아씨들> 원화 그림, 박지선 외 옮김 / 더모던 / 2021년 8월
평점 :
어릴 적 애니메이션으로 접한 <작은 아씨들>은 조의 조에 의한 조를 위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하게도 조의 모든 행동이 타당했고, 조와 같이 멋있고 싶었다. 조를 둘러싼 다른 인물들(나머지 자매)은 다 뭔가 부족해 보였고, 다른 인물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가장 미워했던 인물은 당연하게도 에이미였고, 베스는 시종일관 약하고 착하고 결국 죽게 되면서 눈물 버튼이었고, 대고모는 히스테리 가득한 인물로 이해했다.
중년에 읽은 작은 아씨들은 모든 인물이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역시나 자매들보다 엄마, 해나, 로런스, 대고모로 어른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었고, 4자매 모두가 입체적으로 읽혔다.
마치 부인 - 체력 만랩이다. 부유하게 살다가 가난하게 지내면서도 이웃을 돌보는 너른 마음과 아이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200% 해낸다. 남편도 베스도 죽음에 이를만큼 아플 때 곁을 지키면 낳으리라는 희망을 주는 사람이다.
해나 - 이 집안이 부유할 때부터 하인으로 있었던 아일랜드계 여성.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사람이다.
로런스 할아버지 - 가족을 모두 잃고 홀로 남은 손주를 돌보며 살아가는 외로운 노인. 손자를 제대로 돌볼 줄 모르지만 나름 최선을 다했던 것은 아닐까? 당시 육아는 전적으로 여성의 몫이었으니..
대고모 - 그 당시에 시집을 가지 않고 부유하게 사는 여성이라니! 얼마나 고난과 역경이 많았을까? 까칠하고 냉소적일 수밖에..
매그 - 예쁜 것을 사랑하지만, 결국 어머니가 가르친 교육이 내재되었던 것인지 진정한 사랑을 선택하는 사람. 욕망이 있지만 절제할 줄 알고 큰 딸로 역할을 감당하며 사는 일이 힘들 텐데 크게 투덜거린다고 볼 수 없다.
조 - 멋진 사람이지만 자녀로 키우기 힘든 타입. 🙄🙂↔️
베스 - 죽음에 맞닿고 사는 일은 얼마나 힘든 걸까? 그래서인지 세상 초월의 아이콘(성녀)이 어쩐지 현실적이지 않다. 같이 있으면 답답한 스타일이 아닐까나… 그녀의 곁에선 누구도 부도덕한 사람인 것만 같아서 피하고 싶을 수도;;;
에이미 - 욕심 만랩. 그러나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꾸준히 탐구하고 목표한 것을 이루기 위해선 최선을 다한다. 조가 열받게 하면 대갚음하는 응징부터 꿈을 위한 노력, 대고모와의 동거에서 인내 등.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지만 엄마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행동과 가치관을 품지는 않는다.
로리 - 방치된 어린 시절. 사랑과 돌봄의 부재는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 부잣집이 가난한 4자매의 옆집에 살아서 얼마나 다행인가?
1부는 매그가 결혼을 발표하는 것까지 2부는 조의 결혼까지
책과 영화는 약간 다르다. 저자는 평생 결혼하지 않는 삶을 선택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 책의 2부에서 조의 결혼의 개연성이 좀 떨어지는 부분이 영화로 해소될 수 있다. 영화는 시간 흐름으로 전개되지 않고 교차하며 보이는데, 첫 장면이 조가 뉴욕에서 출판사를 찾아가서 출간을 의뢰하는 것이다. 그가 조에게 이렇게 요구한다. 결말은 여자가 결혼하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여야만 한다고.. 독신이라는 옵션이 없는 세상이었다. ☹️ 아마도 1868년에 출간된 <작은 아씨들>의 결말도 그렇게 써야만 출간이 가능했었던 것이 아닐까?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감독의 연출이지 싶다. 책보다 영화에서 에이미의 멋짐이 더 잘 그려졌던 것으로 보인다.
책과 영화 둘 모두 나에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자신의 행동으로 자책하고 있는 조의 곁에 마치부인이 앉아 다독이던 장면이다. 조에게 너는 나를 닮았다고, 내가 너처럼 그런 사람이었는데 이날까지 그 심성을 고치려 애쓰며 사는 거라고 하던 말. 지금 모두의 정신적 지주이고 성녀로 그려지는 그녀의 원래 성품은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었다니.. 상상이 되지 않는 과거의 모습. 그런 그녀의 말이 조에게 얼마나 큰 희망이 되었을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처럼 자신도 될 수 있다는 희망. 그 장면이 나에게 최고였다.
독서모임이 아니라면 다 아는 내용이라고 읽지 않았을 따수움 가득한 책을 읽게 되어 행복하다.
+ 일본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은 해나를 왜 흑인으로 그린 것인가 😞 아일랜드계라고 책에 나오는구먼!
+ 영화 포스터 출처 :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