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임정, 최후의 날
이중세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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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p>



세계열강이 덩덩이를 맞대고 앉은 화약고인 상해.
이탈리아, 미국, 영국, 일본, 그리고 프랑스가 공존하는 도시에서 프랑스 조계지에 웅크리고 있는 보잘것없는 조선의 임시 정부. 각자의 노선 차이와 재정 궁핍을 견디지 못해 뿔뿔이 흩어지고 남은 인물이라곤 이동녕, 김철, 김구 정도. 이동녕은 남의 집에 얹혀살고 있고, 김철은 산파 일을 하는 아내 덕에 겨우겨우 먹고살고, 가장 딱한 김구는 조선인 집을 돌아다니며 얻어먹고 다니는 신세다.

경찰들이 뽑아 들이고, 헌병대가 훈련시키며, 총독부가 파견한 민족배반자들은 끊임없이 임정 청사 내부로, 임정 사람들, 사이로, 그들의 마음으로, 들어서려 했다.

잿빛 세상에서 백색과 흑색을 나누는 일.

❝왜 천황을 죽일 생각을 하지 않는가? ❞
1년 전 임정을 찾아온 이봉창이 김구에게 낸 질문이었다. 일본인 같은 몸동작, 어눌한 조선어, 번드르르하게 입고 다니는 모던 보이적 기질을 두고 임정 사람들 몇몇은 이봉창을 일본 영감이라 불렀다. 비록 일왕을 암살하는 일이 실패했지만, 그가 그런 시도를 했고, 모진 고문을 버텨낼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타인의 진심을 아는 일은 그토록 어렵기만 한 시절이었다.

홀로 상해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일왕을 죽이려는 시도를 한 이봉창은 현장에서 잡혀 고문을 받는 중이다. 김구가 잡히게 되면 사실을 말하라고 했음에도 이봉창은 고문을 견디며 임정에게 시간을 벌어주고 있었다.

신과 같은 일왕을 감히 죽이려 했다니!

배후에 임정이 있음을 알게 된다면? 그리고 중국이 도왔다면?

숭고한 일본인이 중국인에게 맞아 죽었다면?
진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사람들을 동요하게 해서 움직이게 만드는 일이면 충분했다.
중국에 싸움을 걸어 상해를 접수하려는 일본의 시도는 그렇게 시작됐다. 전쟁은 언제나 명분이 있어야 했고, 명분은 만들면 그만인 일이었다.

중국과 일본의 상해 전쟁.

중국은 이미 임정에 자신들도 같은 입장이라 표명한 상태다.
이봉창의 의거 불발은 실패가 아니었다. 독립에 대한 꿈이 허황된 일로, 무력감에 빠진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다잡는 일이었다. 아마도 일본도 이런 움직임을 두려워했으리라. 늘 가시처럼 느껴졌던 임정을 이번에 꼭 없애리라. 그 최고 수장인 ‘김구’를 꼭 잡으리라.. 그의 오른팔인 안중근의 동생 안공근 그를 함께 잡아서 없앤다면 조선의 뿌리는 싹 다 뽑힐 테니..

임정은 이 전쟁에서 세계가 주목할 활동을 벌여야만 했다.

일본인 수뇌부가 매일 모여 회의를 하는 장소!
이즈모 항공모함을 공격한다.
잠수를 통해 폭발물을 설치해야 할 텐데..
인력과 자본이 부족한 임정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김구를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일본과
이봉창으로 인해 힘이 실린 임정의 마지막 몸부림!

일본은 이즈모 공격을 시도한 김구와 안공근을 잡으려 총력을 다한다.
밀정과 밀정의 싸움
누굴 믿어야 할 것인가?

버려야 할 목숨이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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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놈들이 조선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차별에 익숙해지고, 지배와 굴종을 당연히 여기게 되겠지. 그래 왔으니까, 늘 그래왔기에, 독립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사라지게 되는 거야.” 45p

나라는 그런 게 아닙니다. 나라는 노다란 건물이나 동상이 아닙니다. 나라는 관공서도, 섬겨야 할 높은 지위의 사람들도, 왕의 것도 백성의 것만도 아닙니다. 한반도에 반만년 터를 잡고 살아온 우리의 나라가 바뀌어도 우리는, 우리 공동체의 자존적인 삶은 바뀌지 않는 겁니다. 그렇기에 나라는! 우리 민족의 얼, 그 자체인 겁니다. 얼을 빼앗기고, 정신을 빼놓는 살아있는 시체처럼 함부로 매 맞고, 꿈과 미래와 행복을 박탈당한 우리이기에, 무엇보다도, 나라가 필요한 겁니다. 우리의 얼이 필요한 겁니다! 우리가 다시 정신을 지닌 이 땅의 주인으로 우뚝 살아나기 위해, 우리에겐 독립이 간절한 겁니다! 2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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