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하다 앤솔러지 1
김유담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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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p>

@openbooks21 도서지원 고맙습니다.

🌼 없는 셈 치고 / 김유담
민아야, 너 어디야. 모두 너무 걱정하셔. 고모랑 고모부도 너한테 다 미안하대. 그러니까 집으로 돌아와.
지랄, 엄마도 아빠도 다 필요 없으니까 너 다 가져. 20p

돌도 되기 전에 생모가 떠났고, 아들 혼자 사는 게 안타까웠던 할머니가 올라와 함께 살았다. 내 전부로 여겼던 할머니가 죽고, 술로 세월을 보내던 아빠도 죽고 고모가 보호자가 되었다.
고모와 고모부는 나와 민아를 차별하지 않고 키웠다고 종종 생색을 냈다. 고모는 차별하지 않게 키우려 했고, 그렇지만 절대 엄마가 되진 않았다. 고모부는 차별하지 않고 공평하게 폭력을 행사했다.
퇴직을 앞두고 사고로 고모부가 죽고, 이미 그전에 집을 떠난 민아는 엄마의 반대하는 결혼을 하려고 했으나, 사고로 애인을 잃고 종교에 빠진다. 까만 하의에 흰옷을 입는 누가 봐도 조금은 이상한 단체인데 가족보다 종교를 선택하고 연을 끊었다.
암 치료를 시작한 고모는 그렇게 정색하던 엄마와 딸의 관계를 부정하지 않기 시작했다. 나를 키워준 보답을 꼭 해야만 할 것 같은 무게가 이어졌다.

🌼 후보 / 성해나
누님, 우린 무슨 관계예요?
우리는 지음이지.
지음이 뭔데요?
서로의 소리를 아는 벗.

다소 미적지근한 답이었지만 돌아켜 보면 적절한 정의였다고 안드레아는 생각한다. 세실이 끈적한 답을 내놓거나 돌연 정색했다면 우리의 관계는 거기서 정리되었을 거라고, 지음, 상대의 소리뿐 아니라 침묵의 숨은 뜻까지 헤아릴 수 있는 그 특별한 관계가 우리를 오래 유지시켰다고 안드레아는 생각했다. 그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74p

치매 걸린 아버지를 대신해서 철물점을 이어 받아 운영하는 근성에게 수많은 인연과 여가를 선물해 주던 세실과 상수시.

누님, 상수시가 무슨 뜻이에요?
근심이 사라지는 곳.

이제 어디에서 근심을 내려둬야 할까?

🌼 유월이니까 / 이주혜
무덤을 찍어 보내는 오래된 연인이자 동거인을 피해 혼자 이사를 했다.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 걷거나 뛰던 트랙에서 날개를 등에 그린 여인을 보며 걷기 시작했다. 늘 상수 역할을 했던 나는 이 여인을 상수로 두고 변수가 되어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 무덤 사진을 찍어 보내던 아내의 사연을 들려주는 사람을 만난다. 누가 봐도 연(kate)인데 아내라고 하는 남자.. 줄을 손에 꼬옥 잡고 있는 이 남자의 사연은?

🌼 유령 개 산책하기 / 임선우
분하게도 나의 언니는 눈치가 빠른 편이었다. 방임형 부모 밑에서 태어나는 순간 언니는 재빨리 사고 치기, 도망치기, 회피하기라는 패를 선점했다. 일 년 늦게 태어난 나는 자동으로 남은 패를 쥘 수밖에 없었다:수습하기, 책임지기, 해결하기.
언니가 입양한 개를 떠넘겨 받았다. 하지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충분히 사랑해 본 적이 없었기에 아주 슬프지는 않았는데… 다시 나타났다. 유령으로.. 👻

🌼 느리게 흩어지기 / 임현
「 산책을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 알아요? 흩어질 산, 꾀 책. 근데 그 둘을 더하면 어떻게 걷는다는 의미가 되는지 모르겠어요. 」
산책이라는 게 흩어지는 거구나. 꾀를 내어 흩어지는 일. 흩어지기 위해 꾀를 내는 일. 178p

글쓰기 모임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챙기는 40대 성희와 종종 대화를 하며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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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아가 아닌 내가 고모의 딸로 불리면 좋겠다고 간절하게 바란 시기가 있었다는 걸 고모에게 굳이 말하지 않는다. 이제는 아니었으니까. 너무 늦게 이뤄진 소망은 그것을 갈망하던 시기를 계속 상기시켜서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28p

<없는 셈 치고>가 가장 맘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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