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의 조건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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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환과의 결혼을 약속하던 시점 육이오가 터졌다.
명환은 H 읍으로 내려갈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강옥을 기다리느라 피할 틈을 놓쳐 다락에 숨어 살다 이념이 뭐라고 친구가 남긴 쪽지 한 장으로 목숨을 잃었다.

결혼을 했다고 하기도, 안 했다고 하기도 애매한 상황에서 강옥은 시댁에서 사는 것을 택했다.

7년.

처녀 며느리. 그게 강옥을 설명하는 단어였다.

골방에 앉아 바느질을 하며 지내는 그녀를 보는 가족들 모두 불편했다.
강옥의 가족도 그런 청춘이 아까워 애가 탔고,
강옥의 시댁 어른들도 그런 며느리를 바라보는 게 힘들었다.

시어른들의 권유로 학교 선생님으로 일하러 나가게 되면서,
강옥의 삶에 타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자신처럼 전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사랑 없이 결혼을 한 남선생.
그리고, 강옥의 남편 명환의 친구였던 이치영.
치영은 처음부터 강옥에게 호감을 느꼈으나, 자신의 친구인 명환과 사랑을 시작했었다.
그걸 보고도 사랑의 마음을 계속 품은 치영은 다른 이를 사랑하지 못하고 내내 마음만을 품고 살았던 것.

사랑의 작대기를 언제나 그렇듯
유부남인 남선생에게 강옥의 마음이 향했고
현실은 솔로에 의사 신분인 이치영이고

사랑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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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지. 삼촌에게 강옥은 무엇을 느꼈는지도. 두 사람에게는 합칠 수 있는 요소가 있어. 강옥이야말로 삼촌에게는 영혼의 일부분이 될 수 있는 여자야. 그리고 삼촌도 강옥에게는 영혼의 일부분이 될 수 있는 사람이지. 다만 두 사람의 감성이 너무나 청교도적이어서……. ❜ 87p

“저는 어른이나 아이나 다 생각하는 것은 같을 것만 같아요. 다만 바보들이 공부만 잘하면 제일인 줄 알거든요. 아마 선생님도 학교 시절엔 공부 잘 못했을 거예요.“
”그럼 공부 잘 못하는 아이가 착한 애냐?“ <— 어른인 내가 들어도 이건 좀 아니지 않아요?
”그런 그렇지 않지만 공부만 하는 애들보다 난 다른 일을 많이 생각하거든요.“
”생각도 나쁜 생각이 있고 좋은 생각이 있지.“
”어떻게 좋은 생각만 하나요? 나쁜 생각이 있으니까 좋은 생각도 있을 거 아녜요?“ 101p

강옥은 운명이 참으로 아이로니컬하다고 생각했다. 남성우의 존재가 강옥으로 하여금 서울로 가게 하고 남성우의 존재로 말미암아 이치영과의 결혼에다 가능성을 부여하고 있으니 말이다. 10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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