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
게일 허니먼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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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톱 노트북 태블릿 어떤 걸로요.”

“전에 컴퓨터를 사본 적이 없어요, 리엄.”
“테크놀로지에는 문외한인 소비자예요.”

“어떤 용도로 쓰실 건가요?”
“그건 당신이 상관할 바가 전혀 아닌데요.”
😳🙄🫥

30살이 가까운 엘리너 올리펀트는 타인과의 소통이 어려운 사람이다. 일 하나는 야무지게 잘하지만, 직장에선 왕따. 점심은 늘 혼자 휴게실에서 먹고 크로스워드 퍼즐을 하는 것을 즐긴다. 금요일엔 쇼핑을 하러 가고, 주말엔 보드카를 마시며 지내는 일상을 유지하며 산다. 연가를 거의 사용한 적이 없고 병가도 거의 낸 적이 없는 지나치게 성실한 직장인이다.


그런 그녀에게 새로운 일상이 찾아든다.

평생을 찾았던 ❛사랑❜의 대상을 발견한 것. (그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밴드를 하는 가수)
길에 쓰러진 샘을 구조하는 레이먼드의 소환에 어쩔 수 없이 함께하게 된 것.

레이먼드는 엘리너의 회사에서 pc 등을 정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컴퓨터를 고치러 왔을 때 봤던 그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꽝’ 그런 그와 새미를 구조하며 병문안 등의 이유로 회사 밖에서 점심시간과 일과 후에 종종 만나게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되며 변화하게 된다.

오로지 자신의 삶만 있었던 엘리너가 병문안을 가게 되고, 관절이 아파 외출을 하지 못하는 레이먼드의 엄마 집에 방문하는 일, 새미의 퇴원으로 그의 가족들과 함께하는 자리에 찾아가는 일 등 사람들과 함께하는 삶을 경험하며 혼자가 아닌 삶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

❝이제 곁길로 새는 건 하지 마, 엘리너. 엄마 말 무시하지 마라, 알겠니? 오, 너는 이제 네가 아주 영리하다고 생각하겠지? 직장에 대해서도 그렇고, 새 친구들에 대해서도 그렇고. 하지만 너는 영리하지 않아, 엘리너. 너는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사람이야. 신뢰를 주지 않는 사람. 실패한 사람. 오, 그래, 나는 네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지. 그리고 네가 어떻게 끝날지도 알고 있어. 잘 들어, 과거는 끝나지 않았어. 과거는 살아 있는 거야. 네 아름다운 흉터, 그건 과거에 만들어진 거지, 안 그러니? 그리고 그건 네 평범하기 짝이 없는 얼굴에 여전히 살아 있어. 여전히 흉터가 아프니? ❞ 173p

❝너는 인간 세포의 쓸데없는 낭비라는 말을 하고 싶었어. 그게 다야. 그럼 안녕 아가! ❞ 267p

그녀에게 언제나 독설을 내뱉는 폭력적인 엄마의 수요일마다의 통화. 그리고 그녀가 사랑이라 생각했던 이성이 사랑이 아님을 알고 무너진 엘리너는 약을 옆에 두고 보드카만 마시며 지내는 일이 발생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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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잠을 잘 침대가 있었고, 먹을 음식, 입을 옷, 신을 신발이 있었어요. 늘 어른의 보호를 받았고요. 안타깝게도 세상에는 내 경우와 같았다고 말할 수 없는 아이들이 수없이 많아요. 생각해 보면 나는 아주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 308p

그 지독한 삶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유일한 생존자라는 죄책감이었을까? 엘리너! 당신 어떻게 이렇게 멋지게 살아낼 수가 있었던 거야? 실제로 만나서 묻고 싶다. 기대며 사는 삶을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자신이 버틸 만큼의 삶의 무게를 감당하고 살아내는 그녀가 너무 안쓰럽고 멋졌다. 그녀에게 곁을 내어주고 따스함을 알게 한 사람들의 다정함 또한.. 이렇게 닫힌 그녀의 마음을 열게 한 그 따스함은 어떤 온도인 걸까? 왜 어떤 상담사 앞에선 더 마음을 닫아버리고 어떤 상담사 앞에선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할 수 있는 걸까? 누군가가 상처로 더 다치지 않고 회복할 수 있게 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아름다운 책이다. 그 온도를 파악할 수 있는 길은 없지만, 아마도 많은 이들의 의견을 통해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독서모임으로 추천하신 이유를 알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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