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다 하다 앤솔러지 4
김엄지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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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다_열린책들_하다_앤솔로지_4 #협찬도서
#김엄지_김혜진_백온유_서이제_최제훈

<195p>

📍사송_김엄지

헤어지지 못한 연인들이 만나 사송으로 향했다.
간단해지고 싶은 남자와 무엇이든 깊이 파려는 L
묻는 질문에 대답을 듣지 못하는 사이.
각자의 자리에서 제자리걸음만 하는 사이. 거리는 그대로가 아니라 점점 멀어지고 있음을 둘은 몰랐을까? 그가 건넨 말의 궁금증이 일었음에도 ‘피곤’해서 묻지 않고 귀가했다.

📍하루치의 말

엄마의 절박한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어 고향으로 갔다. 어머니는 왼쪽 발에 깁스를 한 채였다. 어머니를 돌보다가 어머니의 ‘따수미 침구’ 가게를 아예 맡게 될 줄은 몰랐다. 공황 장애와 우울증을 진단받은 어머니와 고향 집에 정착하여 사는 애실에게 속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생겼다. 현서와의 관계에서 위로와 위안을 얻은 덕에 엄마와의 관계도 애실 자신의 일상에도 활력의 변화가 일었다.

미국에 가족을 보러 다니러 간다고 떠난 현서.
받지 않는 전화.
빌려준 돈.

애실아, 여기 있으면 제일 좋은 게 뭔지 아니?
조용하다는 거야. 원하는 만큼 조용하게 있을 수 있다는 거. 아무 이야기도 안 들어도 된다는 거. 62p

📍나의 살던 고향은_백온유

어머니가 다쳤다기에 다급하게 재택근무를 한다고 고향에 내려갔다. 괜찮다던 엄마는 엄지, 검지, 중지 발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입은 것이었다. 예전처럼 제대로 걷지 못할 수도 있는 심각한 사고. 사유지 산에 들어갔다가 덫에 걸리는 사고를 입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 산 주인과 엄마와의 대화가 이상하다? 아무리 사유지에 들어가서 나물 좀 캐고 했기로 이런 사고를 입은 사람에게 대하는 태도가 거슬린다.

저희 어머니가 아직 자기 상황을 정확히 모르세요.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영구적인 장애를 가질 수도 있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덮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허가받지 않은 포획 틀, 덫, 올무 설치는 모두 불법이라는 거 아시나요? 다른 피해자가 또 나올까 봐 혹시나 해서 말씀드려요.

재산 피해 막기 위해서 설치하는 경우는 제외예요. 이를테면 쥐 같은 거요. 쥐 잡는 건 불법 아니라고요. 영지 씨, 저희 산에 뭐가 많이 나는지 아세요?

글쎄요. 멧돼지가 많다고는 하던데.

멧돼지요? 어머니께 물어보세요. 91p

📍전래되지 않은 동화_최제훈

목소리를 잃었다.
비로소 나는 수다쟁이가 됐다.

전에는 상대의 눈치를 살피며 이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 편하게 툭툭 던지고 보는 편이에요. <눈에 뵈는 게 없다>의 청각 버전이랄까. 177p

면 대 면의 만남에선 서로의 전화기를 보며 대화를 하지 않지만, sns 상에서 수다스러운 현상과 겹쳐 보인다. 하루에 쏟아지는 말이 얼마나 많은 세상인가? 직접이 아닌 전자기기를 통해서 전해지는 별처럼 많은 말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단편소설집 #엔솔로지추천 #북스타그램 #한국문학

유튜브나 넷플릭스가 알고리즘이라는 근사한 단어로 나의 취향을 점점 몰아가는 것처럼 느끼신 적 없나요? 고작 클릭 몇 번 했을 뿐인데. 편리함의 대가로 내가 포기한 부분에 어떤 내가 있었을까? 너무 많은 말이 너무 빠르게 오가는 세상에서 오늘 수집하는 데이터는 이전에 수집한 데이터에 이해 ㅁ나들어진 소비 생태계를 벗어날 수 없어요. 그렇게 나선을 그리며 좁혀지는 거죠. 드넓은 야생에서 국립 공원의 사파리로, 사파리에서 동물원으로, 닭장 같은 철제 우리로, 결국은 고양이처럼 벽 속에 파묻히는 알고리즘은 아닌지. 1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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