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을 때 위픽
성해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평점 :
품절


경산에 있는 대학 건축학과 학생인 재서와 이본은 문 교수의 비정규 수업을 함께하며 여름을 보내야 했다. 경주에 있는 고택을 연구하고 개축 설계하는 프로그램으로 4학년 중 두 사람만 참여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응용 수학과에 다니다가 전과한 이본은 전과하자마자 주목받기 시작했다. 남들보다 더 많은 과목을 수강해야 함에도 뒤처지기는커녕 앞서가는 모습도 보여주는 재능 있는 학생이었다. 이본의 발탁은 누구나 수긍할 수 있었지만 지적받기 일쑤인 재서에게 이번 기회는 어떻게 주어진 것일까? 컴퓨터로 모든 일을 하는 이 시대에 연필로 제도를 시키면서 점수도 짜다고 소문난 문 교수 수업에서 A도 아니고 A + 를 받은 재서는 성적 이의서를 제출하기도 했었다.

자기 확신의 아이콘 이본 vs 자기 의심의 아이콘 재서

같은 나이이지만, 지금까지 친해지지 않았던 것엔 다 이유가 있었던 터.
진짜 안 맞아!

ㄱ자로 꺾인 한옥엔 50대 중반의 딸과 파킨슨병을 앓는 노모 두 분이 살고 계셨다.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집을 고쳐 살고는 있지만, 노후된 집은 지진의 추가 발생으로 손봐야 할 곳이 많은 정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이본은 개축이 아닌 재건을 제시했고, 아무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재서는 이본의 의견에 따라가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집주인 권정현 씨에게도 권 교수에게도 차가운 말과 이맬을 받은 후 교수와 함께 경주를 향했다. 차가운 글과는 달리 부드럽게 학생들은 맞아준 권 교수는 한식 음식을 함께 먹은 후 이본과 재서 둘에게 경주 구경을 다녀오라 권한다.

선덕여왕 재위 중에 축조되었다는 첨성대는 362개의 화강암으로 정밀하게 쌓아 올린 건축물이었다. 돌의 개수는 음력의 1년의 일수와 같고 촘촘히 두른 스물네 개의 단은 한 해의 절기를 의미한다고 했다. 큰 전쟁과 지진에도 큰 손상 없이 재건과 복원을 거치지 않고 천 년이 넘게 버티고 있는 건축물인 것이다.

빨갛게 얼굴이 읽도록 경주를 둘러보고 고택으로 향했다. 앞치마를 두른 교수와 부침개를 부치던 권정연 씨의 다정함이 그들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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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경 : 경치를 빌린다는 뜻

현실적인 어려움은 건축가보다 공간에 정주하는 사람들이 더 잘 알아. 건축이란 건 설계도 안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항상 그 바깥에서 이뤄지니까, 정면으로 부딪혀야 할 때도 있지만 타협할 때도 있고 경청해야 할 때도 있는 거야. 102p

건축학과 없어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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